주권 납치와 서반구 우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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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 납치와 서반구 우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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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반구 우선주의(=미주 대륙 우선주의)의 트럼프의 미국 / 이미지=인공지능(AI) 활용 

‘앱솔루트 리졸브 작전’(Operation Absolute Resolve : 절대적 결의 작전). 2026년 1월 3일 도널드 J. 트럼프의 미국이 남미의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 압송하기 위해 실행한 미국의 특수작전을 말한다.

이 특수작전에는 미군 항공기 150대 이상, 델타포스라는 특수부대, 사이버 전력이 투입되어,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을 생포, 압송하는데 성공했다. 트럼프는 미군은 단 한 명도 부상을 입거나 사망한 사람이 없다며 ‘위대한 미군의 업적’을 찬양했다. 작전 현장의 실제 상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적어도 트럼프 행정부가 마두로를 권력에서 제거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파악할 수 있다.

* 전형적인 미(美) 제국주의

전통적인 식민지 건설보다는 경제적, 문화적, 군사적 영향력을 동원한 ‘비공식적 지배’ 스타일을 띤다는 게 미(美) 제국주의의 특징 중 하나이다.

미국의 이러한 ‘비공식적 제국주의 특징’ 몇 가지를 살펴보자.

우선, 미국은 과거 영국이나 프랑스처럼 광대한 ‘공식적인 식민제국’을 건설하지 않았다. 미국은 다른 나라의 영토를 점령하거나 통치하기보다는 동맹, 원조, 무역, 정치 세력 지원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는 그린란드 영토를 점령하려 하고 있는 등, 전통적인 제국주의 특징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미국은 특히 경제적, 군사적 헤게모니를 통해 다른 나라를 지배한다. 강력한 산업 생산 능력과 새로운 해외 시장, 원자재 확보에 대한 욕구에서 비롯된 미국 제국주의는 다국적 기업을 통한 경제적 영향력, 무역 협정 등을 지배 수단으로 활용하고, 또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력 개입을 주저하지 않으며, 전 세계에 방대한 군사 기지를 건설하고 해군력을 배치하여 영향력을 유지해 왔다.

나아가 할리우드 영화를 포함 문화적 영향력으로 미국 민주주의 가치관, 소비문화, 기독교 전파 등을 통한 제국주의적 사명을 정당화했다.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Americ First)와 함께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는 당연한 것처럼 인식시키며 지배해 왔다.

동시에 이념적인 정당화 작업을 한다. 예를 들어 냉전 시대의 반공주의, 현대의 ‘테러와의 전쟁, 혹은 마약과의 전쟁’ 등 특정 이념을 내세워 ‘해외 개입’을 정당화하며, 체제 전복 및 정치 개입을 통해 자국에 유리한 정치 세력을 지원한다거나 때로는 적대적인 정권은 전복시키기 위한 공작을 벌이기도 한다.

* 미국의 서반구 우선주의 (Western Hemisphere First)

트럼프의 미국은 ‘앱솔루트 리졸브 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부부를 생포, 납치, 미국으로 압송, 미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하고 있다. 파시스트적 트럼프 정권은 베네수엘라라는 국가의 “주권을 납치”(Abduction of national sovereignty)한 것이다.

이번 앱솔루트 리졸브 작전의 주요 목적은 겉으로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때문이라는 거짓된 수사(rhetoric)이다. 실은 ‘서반구 우선주의’(Western Hemisphere First)를 실현시켜 ‘미주 대륙에 대한 미국의 접근권과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석유를 수단으로 이용, 회의적인 정치 및 경제계 인사들에게 개입의 정당성을 부여했다. 트럼프의 관점에서 마두로를 축출하기 위한 군사 작전은 미국 다국적 기업들이 이후 석유 호황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가치 있는 일이었다. 트럼프는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인 ‘사기극’(hoax)이라며 기존의 ‘화석연료 옹호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석유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이며, 2025년에는 하루 평균 1,350만 배럴이라는 기록적인 생산량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시에 에너지 공급의 순(純) 수출국이기도 하다. 따라서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량을 늘려, 석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정당화할 만한 시장 논리도 없다.

최근 전 세계 석유 수요는 공급을 초과하지 않고 있으며, 가격은 하락 추세이다. 물론 일시적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 현재 국제 시장에는 공급 과잉 상태일 뿐만 아니라, 올해 하반기에는 더 많은 석유가 세계 경제에 유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국제 석유 시장의 건전성은 안전한 상황이며, 전 세계 에너지 공급 부족은 결코 가까운 시일 내에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주 대륙 우선주의(Western Hemisphere First)는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NBC 시사 프로그램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와의 인터뷰에서 잘 나타난다. 그는 “우리가 용납할 수 없는 것은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이 미국의 ‘적대 세력’에 의해 장악되는 것”이며, “중국이 왜 베네수엘라의 석유가 필요하겠는가? 러시아가 왜 필요하겠는가? 이란이 왜 필요하겠는가? 그들은 이 (미주=서반구) 대륙에 있지도 않은데 말이다”라고 말했다. 미국만이 유일하게 미주 대륙의 주인이 돼야 한다는 논리이다.

이것이 바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의 핵심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미주 대륙 우선주의’라는 의제인 것이다. 이 계획은 미국이 중남미에 대한 완전한 정치·경제적 통제력과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전형적인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태이다. 민주주의 국가이든 아니든 미국은 비협조적인 이른바 ‘좌파 정부’가 자국의 자원에 대한 자율권을 주장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적대적인 외국 세력이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동시에 중동 지역,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통제력과 지배력은 다소 약화될 수 있어, 미주 대륙이 아닌 지역의 중국, 러시아는 이 틈새를 노려, 세력 확장에 나설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들과 다소 우호적인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j)와 협력을 통해 이 같은 틈새를 노릴 수 있다.

* 트럼프의 ‘돈로주의’(Donroe Doctrine)

‘돈로주의’(Donroe Doctrine)는 먼로주의(Monroe doctrine)에 트럼프의 ‘도널드’를 결합한 신조어로, 뉴욕포스트가 1면 제목으로 쓰면서 널리 확산됐다.

‘돈로주의’는 서반구(미주 대륙)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접근을 차단하는 미국 우선주의 및 고립주의의 대외정책을 말한다. 미국은 2025년 11월에 발간한 ‘국가 안보 전략(NSS)’에서 이 같은 대외정책을 천명했다. 먼로주의는 유럽의 미주 대륙 간섭을 배격하고, 미국도 유럽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말한다. ‘돈로주의’는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 서반구를 미국의 ‘독립적 영향권’으로 확정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번 ‘마두로 체포’는 ‘주권 납치’이자 ‘돈로주의’의 공세적 신호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은 미주 대륙 모든 국가의 주요 무역 및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재정립하고자 한다. 나아가 중국의 수출 시장 점유율과 파나마 운하, 베네수엘라 석유 등 ‘전략적 자산’에 대한 ‘자본 투자’를 억제하려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은 2020년 하루 56만 9천 배럴로 급감했지만, 미국의 셰브론에 부여된 특별 허가와 중국 기업들과의 합작 투자 계약 덕분에 지난해에는 하루 100만 배럴 이상으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다.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의 대부분은 중국으로 향하며, 보조금을 받는 소량의 석유는 트럼프 행정부의 또 다른 목표물인 쿠바로 수출된다. 쿠바는 석유 수입 감소로, 이미 취약한 전력망이 더욱 위태로워질 것이며,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를 서서히 압박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다국적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의 경제 회복을 주도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분명히 밝혀왔다. 그는 18개월 안에 베네수엘라의 풍부한 석유 매장량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수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이 카라카스의 석유 매장량에 대한 통제권을 확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두고 볼 일이다. 미국의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정치적 불안정, 안보 보장 부족, 그리고 베네수엘라의 석유 인프라를 현대화하여 베네수엘라에서 국제 시장, 특히 미국 시장으로 에너지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막대한 자본 지출’ 때문에, 단기적으로 투자를 꺼릴 수도 있다. 이미 그러한 보도가 나오고 있다.

* 트럼프의 실험실

광의(廣義)로 보자면, 베네수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험대 역할을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카리브해 지역에서 자행한 ‘전쟁 범죄’와 베네수엘라의 영토 보전 침해에 대해 라틴 아메리카와 전 세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국가 주권’을 법적 규범으로 수호하는 데 있어, 국제 사회의 대응이 미흡하다면, 다른 국가와 지역들은 미국의 이익에 순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간섭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 이외의 세계는 미국의 먹잇감이 되는 셈이다. 우호와 친선의 이름으로 미국의 이익을 도둑질 해간 동맹과 파트너들 역시 오히려 더 좋은 사냥감으로 생각하는 트럼프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호시탐탐 ‘그린란드·파나마 운하의 미국령화,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꾸자는 주장을 했다. 나아가 쿠바와 콜롬비아까지 탐욕의 머리로, 악마의 손을 뻗치려 하고 있다.

이미 병들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국제법은 트럼프에게는 있으나 마나 한 존재물이다. 국가 주권을 위반하는 이러한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주된 명분은 표면적으로는 미국으로의 마약 유입을 막는 것이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른바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접근 방식은 본질적인 모순에 뿌리를 두고 있다.

트럼프는 카리브해와 동태평양 지역의 마약 밀매 혐의자들에 대해 호전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트럼프는 미국에 코카인을 밀반입한 혐의로 45년형을 선고받았던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Juan Orlando Hernández) 전 온두라스 대통령을 사면했다.

또 에콰도르의 다니엘 노보아(Daniel Noboa) 현 대통령의 가족 기업인 노보아 무역회사(Noboa Trading Company)는 바나나 컨테이너에 코카인 700kg을 숨겨 유럽으로 밀반입한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노보아를 마약 밀매에 맞서는 강력한 동맹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같이 미국 정치에서 ‘모순의 극치’는 ‘경제적 불평등, 인종차별, 인권과 국익의 충돌’ 등에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관행적으로 미국 정부는 거짓말을 지어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개월 동안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카르텔 데 로스 솔레스’(Cartel de los Soles)라는 거대 마약 카르텔의 우두머리로 몰아세웠지만, 미국 법무부는 나중에 그러한 조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는 2003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WMD)를 확보하고 있다며, 침략전쟁을 벌였으나 사실은 유엔 사찰단과 미 중앙정부국(CIA) 등 미국 정보기관조차 해당 정보가 ‘조작’됐음을 인정했다. 거짓말이 전쟁의 이유였다.

트럼프는 이후 콜롬비아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Gustavo Petro)가 코카인을 제조한다며, 멕시코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이 카르텔에 나라를 빼앗겼다고 허위로 비난하며, 콜롬비아와 멕시코를 다음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결론적으로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트럼프의 미국은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면서도 처벌받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다. 이는 국가 주권과 이른바 ‘규칙 기반"질서’에 또 다른 타격을 주는 것이다. 이른바 “국제법은 힘없는 다른 나라들이 준수하는 것이지, 트럼프의 미국처럼 초강대국엔 국제법이란 불필요한 것”이라는 반(反)세계적인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미국의 ‘주권 납치’ 방법은 단순하다. 그곳에는 국제법이란 없다. 상대방에게 “너는 테러분자야, 너는 마약 밀매업자야”라고 외치면서, 제국주의적 침략은 이행된다. 그게 전부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더 많은 정부와 사회 운동 단체들이 이러한 반(反)인륜적 침략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국제법 준수를 촉구하는 글로벌 캠페인이 펼쳐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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