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십 년 동안 한국 국민들이 북한의 정보를 읽지 못하고, 듣지 못하며, 볼 수 없도록 한 한국 정부의 대북(對北) 정보 제한을 풀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전문가는 “북한 정보를 한국인들이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옳은 일”이라며 지지하고 나섰다.
유피아이(UPI) 통신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육군 특수부대 대령 출신으로 30년 넘게 아시아-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활동하고,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Center for Asia Pacific Strategy) 부소장이자 글로벌 평화재단(Global Peace Foundation) 선임연구원이며 한국지역리뷰(Korean Regional Review)의 사무총장인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은 “한국은 자신감이 넘치는 민주주의 국가”라면서, “따라서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맥스웰은 이어 “이는 북한에 관한 정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정보 공개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 또 자국민이 나약하고, 쉽게 속고, 선전의 본질을 분별할 능력이 없다고 가정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숙한 사회는 사실을 숨김으로써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증거를 분별하고, 거짓을 거부하며, 건전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시민을 양성함으로써 스스로를 보호한다. 북한 언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대한민국 사람들이 한국인에 대한 의심을 품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이는 ‘선전’이 ‘실제 경험’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원칙적으로 인정하는 것과 같다. 이는 잘못된 전제이며, 더욱 심각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맥스웰은 “(한국의) 국가보안법, 특히 제7조는 과거 시대의 영향을 받아 제정됐다. 그 취지는 북한의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억지력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국인들이 북한을 직접 접할 기회를 차단하고, 북한에 대한 대중(大衆)의 이해에 공백을 만들어냈다”면서 “이는 회복력을 강화하지 못했고. 오히려 무지를 낳았다. 무지는 무관심을 낳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무관심은 북한 인권에 대한 지지와 통일의 명분을 약화시킨다”고 강조했다.
권위주의가 어떤 것을 금지하면, 오히려 그것에 대한 매력이 커진다. 이는 기본적인 인간 심리다. 젊은이들에게 북한 콘텐츠 금지는 ‘금기시되는 대상’이 되어, 오히려 더 찾아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한 역학 관계는 사회를 북한의 영향력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한다.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하고, 북한 정권에 인위적인 신비감을 부여하며, 숨겨진 것은 위험한 진실을 담고 있다는 음모이다. 따라서 음모의 폭로는 정권의 신비를 벗겨내고, 정권의 주장을 무너뜨린다는 게 맥스웰의 주장이다.
만약 한국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완전한 접근 권한을 갖게 된다면, 처음에는 엄청난 호기심이 폭발할 것이다. 사람들은 노동신문을 읽고, 평양 방송을 시청하고, 조선중앙통신의 글을 읽고, 또 그 광경을 접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신기함은 곧 사라질 것이다. 반복되는 내용, 거짓말, 그리고 허황된 주장들을 보게 될 것이다. 진부하고 터무니없는 내용들이 즐비할 것이다. 북한의 체제는 현실과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 실체를 ‘허상’이 아니라 ‘구체적 실체’를 알 수 있게 된다.
그 결과는 급진화보다는 오히려 권태감, 거부감, 그리고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일가 세습 정권의 도덕적 붕괴, 지적 파산의 본질에 대한 더욱 날카로운 인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북한인권위원회(Committee for Human Rights in North Korea)와 OSS협회(OSS Society) 이사이며, 스몰 워즈 저널(Small Wars Journal)의 편집위원인 맥스웰은 “북한 선전물을 읽는 것이 한국인을 친북 성향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한국에 대한 오해”라고 강조하고, “자유와 존엄, 기회를 누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독재 국가의 신문을 읽는다고 해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버리지 않는다. 그들은 비교할 수 있고, 판단할 수 있으며, 거부할 수도 있는 능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한국 사람들이 ‘선전’에 저항할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다수의 한국인들이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관심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보 접근성은 ‘인권과 통일’에 대한 지지를 재건해 낼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은 북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북한의 이념은 물론, 일상생활, 내부 통제, 인권 실태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 사람들이 불의를 직접 목격하지 못하면, 그 문제에 대한 절박함을 느끼기 어렵다.
시간이 흐르면서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그 무관심은 정치적 현실이 된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이끌 수도 있는 위험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어 통일 지지율은 하락하고, 인권 옹호에 대한 지지도 함께 줄어든다.
접근성은 사치가 아니다. 공감과 전략적 명확성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한국의 일부 역대 대통령의 ‘국민들은 공산주의자가 될 것을 두려워한다’는 발언은 핵심 문제를 정확히 짚지 못한 발언이다. 그러한 두려움은 잘못된 것일 뿐만 아니라, 국민들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에 불과하다. 국민들을 합리적인 의사결정자가 아닌 수동적인 수용자로 취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 사회는 그러한 가정하에서는 번영할 수 없다.
‘신뢰’는 순진한 생각이 아니다. 신뢰는 전략적 자산이다(Trust is a strategic asset). “신뢰는 국내에서는 정당성을 강화하고, 해외에서는 신뢰를 구축한다.”
또 북한에까지 미치는 전략적 효과도 있다. 전 북한 인민군 병사는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Crash Landing On You)을 보고,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는 단순히 이야기만 본 것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감을 보았다. 한국 사회가 북한 사람들을 ‘괴물이 아닌 인간’으로, 그것도 두려움 없이 묘사할 수 있다는 실체적 진실을 보았다.
그에게 그것은 중요한 문제였다. 왜냐하면 그것은 어떤 진실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한국은 정당성을 유지하기 위해 검열이 필요하지 않다. 통제를 위해 김정은 일가 정권은 검열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북한은 국민을 고립시키고 여론을 통제함으로써 살아남는다. 한국은 정반대로 번영한다. 이러한 대조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식을 형성하고, 선택에 영향을 미치며, 자유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킨다.
정보는 양방향으로 흘러야 효과가 크다. 한국은 북한에 대한 정보 접근을 허용해야 할 뿐만이 아니라, 북한으로 향하는 정보 유입을 보호하고 촉진해야 한다. 사실, 진실, 실용적인 지식, 외부 뉴스, 그리고 오락거리 모두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다. 특히 K-컬처는 북한 젊은이들에게 치명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러한 정보들은 거짓을 폭로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정상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는 이를 ‘일회성 제스처’가 아닌 ‘지속적인 진실 규명 캠페인’으로 다뤄야 한다고 데이비드 맥시웰은 주문한다.
그는 결론적으로 “정보 제한은 이해를 저해하고, 공감대를 약화시키며, 인권과 통일에 대한 지지를 약화시키는 반면, 정보 공개는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온다. 북한 정권에 대한 신비감을 해소하고, 민주적 정당성을 강화하며, 북한 주민들에게까지 전략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서,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은 시민들을 ‘현실로부터 보호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현실을 직시(直視)하도록 신뢰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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