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 ‘3대 친화도시’ 완전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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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시 ‘3대 친화도시’ 완전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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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 땐 요란·이후엔 방치…위원회 ‘개점휴업’에 조례·예산까지 휴지조각 전락
김병철 기자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의왕시가 내세워온 ‘3대 친화도시(아동·여성·고령 친화도시)’ 정책이 사실상 표류하고 있다.

시는 그동안 각 분야에서 인증을 받고 조례를 제정하며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홍보해 왔지만, 최근 1~3년간 관련 위원회 상당수가 회의 한 번 제대로 열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고령친화도시 조성위원회의 경우 올해 들어 공식 회의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는 지적이 시의회를 통해 제기됐다. 위원회는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심의, 주요 사업 추진 상황 점검, 정책 평가 등 핵심 기능을 맡도록 조례에 규정돼 있지만, 실제로는 ‘있으나 마나 한 기구’로 방치된 셈이다. 조례가 정한 역할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관련 정책도 자연스럽게 멈춰 서 있다는 것이 의회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의왕시는 과거 아동친화도시 4개년 추진계획(2021~2024)을 수립하고, 여성친화도시·고령친화도시 지정 당시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시민참여단 구성, 전담 조직 마련 등을 추진했다고 설명해 왔다. 인증을 계기로 “모든 세대가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도 이어갔다. 그러나 계획 수립과 인증 획득 이후 실제 정책 추진은 점차 동력을 잃었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시의회 일각에서는 집행부를 향한 비판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위원회는 있으나 활동이 없고, 예산은 편성되지만 실질적인 사업은 보이지 않는다. 전국적인 정책 유행에 맞춰 한때 인증만 따내고 지금은 관리도 하지 않는 전형적인 보여주기 행정”이라고 꼬집는다. 나아가 “실행 의지가 없다면 조례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행정 낭비이므로 폐지까지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강경한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예산 운용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관련 사업 예산이 매년 어느 정도 편성되고 있음에도, 위원회 심의와 평가 기능이 사실상 멈춰 선 상황에서 예산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검증이 불가능한 구조라는 점이다. 위원회 무력화는 곧 정책 설계의 공백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예산 집행의 공백으로 연결된다. ‘위원회 방치→정책 실종→예산 지출 흐림’이라는 악순환에 행정 스스로 빠져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재인증 준비 상황도 문제다. 아동친화도시, 여성친화도시, 고령친화도시 등은 한 번 인증으로 끝나는 제도가 아니라 일정 기간마다 성과 점검과 재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동안의 추진 성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평가 받고,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는 과정이 필수다. 그러나 의왕시의 경우 재인증을 염두에 둔 중간 점검과 후속 계획 수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대로라면 어렵게 따낸 인증조차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시는 여전히 홈페이지와 각종 홍보물에서 아동친화도시, 여성친화도시, 고령친화도시를 대표 브랜드처럼 내세우고 있다. 계획 수립, 인증 획득, 선포식 등 과거 성과를 중심으로 한 홍보는 꾸준히 이어지지만, 최근 위원회 가동 실적과 사업 추진 현황은 찾아보기 어렵다. 외형과 문구는 남아 있는데, 속은 비어 있는 ‘간판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3대 친화도시는 단순한 부수적 사업이 아니라 전 연령과 성별을 포괄하는 도시 미래전략의 축으로 계획됐던 정책인 만큼, 그에 따르는 행정의 지속성과 일관성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원회가 장기간 열리지 않고, 후속 계획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행정의 사후 관리 시스템이 당초 계획했던 정책의 무게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제 공은 다시 의회와 시민에게 넘어왔다. 의회는 각 위원회의 최근 3년 운영 내역과 회의록, 출석 현황, 안건 처리 내용을 전면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조례에 규정된 기능이 실제로 얼마나 수행됐는지 하나하나 짚어야 한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는 친화도시 관련 항목을 별도로 떼어 실집행률과 사업 성과를 꼼꼼히 따져 묻는 장치가 필요하다. 

의왕시 역시 더는 시간을 끌 여유가 없다. 첫째, 멈춰 선 위원회를 즉각 정상 가동하고, 일정 주기별 회의 개최를 의무화해야 한다. 둘째, 그동안의 추진 실적과 실패 사례를 포함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셋째, 재인증 여부와 무관하게 아동·여성·고령층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핵심 사업을 재정비하고, 불필요한 전시성·행사성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친화도시’라는 말은 장식용 수식어가 아니다. 행정이 가장 약한 시민, 가장 보살핌이 필요한 시민을 향해 얼마나 손을 내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에 가깝다. 삼대 친화도시라는 이름을 유지할 것이라면, 그에 걸맞은 책임과 실행이 따라야 한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도시는 어떤 화려한 타이틀을 붙여도 결국 시민들에게 신뢰받지 못한다는 점을 의왕시는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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