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문 뒤에 숨지 않고 민심 앞에 서는 관료 출신 리더의 정치
임명직 논리가 아니라, 선출직 책임으로 갈등을 정면 돌파하다
제도는 꿰뚫고, 현장은 피하지 않는 관료 출신 시장의 등장
보고 받던 관료에서 질문 받는 시장으로…이천 정치의 좌표를 바꾸다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김경희 이천시장은 원래 ‘뒤에서 기획하고 설계하는 관료’였다. 행정자치부·행정안전부와 경기도청의 핵심 보직을 거치며, 제도와 예산, 정책 조율을 다루던 행정 엘리트였다.
그런 인물이 선거라는 가장 거친 정치의 무대에 직접 올라와 시민의 선택을 받아 시장에 당선됐다는 사실부터가 이천 정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사건이다. 관료 출신 시장이 아니라, 관료 출신이기 때문에 더 강한 정치적 리더십을 가진 시장이 등장한 것이다.
그 리더십은 갈등 앞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공장 증설, 도로·교통, 환경, 지역시설 배치처럼 어느 도시에서나 폭발하는 민감한 현안을 두고, 많은 단체장이 택하는 선택은 회피다. 부서를 앞으로 내세우고, 공문과 설명자료 뒤에 숨는다. 그러나 김경희 시장은 정반대 방식을 선택해 왔다. 주민간담회, 설명회, 현장 점검에 직접 얼굴을 내밀고, 비판과 항의를 정면으로 받아내는 쪽을 택했다. 관료 시절 ‘보고를 받던 사람’이 이제는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을 받는 자리에 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때로는 논쟁도 생기고, 목소리가 커지는 순간도 있다. 그러나 정치란 원래 그 지점에서 진짜 얼굴이 드러난다. 김 시장은 불편한 질문을 정면에서 받아내는 대신, 행정 논리만 반복하는 관료형 방어에 머무르지 않는다. 왜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지, 다른 대안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보완책은 무엇인지까지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쪽에 가깝다. 관료 출신이기 때문에 행정의 한계를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정치적 설명 책임을 더 강하게 느끼는 셈이다.
여기에는 ‘당선된 관료’의 자신감이 배어 있다. 김경희 시장은 중앙과 광역을 거치며 이미 행정 능력을 증명한 사람이다. 그가 굳이 선거에 뛰어든 건, 그 능력을 이천이라는 한 도시에 온전히 쏟아붓겠다는 선택이었다. 시민은 그 선택을 받아들였고, 투표라는 방식으로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했다. 그래서 김 시장은 갈등 현장에서도 한 발 물러서지 않는다. “내가 설계한 정책이 옳다”가 아니라, “시민이 선택한 방향이므로 끝까지 설명하겠다”는 태도로 나선다. 관료 출신 시장이기에 가능한 정치적 무게감이다.
정치적 메시지도 분명하다. 김경희 시장의 존재는 이천시민이 “실력 있는 관료를 시장으로 뽑는 선택을 했다”는 사실을 상징한다. 이천의 갈등 현장에 서 있는 김 시장의 모습 뒤에는, 그를 시장으로 만든 수많은 표가 서 있다. 단순한 인기가 아니라, 경력과 전문성을 보고 선택한 결과라는 점에서 정치적 함의는 크다. 이천은 이미 한 번, “우리는 갈등을 피해가는 정치인이 아니라, 정면 돌파할 수 있는 전문가 출신 리더를 원한다”고 선언한 도시다.
지방정치는 결국 현장에서 판가름 난다. 주민간담회 한 번, 설명회 한 번, 현안 브리핑 한 번이 쌓여 도시의 신뢰를 만든다. 그 자리마다 김경희 시장은 관료 출신이라는 배경을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 경력을 바탕으로 더 정확하게 설명하고, 더 치밀하게 대안을 제시하며, 더 책임 있게 결론을 감수한다. 관료에서 시장으로, 임명직에서 선출직으로. 그 전환에 성공한 리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정치의 장면이다.
갈등을 피하지 않는 단체장은 많지 않다. 관료 출신이면서도 갈등을 피해 가지 않는 단체장은 더더욱 드물다. 이천이 지금 전국 단위에서 ‘정치의 수준이 다른 도시’로 거론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시장을 한 번 뽑아봤기 때문이다.
김경희라는 관료 출신 시장에게 권한을 맡긴 이천시민의 선택은, 이 도시가 앞으로 어떤 리더십을 요구하는지 분명한 기준을 세워 놓았다. 그 기준을 충족시키는 리더가 다시 등장할 수 있을지, 지금 이천 정치의 시계는 그 질문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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