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지난해 말 약 29조 원(200억 달러)을 들여 미국 AI 반도체 기업 그록의 핵심 기술 사용권을 인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의 AI 반도체 시장이 점차 추론 및 저전력 특화 칩 시장으로 무게가 옮겨감에 따라,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의 팹리스 기업들이 연이은 대규모 거래와 기술 개발을 통해 엔비디아와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AI 팹리스 시장은 기술 경쟁과 인수합병을 통해 그록, 삼바노바, 세레브라스, 텐스토렌트 등 미국 기업과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 한국 기업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구글 TPU 개발진이 설립한 그록은 엔비디아로부터 기존 기업 가치(약 70억 달러)의 세 배가 넘는 금액을 평가받으며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세레브라스는 오픈AI와 100억 달러 규모의 연산력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10억 달러 투자 유치를 협의 중이며, 삼바노바는 시장 가치 급등 이후 독자 노선을 선택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미래 잠재적 경쟁자인 추론형 AI 반도체 업체들과의 기술력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NPU 주요 기업들은 단순 칩 공급을 넘어 서버,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사업 영역까지 확대하고 있다. 미·중 기술 의존 탈피를 추진하는 중동 국가들의 '소버린 AI' 수요가 시장의 핵심 타깃으로 급부상했다. 국내 팹리스 리벨리온은 플래그십 GPU에 근접한 NPU ‘리벨쿼드’로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퓨리오사AI도 차세대 반도체 ‘레니게이드’의 사우디 아람코 본사 데이터센터 PoC를 진행한다. 리벨리온은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AI 반도체 공급 수요가 다양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리벨리온을 비롯한 국내 NPU 업체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대규모 정부 실증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최근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국가적인 GPU 대량 도입에도 리벨리온을 포함한 국산 AI 반도체 업체와 투자자들은 넉넉지 않은 상황임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중동 지역이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다양한 AI 칩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반면, 리벨리온의 지난해 정부 매출은 70억 원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엔비디아에 쓰이는 예산의 10분의 1만이라도 국산 AI 칩의 대규모 실증 사업에 투입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리벨리온은 2024년 상반기 ‘리벨쿼드’ 양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퓨리오사AI는 이달 말부터 연말까지 최대 2만 장의 ‘레니게이드’ 칩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 생태계 강화와 맞물려 국내 NPU의 경쟁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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