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토탈 외교(Total Diplomacy) 펼칠 능력 갖춰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선포하면서 기존 적대 관계의 국가 간의 이미지가 서로 뒤바뀌는 등 기존 국제질서가 흔들리면서 새로운 질서 태동의 길로 접어드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최근의 세계 질서이다.
이미지 추락에 따른 반사이익의 논리가 요즘 미국과 중국 사이에 적용되는 양상이다. 인권 탄압, 검열, 환경 파괴 등 나쁜 이미지의 중국이 좋은 이미지의 미국을 대체해 나가려는 듯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지가 추락하게 되면 당연히 국제사회는 이를 비판하거나 신뢰를 잃게 된다. 동시에 경쟁 국가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게 되는데 미국은 신뢰를 잃어가고, 그 틈을 탄 중국은 과거 미국의 좋은 이미지 만들기 요소들을 가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예를 들어 과거 냉전 시대의 미국과 소련을 보면 알 수 있다. 한쪽의 실수나 억압 정책은 다른 쪽에 ‘자유의 수호자’와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 주게 된다. 조지프 나이((Joseph Nye)의 ‘소프트 파워(soft power) 개념’에 따르면, 한 국가의 매력, 문화, 가치, 정책 등은 다른 국가들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는 것으로, 역설적으로 한 나라의 실수는 다른 나라의 소프트 파워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최근 트럼프의 무차별적 관세 부과 조치는 전 세계 시장을 뒤흔들며,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되는 트럼프 관세 도박이 미국 자체의 이미지 실추를 몰고 오고 있으며, 반사이익으로 인권 탄압, 억압, 검열 등 강압적 사회인 중국이 자유, 다자주의를 외치며 좋은 이미지를 쌓아 나가고 있다.
트럼프의 상호 관세에 대해 중국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전 품목에 대해 34%라는 관세를 매기는 등 강력한 보복 조치를 하기 시작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과도한 조치에 끝까지 싸워 나가겠다”며 강한 대항 자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1, 2위의 경대 대국에 의한 무역 전쟁의 격화로 세계적인 경기후퇴가 더욱 현실감을 띠어가고 있다. 이 혼란이 초래하는 최대의 손실은 세계 경제에 대한 반드시 필요한 냉정한 논의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대화 없는 관세 전쟁은 보복의 강도를 더욱 높여가게 할 뿐이다.
중국은 대미(對美) 관세의 상승과 동시에 미국의 상호 관세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고, 아나가 첨단 제품에 들어가는 희소 원소인 희토류(REM)의 대미 수출 관리 강화(일부는 수출 금지), 미국 화학 대기업인 듀폰(Dupont)사에 대한 독점금지법 위반 조사 등을 잇따라 발표하고, 강경한 미국과는 강경한 대응으로 맞서겠다는 탈리오(talionis)의 법칙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미국 관세 난발(亂發)에 반대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표했다. 이 문서는 “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각적 무역체제를 지켜야 한다”며 과거 철의 장막처럼 보호주의 색채가 진한 대외정책을 쓴 중국이 과거 미국이 외쳤던 자유무역주의 정책을 자기들이 펼치겠다고 나서는 등 중국과 미국의 역할이 뒤바뀌고 있다.
자유무역 깃발을 들고나오는 중국이 미국을 비판하는데 이상한 인상을 느낄 수 있다. 한국 상주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를 배치했다며, 한국에 대한 강력한 경제적 보복 조치로 엄청난 피해를 입힌 사례, 호주의 와인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등 중국은 자유무역에 반(反)하는 형태로 다른 나라에 경제적 위압을 강화해 온 나라이다.
그러한 중국이 특히 2001년 WTO에 가입한 이후 자유무역 체제를 가장 잘 활용해 성공을 거둔 나라이다. 가격 경쟁력을 가진 중국 제품은 당초 의류, 완구 등 경공업이 주체였지만, 이윽고 가전, 정보기기로 고도화해 지금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EV)가 주역이며, 딥시크(DeepSeek)의 공개소스를 무기로 내놓은 대화 생성형 인공지능(AI)에서도 미국에 필적할 만한 기술 향상을 보이며 미국의 동맹국, 파트너들에게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트럼프 정권의 상호 관세는 세계 각국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대신, 중국은 ‘자유무역’만을 외쳐도 중국 제품이 세계 시장을 압도해 나갈 수 있는 사태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왕성한 수출력은 14억 명의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기업에 의한 것으로, 산업 정책의 뒷받침의 결과이기도 하다. 무대포식의 정책의 결과가 아니다. 특히 투자에 치우친 성장을 계속했기 때문에, 소비가 약해 중국 국내에서 흡수할 수 없는 분이 해외로 향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 중국은 과거의 중국이 아님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지난해 6월 G7 정상 회의 공동성명이 중국의 과잉생산 능력을 문제시했지만, 논란이 깊어지면 갈등이 고조됐다고 볼 수는 없다.
중국과 공존할 수 있는 세계 경제의 질서는 어떻게 있어야 하는가. 미국과 일본에 치우친 한국 정부의 근시안적 정책은 과감히 내던져야 한다. 지정학적 이점을 십분 살리는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경제, 기후, 기술, 인적교류, 문화 등 다방면, 다층적, 전방위적 토탈 외교(Total Diplomacy)를 펼쳐나갈 능력을 하루빨리 갖춰야 한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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