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의 구라에 울고 웃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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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의 구라에 울고 웃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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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이어도 좋다. 같이 장소에 함께 있기만 하다면

^^^▲ 생일 축하합니다. ^^^^^
<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언론 시사회가 있었던 그 날. 영화를 본 대부분의 기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대략 '너무 좋다', '재미있다' 이런 내용들이었다. 동일한 기분을 느낀 기자들 무리는 그 기분을 주체하지 못해 그대로 술자리로 이어졌다. 그 술자리에 다시 한번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 대한 냉철한 비판과 분석이 오고 갔다.

그리고 마지막 결론은 '재미있다'라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그때 그 자리를 함께 했던 모든 이들은 <그녀를 믿지 마세요> 대박을 외치며 그 흥겨웠던 기분을 마무리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2월 16일. 그 흥겨웠던 기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평소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던 양윤모 영화평론가를 통해 <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김하늘과 직접 대담을 할 기회가 생겼다. 대담을 참석하기로 했던 소수의 기자 무리들은 머리 색깔을 바꾸고, 평소에 입지도 않던 정장을 차려입는 등 김하늘을 접대하기 위해 나름대로 많은 준비를 했다.

결전의 순간. 정말 친한 친구를 만나듯 대담은 특이하게도 죽집에서 이루어졌다. 이 바닥 생활을 하는 동안 배우와의 대담을 죽집에서 하긴 아마도 처음인 듯 싶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기회는 좀처럼 쉽지 않을거란 생각이다. 약속했던 대담의 시간. 7시가 되자 한치의 오차 없이 기자들이 도열해 있는 이곳으로 등장을 했다.

그녀의 등장. 그녀가 등장하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화기애매한 분위기로 일순간 변했다. 기자들은 김하늘의 눈부신 모습에 어떤 행동도 용납하지 못했고, 김하늘은 모두들 기자라는 생각에 조신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딱딱하게 굳은 얼굴 표정과 그의 몸가짐을 볼 수 있었다. 더욱이 이번 주가 영화의 개봉이나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가 전국 극장을 휘어잡고 있는 현실에 더 많은 불안한과 걱정을 드러냈다.

이런 불안과 걱정을 모두 느꼈는지 대담은 영화 이야기보다는 가벼운 잡담으로 시작되었다. 양윤모 영화평론가로부터 오드리 헵번에 관한 책을 받고, 평소 그녀가 읽는 책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들었다. 책과 그리 친하지 않아서 그녀가 말하는 책들이 쉽사리 이해가지는 않았지만 박완서 소설과 정채봉 소설을 좋아한다는 것만은 알아들을 수 있었다. 또한 그와 같이 학교 생활을 했던 이를 통해 과거 그녀의 학교 생활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었다.

이후 대담은 이내 김하늘의 영화이야기로 진행되었다. 그녀가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이나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의 모든 것을 그녀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영화에 대한 그녀의 욕심이나 생각까지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자신의 연기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나 멜로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는 자신의 생각도 피력하였다. 코믹 연기가 가장 쉽고 재미있다고 말한 김하늘은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 역시 재미있게 촬영을 했고,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이나 좋았던 장면을 말해주었다. 또한 궁금했던 고추 먹는 장면에 대한 실체를 듣고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야기꽃이 만발하고 있을 무렵 김하늘을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었던 죽집의 주인집 사장님.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맛있는 저녁을 건넸다. 저녁을 먹고 왔다는 김하늘. 하지만 믿기지 않게 동지팥죽에 설탕을 듬뿍 넣어 아주 맛나게 먹었다. 그리고 이번주에 생일을 맞이하는 김하늘을 위해 식사시간에 맞추어 조촐한 생일파티를 열어주었다. 아마도 연기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기자들에게 생일 축하곡을 받아보긴 처음일거라 생각한다. 김하늘에겐 아마도 기억에 남을 만한 생일 축하 파티가 아니었나 싶다.

밥을 먹고 나자 모두들 힘이 났는지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었다. 역시 사람에게 밥힘이란 기본적인 욕구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충만하게 충족된 새로운 체력의 힘을 바탕으로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연기를 시작한지 7년이 되었다는 김하늘.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시집을 가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연기를 천직이라 생각하는 김하늘. 과거의 영화이야기도 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배우론과 노출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아직까지 자신을 깨기 힘들고, 부끄러움 때문에 노출씬을 하기가 겁난다는 그의 말에 김하늘이 얼마나 순수한지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자신의 단점을 스스로 말할 정도로 가식이 없는 배우임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녀의 7번째 영화에 대한 소식도 잠깐 들었다. 지금 한참 진행중인 <령>에 대해 또한번 새로운 연기에 도전을 하고 있다고 한다. 물에 빠져 사고가 나서 자신은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같이 빠진 친구는 죽는다 라고 간단하게 영화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현재와 과거가 전혀 다른 성격을 소유한 캐릭을 연기해야한다고 한다. 처음 해보는 장르이고 현장 분위기 적응하기 어려워 지금까지 연기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해낼진 모르지만 캐릭이나 장르에 대한 욕심때문에 다양하게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영화의 흥행을 떠나 영화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길 더 좋아하는 김하늘. "이 역할은 김하늘이 아니면 안된다"라는 말을 가장 듣고 싶다는 그녀. 남자와 데이트를 한다면 '명동'이 가장 가고 싶단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틈 속을 다니면서, 떡볶이도 먹고 순대도 먹고 싶다는 순수함을 간직한 김하늘. 그녀에 매력에 빠져들기에 정신 없었던 시간이었다. 이대로 시간이 정지되었으면 하는 생각 외엔 어떤 생각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전투적인 질문 공세를 벗어 던진 편안한 대담. 그러기에 한 배우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던 시간. 자리를 메우고 있던 모든 인간들이 흘러가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부여잡기 위한 노력이 눈물겨웠다. 누군가가 시간이 다 되었다고 말을 하였을 때, 그 작자가 어찌나 미워 보이던지 아마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이가 공통적으로 느꼈을법하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 것을 40~50대가 아닌 20대 중반에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오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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