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속도로 커지지만 방향으로 성숙한다'...용인특례시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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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속도로 커지지만 방향으로 성숙한다'...용인특례시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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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궤도 점검’…2026은 ‘체감 성적표’
성과는 숫자로 남지만, 변화는 일상에서 증명된다.
용인의 올해는 ‘무엇을 했나’보다 ‘어디로 가나’를 보여준 시간이었다.
큰 그림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다만 방향은 매년 선명해진다.
김병철 기자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2025년 한 해를 돌아본 용인특례시의 행정은 이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눈에 띄는 숫자와 성과를 앞세우기보다, 도시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궤도를 점검한 시간이었다.

특례시 출범 이후 용인은 늘 성장의 중심에 있었다. 인구 100만을 넘어선 대도시, 반도체와 첨단산업이라는 국가 전략의 핵심 축, 수도권 남부의 대표적인 확장 도시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빠른 성장만큼이나 도시 내부에는 과제가 누적돼 왔다. 교통 혼잡, 생활권 간 불균형, 공공 인프라의 지역 편차, 개발과 환경 사이의 긴장 관계가 그것이다. 2025년의 용인은 이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에서 구조를 다듬는 선택을 했다.

올해 행정에서 가장 눈에 띈 변화는 ‘공간을 보는 방식’이다. 개별 사업 위주의 접근에서 벗어나, 생활권 단위로 도시를 재정렬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됐다. 도로 하나, 공공시설 하나를 놓고도 단일 사업의 완결성보다 주변과의 연결성, 시민 이용 동선을 우선 고려하는 흐름이 확산됐다. 이는 단기간에 성과를 증명하기 어려운 방식이지만,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방향 전환이다.

교통 정책에서도 같은 기조가 확인된다. 대형 신규 노선 유치 경쟁보다는 기존 교통망의 효율 개선과 생활권 내부 이동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중교통 환승 구조 개선, 지역 간 연결성 보완, 보행 환경과 안전 인프라 정비는 화려한 수치는 아니지만 시민 일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도시 행정의 무게 중심이 ‘보여주기식 개발’에서 ‘체감형 개선’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업 정책 역시 단순한 성장 담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용인은 여전히 반도체와 첨단산업을 핵심 축으로 삼고 있지만, 올해는 산업과 도시 생활의 균형을 함께 고민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만으로는 도시 경쟁력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인식 아래, 주거·교통·교육·환경을 함께 묶는 접근이 정책 전반에 반영됐다. 이는 ‘산업 중심 도시’에서 ‘산업과 삶이 공존하는 도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행정 운영 방식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정책을 나열식으로 발표하기보다, 중장기 계획 속에서 현재의 위치를 설명하려는 시도가 늘었다. 각 부서의 개별 성과를 넘어, 도시 전체의 방향성과 연결 지어 설명하려는 태도는 행정 신뢰도를 높이는 요소다. 시민에게 “무엇을 했다”보다 “왜 이 선택을 했는지”를 설명하려는 노력은, 성숙한 특례시 행정이 갖춰야 할 기본 조건이기도 하다.

물론 2025년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 해는 아니다. 도시 규모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공공 인프라, 생활권 간 체감 격차,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한 선제적 대응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다만 중요한 점은 이러한 문제들이 더 이상 뒤늦은 지적이나 외부의 요구에 의해 제기되는 것이 아니라, 행정 내부의 문제의식으로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를 인식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것 자체가 도시 운영의 중요한 전환점이기 때문이다.

도시 행정은 단기간에 평가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특히 특례시와 같은 대규모 도시는 더욱 그렇다. 한 해의 성과는 몇 년 뒤 시민의 일상 속에서 비로소 평가된다. 오늘 정비한 구조가 내일의 불편을 줄이고, 오늘 설정한 방향이 몇 해 뒤 도시의 경쟁력이 된다.

2025년의 용인특례시는 완성된 결과보다 과정과 방향을 선택한 도시였다. 속도를 조절하며 궤도를 점검했고,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구조를 고민했다. 이는 당장의 박수보다, 시간이 지나 평가받기를 택한 행정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용인의 행정을 다시 바라본다. 2025년은 속도를 조절하며 궤도를 점검한 해였다면, 2026년은 그 궤도가 시민의 일상으로 ‘결과’가 되어야 하는 해다. 방향을 잡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는 방향이 체감으로 바뀌어야 한다.

내년 용인특례시가 풀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첫째, 생활권 단위 정비와 교통 개선이 출퇴근·통학·상권 접근성 같은 일상 지표로 얼마나 개선되는지 수치와 사례로 보여줘야 한다. 둘째, 첨단산업 성장과 도시 삶의 균형을 위해 주거·교육·교통·환경 인프라가 산업 속도에 맞춰 동반 확충되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셋째, 지역 간 격차 해소는 선언이 아니라 예산과 사업 배치로 증명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책은 발표가 아니라 설명과 검증으로 신뢰를 얻는다. 주요 사업의 진행 상황과 조정 사유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행정이야말로 특례시의 품격을 만든다.

빠르게 가는 도시보다, 제대로 가는 도시를 선택했다면, 내년은 그 선택의 성적표가 나오는 시간이다. 2026년의 용인이 ‘좋은 방향’을 ‘확실한 변화’로 완성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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