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는 바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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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는 바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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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자료사진. 칼럼 주제와 무관함/유튜브 화면 캡처

이제 정치는 미디어의 가십거리가 되고, 과학은 유튜브의 밑반찬이 되었다.

재미로 재잘거리는 정치평론가의 억지와 과학자의 농담들이 대중들에게 지식과 가치가 되고 있다. 이런 현상 자체를 너무 심각하게 보진 않지만, 대중들이 자신의 생각만이 절대적이라고 굳게 믿는 현상은 정말 심각하다. 거의 병리적 수준에 이르렀다.

그렇다. 문제의 본질은 명확하다. 대중들에게는 정치나 과학을 이해할만한 기초이론 지식이 없다는 점이다. 이론적 기초가 없는 정보는 지식이 아니다. 오히려 틀린 지식과 연결돼 영혼을 좀먹는 오염원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초-중-고등 교육과정을 거쳐 가장 안전한 것으로 검증된 지식만을 배우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지금 언론은 정치에, 유튜브는 돈에 미쳤다. 시청자는 그들의 맹신도들이다.

잘 의도된 메시지나 한마디 농담이 와 닿으면 치명적인 확증편향으로 머리에 들어와 박힌다. 이제 그에게 다른 어떤 이론이나 진실도 먹히지 않는다. 대화를 거부하게 된다. 아니, 대화는 가능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에게 확증편향 말고는 어떤 지식도 없고, 받아들일 생각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을 이르는 말이 있다. ‘헛똑똑이’다.

돈에 맛을 들인 유튜브 패널들은 직무 유기를 삶의 새로운 목표로 삼아 즐긴다. 생물학자가 우주를 얘기하고, 경제학자가 전쟁을 말한다. 자신의 말이 그 누구에겐가 꽂혀 확증편향의 치명적 병을 유발하리라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웃자고 한 얘기니까. 그러나 그 패널이 개그맨은 아니지 않은가. 과연 정보를 수용하는 대중에게 모든 책임이 있는가?

가장 오염이 심각한 정보는 중국과 북한에 대한 것들이다. 특히 중국에 대해 말하는 거의 모든 패널의 이야기들은 정치적으로 편향적이다. 심각하게 오염된 경우를 많이 본다. 객관성이나 균형감각은 어느 귀퉁이에도 없다. 그만큼 중국의 영향력이 이 나라 깊숙하게 스며든 이유다.

유튜브의 북한 관련 정보들의 경우는 최근 아주 특이한 현상을 보인다. 북한학자들의 의견이 사라진 지는 오래다. 그 빈자리에 들어선 새로운 패널들이 있다. 탈북자들이다. 심지어 평범한 생활을 하다 넘어온 탈북자가 유튜브 방송에 나와 북한의 정치적 미래에 대해 열띤 주장을 펼친다. 북한처럼 폐쇄적인 사회에 살던 주민들은 북한의 전체 모습에 대해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의 주장에는 확신과 힘이 느껴진다. 북한이 곧 무너진다고 주장하는 탈북자의 논리는 ‘80년대 안기부의 보고서보다 더 황당하다. “며칠 전 북한에 사는 정보원과 통화했다”라고 말한다. 전화 한 통화를 하면 북한 정세를 금세 알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나 대중들은 그를 믿는다. 단지 탈북자란 이유로 그 말에 절박함이 묻어나기 때문, 단지 그뿐이다.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나와 다른 생각은 다 쓰레기 같은 것이라 여긴다. 그래서 대통령은 우리의 팔린 의식 속에서 탄핵되고,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도 중국은 건재하다. 대중들은 너무 헐값에 자신의 영혼을 팔고 있다. 고민은 필요 없다. 혹시 그 알량한 무엇이라도 믿고 기대지 않으면 너무 허전할 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은 아닐까? 나 역시 자신을 의심해 볼 때가 있다.

혹시 나는 바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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