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 한동훈 전 위원장이 예상을 깨고 불과 2개월 만에 당대표 선거에 입후보하여 당 안팎을 당혹케한 바 있다. 이것은 관례상 선거 패배의 당사자는 책임을 지고 당분간 당무로부터 격리되는 일반적 관례 뿐 아니라, 그동안 책임과 승리를 강조해 온 당사자로서 예상치 못한 처신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패턴은 초엘리트로 최악의 실패를 거듭했던 이회창 총재의 소위 "질 수 없는 싸움을 이길 수 없게 싸워" 패퇴한 전철을 밟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러운 것이다.
문제는 총선 패배로 인해 초거대 야당의 구조가 지속(악화)되게 되었고 지난 총선과정에서 보여 준 마뜩찮은 일들이 일파 만파로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제는 총선 뿐 아니라 법무장관으로서 나아가 그동안 가려진 신상에 대한 각종 정보에 의해 제대로 된 검증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국가경영에 관심있는 필자는 그동안 지켜 본 인식과 함께 하루가 멀다 하고 폭로되는 정보들을 바탕으로 지도자로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자질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비전이 전혀 없다. 민주주의는 결국 지도자가 바람직한 미래상(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여론과 국민을 이끌어야 한다. 제대로 된 비전이 되려면 역사와 철학이 겸비되어야 하고 국민적 열망을 대변해야 한다. 좋은 예가 이승만대통령의 '독립정신'과 박정희 대통령의 조국근대화이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한국병'이란 국가지도력이 총체적으로 실종되었다. 민주화 30년이 경과하며 혼란과 무질서, 갈등과 대립을 극복할 국가지도력을 회복하려는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나 검사출신 한동훈에겐 오직 교언영색(巧言令色)이 가득한 말장난만 있는 실정이다.

둘째, 카리스마가 없다. 종교적 개념에서 출발한 카리스마는 타인 및 경쟁자들과 차별화되는 유무형의 인적 자산으로 역시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이 좋은 예이다. 이승만 박사의 경우 한학에 통달하였고 미국 수학으로 국제적 지도자로 성장했다. 평생 나라를 찾으려는 신념과 행동에 미국인들도 감동할 정도였고 결국 미·소대결 속에서 전후 기적이라는 자주독립과 6.25를 극복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민족중흥을 향한 집념으로 기업인, 과학자, 관료, 군인에 이르는 수많은 사람들을 동참시켜 20세기 최대 기적인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다.
새로운 카리스마는 건국과 부국강병에 이어 국론을 통일하고 인적개발을 촉진하여 4차산업화를 주도하는 데서 찾아져야 한다. 즉,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학습하는 카리스마가 필요한 것이다. 똑똑한 것이 아니라 현명하며 기꺼이 학습을 이끄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한동훈은 외모와 카피에 치중하는 모습에서 카리스마의 결핍을 절감하게 된다.
셋째, 국정운영 능력이 없다. 우리는 흔히 하나를 보면 열을 알게 된다고 한다. 지난 2년 특히 선거과정에서 한 대표는 최악의 지도자의 전형을 보여 주었다. 무엇보다 사법부의 수장으로 문산당(문재인+공산당) 아래 무너진 사법정의를 세워달라는 국민의 여망을 배신·방기했다. 소위 언론과 말뿐 정작 (신)적폐청산에 성과가 전혀 없어 심지어 "문재인의 적자, 이재명의 동료"라는 말을 들을 정도이다.
법무장관으로서 무능의 극치에 뒤이어 총선과정도 팀웍과 소통부재, 공사미구분, 맹탕관리 심지어 불투명한 공천파동 등으로 고의적으로 총선참패를 감수했다는 평가까지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머리는 없고 나대는 최악의 지도자'의 전형인 것이다.
넷째, 설득력이 없다. 민주사회에 필요한 지도자의 자질에 설득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공직자 특히 사법부 출신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설득력이다. 이것은 일방적이고 고압적인 특권의식에 유래한다. 또한 이것은 윤석열 대통령과도 비견된다. 윤 대통령은 문제가 발생하면 흔쾌하게 사람을 만나고 기꺼이 술자리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설득은 반대자에 대한 존중과 함께 반대를 전환시키는 작업이다. 일찌기 근대 일본의 영웅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적진에 들어가 반대자를 설복하여 아군으로 참모로 쓴 바 있다. 이러한 설득력이 없는 전형적 인사가 박근혜였다. 대통령이 되자 구중궁궐에 자폐하며 설득을 전폐하여 당은 분열되고 탄핵을 당하는 수모를 겪은 것이다. "술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곧 설득을 포기한다는 뜻이며 정치적 자폐를 의미한다.
다섯째, 자제력이 없다. 총선과 이후 행태에서 한동훈에게 느껴지는 것은 자제력의 실종이다. 특히, 초엘리트이자 법부귀족적 마인드에게 보이는 것중 하나가 자신에 대한 반대나 공격에 보이는 신경질적 반응이다.
역사는 위대한 지도자 중 대다수가 약자의 입장에서 자수성가한 인물임을 보여준다. 예수, 마호메트, 징기즈칸, 주원장,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이 그러하다. 그들은 빈한하거나 고난 속에서 성장했고 엄청난 자제력을 통해 유능한 인물들을 영입하고 그들과 함께 성장했던 것이다. 심지어 문맹인 이들도 있었으나 자신을 낮추고 인재를 중시하여 위대한 역사를 창조했던 것이다. 흔히 엘리트가 지도자가 되지 못하는 것이 이러한 자제력의 결핍이고 한 대표의 행태가 잘 보여준다.
여섯째, 지성이 결여되어 있다. 지성은 지식과 지혜를 아우르며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지적 자산을 일컫는다. 오늘날 신사도로 통칭되는 지성은 역사, 문학, 철학 등 인문학적 교양 위에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자리잡고 과학과 기술 등 실용을 결합하는 능력이자 자세이다.
독서와 지성이 배제된 한국교육의 산물인 초엘리트는 바로 반지성의 민낯임을 한동훈 대표가 잘 보여준다. 그의 언급에 역사와 현실, 지성과 창의력 등 보다 본질적인 사고는 찾아볼 수 없다. 예컨대 '건국전쟁'이라 거대한 이념과 진실의 문제를 제기하는 영화를 보고서 기껏해야 자신이 등장한 이야기를 하는 맹탕인 것이다.
일곱째, 지속적 의지가 없다. 총선 패배 후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미국행을 주문했다. 이것은 대권을 바라는 인물이라면 마지막 건곤일척을 위한 준비와 시테크를 염두했기 때문이다. 일찌기 카이사르(Julius Caesar/시저)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 8년의 갈리아 원정과 4년의 내전을 극복해야 했다. 이 대통령은 조국독립을 위해 90년의 인생을 쏟아 부어야 했다. 박 대통령은 조국근대화를 위해 목숨을 건 군사혁명 이어서 엄청난 학습과 한일국교 정상화와 월남 참전을 감행하고 18년을 노심초사 해야 했다.
지속적 의지는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자세이자 고난을 스스로 감수하는 자세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전쟁 중 암살 위협에도 평양연설을 감행했고, 박정희 대통령은 혁명거사 계획이 유출되었으나 죽음을 각오하고 혁명을 감행했던 것이다. 일찌기 맹자는 위대한 업적에는 엄청난 희생이 전제됨을 말한 바 있다. 이와 달리 한 위원장의 중단없는(?) 도전은 반대로 지속적 의지의 결핍으로 보인다.
역사는 조기천재, 중기천재, 만기천재로 나뉠 수 있다. 조기천재에는 알렉산더 대왕, 중기천재에는 카이사르(Julius Caesar)와 박정희 대통령, 만기천재에는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장군이 있다. 마지막으로 70이 되어서야 비로소 가르침에 섰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택했던 소크라테스의 표현을 빌려 한 대표와 김문수 장관 후보자에게 묻고 싶다.
"너 자신을 알라.(know thyself)"와 "당신의 인생 자산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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