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리 ‘개혁’을 큰 소리로 외쳐도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무용지물(無用之物)이다. 단순한 표면적인 변화나 이미지 메이킹(image making)에 그치게 되어 실질적인 변화를 이룰 수 없다. 정부나 기관의 정책적 개혁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외치는 목소리만 클 뿐 실질적 실행이 없는 개혁은 국민의 눈살만 찌푸리게 할 뿐이다.
사회적 개혁 운동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 활동하고 외침은 많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거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권운도이나 사회적 불평등 문제 등이 대표적인 개혁적 주제이지만 정책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도 기업이 환경 보호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중요성을 강조하고 외치지만, 실제로 그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나 투자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 메이킹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이 개혁은 사회의 가장 중요한 요체이지만 멋진 포장지 역할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개혁이 제때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그 사회는 정체를 벗어날 수 없고 오히려 퇴보의 고속도로를 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 시진핑 정권이 안고 있는 경제개혁에 따른 경제 활성화를 통한 국민 생활의 향상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 이번 ‘삼중전회’가 지난 18일 폐막했다.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 3회 전체회의(삼중전회)가 폐막일에 발표된 커뮤니케(성명)에는 “개혁의 더욱 전면적인 심화”를 강조했다.
5년마다 1번의 대회에서 지도자를 선택하는 중국 공산당은 대회 직후 중앙위원회에서 당 인사, 두 번째로 국가 기구 인사를 결정, 3번째의 삼중전회에서는 정책의 방향성을 내세우는 것이 통례이다.
예를 들어 과거 일부의 삼중전회는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를 향한 전격적인 개혁을 진행시키는 전환점으로 삼아 역사에 기록적인 이정표로 기억되고, 1978년의 삼중전회는 “개혁과 개방 노선”의 기점으로 인식되고, 1993년의 삼중전회는 “사회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대처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후 상당한 성과를 이룩하기도 했다.
2024년도 8월의 삼중전회 커뮤니케에는 ‘개혁’이라는 말이 53회나 등장했지만, 어디까지나 개혁의 이름이 될 만한 정책이 무엇인지, 언제 어떻게 전개되는 것인지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이미지 메이킹 이외의 의미는 없어 보인다.
현재 중국 사회에서의 초점은 ‘부동산 불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가이다. 침체된 중국 경제의 부흥을 위한 개혁적 선언만 있지 실질적인 정책은 담기지 못했다. 토지 수입이 급감해 지방정부의 재정위기가 표면화되고 있어 본격적인 세제 개혁도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속수무책(束手無策)으로 보인다.
이번 커뮤니케에도 부동산, 지방 채무, 중소금융기관을 ‘중요한 리스크’ 분야라고 언급은 했으면서도 새로운 조치, 방향성은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나아가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에 직면해 있는 중국 사회이지만, 매우 불충분한 사회보장제도를 어떻게 개혁할지도 거의 무대책(無對策)이다.
특히 부동산 문제에 대해 “중점분야”라고 하면서도 “리스크를 방지 및 해소하는 정책을 실시한다”고 적는 데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볼멘 목소리가 크게 터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같이 구체성이 결여된 커뮤니케는 개혁의 전체 목표는 국가통치의 구조를 현대화하는 것으로 명기했다. 중국 공산당에 의한 일당 지배체제를 흔들림 없이 하는 것이 개혁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정권 1기째인 2013년 삼중전회에서는 시장 규칙 확립과 철저한 시행을 내세우며 내외의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개혁 메뉴의 대부분은 구두선(口頭禪)으로 끝났다. 당시 오히려 국유기업 부문에 대한 합병이 강화, 민간기업은 정권의 입맛에 맞게 수시로 억압을 받았다. 개혁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흘렀다.
시진핑 정권은 이같이 구체적인 경제발전보다는 “국가안전”을 중시하는 길을 걸어왔다. 이번 삼중전회를 거쳐 3기 시진핑 정권에서 답습되는 일은 개혁적 중국 현대화의 길을 방해하는 위태로운 일이라 할 수 있다.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의 길만 더 커지고 길어지는 쪽으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서방의 민주주의나 자유경제의 길은 걷지 않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고 할 수 있다.
국영 신화통신은 “개혁자로서의 시진핑”이라는 제목의 장문 기사에서 “덩샤오핑에 이은 탁월한 개혁자”라고 추켜세웠다.
중국은 2035년을 “사회주의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는 기한으로 했었지만, 이번 삼중전회에서는 “제기된 개혁의 임무를 2029년 건국 80년까지 완성시킨다”는 새롭게 앞당긴 목표도 설정했다. 그러나 이는 시진핑 주석의 3기째의 임기는 2027년까지이지만, 그것을 넘는 시기에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제 4임기의 포석을 깔았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서방의 민주주의 가치보다는 중국식 사회주의의 가치를 보다 중시하겠다는 뜻이다.
앞서 언급한 국가안전을 중국식 현대화의 중요한 기초로 자리매김을 한 것은 중국이 지난해 반(反)스파이법 개정을 통해 사회를 더욱 통제해 나가겠다는 뜻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이는 외국 기업이 중국과 비즈니스를 수행한다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것은 필연이다.
‘국가안전’을 중시한다는 것은 14억 인구의 중국 사회의 자유롭고도 활력있는 경제적 삶의 향상을 위해서나 다자주의(多者主義)를 주창해 온 시 주석의 목소리와는 전혀 다른 방향의 길이다. 시 정권의 경제가 계속 침체가 지속되면 사회불안은 증대될 수밖에 없고 ‘국가의 안전’ 확보도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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