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쓰레기 한국어' 출간 "충격"
스크롤 이동 상태바
中, '쓰레기 한국어' 출간 "충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뻥까네','짱나' 등 망라, 한글한류 오염 우려

^^^▲ 중국에서 출판된 '한국어유행구어집' 표지.20대들이 쓰는 속어, 비어들을 총 망라했다. ^^^
만약 당신이 중국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 중국인 가이드로부터 "손님, 생까지 마세요."라는 말을 들었다면 어떤 기분일까.

'겁대가리를 상실하다', '말하는 싸가지 하고는', '짱나', '뻥까네'와 같은 속어, 비어, 유행어들만을 총 망라한 '한국어 유행어 모음집'(韓國語流行口語寶典)이란 책이 최근 중국에서 발간됐다. 이 책은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중국 젊은이들에게 꽤 인기있는 책으로 팔리고 있다고 상하이저널이 6일 전했다.

이 책은 베이징의 외국어교학연구출판사에서 2008년에 발행해 최근부터 서점가에 팔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책이 중국 내 한국어학원 등에서 교재로 채택되기도 하고 한국어 전공자들에게 필독서처럼 퍼져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교재에는 '겁대가리'라든가 '돌대가리','닭대가리'와 같은 저속한 언어들이 모두 등장한다. 교양있는 한국인들이 쓰지 않는 말들을 모두 모은 셈이다. 거기다가 '생까다'(无視, 置之不理), '뻥까네'(吹捧)와 같은 속어들이 자세하게 중국어로 설명돼 있다. '짱나'나 '눈 삐었냐?', '총 맞았냐?'와 같이 한국어 유행어로 소개된 언어들을 집대성해 거의 '한국어 쓰레기말 사전'에 가깝다.

더욱 황당한 점은 대화 예문에서도 주제를 벗어나 교양 없는 말이나 욕설에 가까운 언어를 거침없이 표현한다. 이를테면 "왜 그렇게 화났니?"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저 자식이 생까잖아."라고 한다. 예문에서 '놈', '대가리', '쳐먹다'와 같은 언어가 마치 정상적인 대화문처럼 서술되고 있다. 이 책 출판의 진정한 의도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한국 유행어를 중국어로 번역 전달하는 데 급급하다 보니 학습자들은 그 말에 담긴 진정한 감성적 의미와 문화적 수준까지 감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중국인들은 이 책을 통해 속어와 비어들이 한국 내에서 정상적으로 용인되는 언어로 받아들이기가 쉽다.

물론 이 책의 발간취지는 한국의 유행어를 통해 소통을 원활히 하자는 데 있다. 이를테면 러브샷, 흑기사, 벌주, 안주발, 화장발, 숏다리 등등 한국 구어들을 중국어로 설명해 통역활동이나 실제 언어생활에 도움을 주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언어학을 다루는 출판물에서 지켜야 할 규칙들을 벗어난 점에서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요즘 한류 바람을 타고 한창 한국어 배우기 붐이 일고 있는 중국에서 이같은 책이 널리 보급될 경우 한글의 우수성은 온 데 간 데 없이 쓰레기 언어로 전락할 수 있다. 특히 제대로된 한국어 교재와 사전류가 부족한 중국 현실에서 이번 '한국어유행어집' 출판은 '한글한류'를 간단히 퇴색시킬 수 있는 현상으로 크게 우려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기획특집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