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딜레마] 생존 집중 이란, 현 정권 권력구조 불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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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딜레마] 생존 집중 이란, 현 정권 권력구조 불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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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에는 ‘독립 기념일’이 없는 뿌리 깊은 민족적, 종교적 DNA가 있다.
- 이란 고위직 사라졌지만, ‘정권 교체’라기보다는 ‘정권 회복력’
- 이란의 전쟁 목표 : ‘재래식 의미의 승리’가 아니라, ‘장기전 승리’
- 워싱턴 딜레마, 이란의 인내에 진퇴양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모즈타바 하메네이(오른쪽) 이란 최고지도자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동 공격으로 전쟁 중인 이란은 생존을 목표로 하며, 현재 정권은 여전히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이란의 군사력을 파괴했다”고 주장하며, “전쟁 종식을 시사”했으나, 모호한 메시지와 함께 사태 악화를 경고하고 있다고 BBC가 3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 내부 및 반정부 지지자들 사이에서 분노”를 일으켰으며, 일부는 국가가 포위당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는 이란의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했으나, 이란의 권력구조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는 보도이다.

이란은 ‘군사적 승리’가 아니라 ‘장기적인 생존과 억지력’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으며, 여전히 주요 에너지 수송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어,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철수하거나 잔류하는 두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는 가운데, 이란은 전쟁 종식을 위한 조건으로 ▷ 정권 생존 ▷ 신뢰할 수 있는 보장 ▷ 제재 완화 ▷ 억지력 유지를 요구하며 양보의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 이란은 전쟁으로 인해 경제와 국민들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으며, 내부 불안정성이 증가하고 있기는 하다고 BBC가 전했다.

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황금 시간대(미국시간)에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 발표한 연설은 “통제력을 과시하려는 의도”였지만, 동시에 “핵심적인 모순”을 드러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국민 연설은 ‘하나 마나 한 연설’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이란의 해군, 공군, 미사일 프로그램 및 핵농축 시설을 포함한 군사력이 대부분 파괴됐다”고 선언, 이 분쟁이 종식에 가까워지고 있다(nearing completion)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이란을 ‘석기 시대’(Stone Age)로 만들어버리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연설에서 “그 결과는 승리는 선언되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모호한 메시지”만 남발했다.

‘석기 시대’라는 그의 발언은 이란 내부에서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고, 소셜 미디어(SNS) 전반에 걸쳐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여기에는 이전에는 트럼프를 잠재적인 변화의 주체로 여겼던 반정부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분노가 확산됐다고 BBC가 보도했다.

* 석기 시대 발언 : 이란을 더욱 단단하게 뭉치게 해

* 이란, 제도적, 이념적 분열 없어

이는 체제에 대한 내부적인 압력을 촉진하기보다는 오히려 일부 사람들에게는 국가가 포위당했다는 느낌을 강화시켰다. 이란 역사에서 알렉산더 대왕 이래 지금까지 어떤 나라로부터도 식민지배를 받은 적이 없는 나라이다. 이에 이란에는 ‘독립 기념일이 없는’ 국가일 정도로 뿌리 깊은 민족적 종교적 DNA가 있다.

트럼프는 또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여러 고위 관리 및 사령관들의 암살로 이란에서 사실상 "정권 교체"가 이미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 “덜 급진적이고 훨씬 더 합리적인 지도부”가 들어섰다는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거의 없다.

테헤란의 권력구조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권한은 여전히 ​​최고 지도자의 집무실에서 나오지만, 특히 현재 상황에서 실제로 얼마나 직접적인 통제가 행사되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제도적 분열이나 이념적 변화는 없었다”고 BBC는 전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여전히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여전히 의회를 이끄는 의장이며, 아바스 아라그치는 외교 정책을 계속해서 좌우하고 있다. 공습으로 사망한 지휘관들과 많은 고위 관리들은 같은 이념적 성향을 가진 인물들로 대체되었는데, 이들은 오히려 전시 상황을 겪으면서 더욱 강인해진 모습을 보인다.

이는 정권 교체라기보다는 정권의 회복력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러한 회복력은 우연이 아니다. 이란의 전쟁 목표는 ‘재래식 의미의 승리’가 아니라, ‘장기전 승리’다.

수년간 테헤란은 단순한 전제에 따라 움직여 왔다. 즉, 우월한 군사력에 맞서 살아남는 것이 곧 성공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 및 미국과의 지속적인 대립 속에서 테헤란은 항상 한쪽과의 충돌이 다른 쪽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믿어왔다.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은 차선책이 아니라 목표이다. 전쟁 발발 한 달이 지난 지금,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지휘 체계는 여전히 기능하고 있고, 국가 기구는 건재하며, 억지력은 약화되기는 했지만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그러한 기준으로 볼 때, 이란의 입지는 여전히 중요하다.

이란은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주요 에너지 수송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테헤란이 지속적인 공격을 받더라도 상당한 교란 능력을 부여하는 요인이 된다.

* 워싱턴 딜레마 : 이란의 인내에 진퇴양난

미국이 지금 철수한다면, 이란이 가르쳐준 핵심 교훈, 즉 인내가 승리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꼴이 될 위험이 있다. 반대로 계속 버틴다면, 결정적인 승리를 거둘 확실한 길도 없이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트럼프의 연설은 그러한 딜레마를 반영한다. 전쟁을 계속하면서 동시에 성공을 주장함으로써, 그는 두 가지 상충되는 요구, 즉 힘을 과시하면서도 장기적인 분쟁을 피하려는 시도를 조화시키려 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전에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이란이 전쟁을 끝낼 “필요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양보라기보다는 계산된 신호로 해석된다.

1일 소셜 미디어에 게시된 미국 국민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에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지, 그리고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이미 분쟁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미국 국내 시청자들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이란의 협상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 워싱턴에 대한 정치적 압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해 제시한 레드라인(한계선)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레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 정권 생존과 주권

▶ 미국과 이스라엘의 향후 공격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보장

▶ 의미 있고 집행 가능한 제재 완화

▶ 억지력 유지

현재로서는 이란이 이러한 요구에 대해 양보할 의향이 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계속됨에 따라 상황은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공습이 이란의 군사력과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란의 경제는 전쟁 발발 이전부터 이미 급격히 악화된 상태였다. 만약 정권이 전쟁에서 살아남는다면, 이러한 위기들로 휘청거리는 나라를 재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란이 살아남는다는 것은 더 심오한 의미를 지닌다. 바로 억지력 그 자체다. 수년간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 가능성에 대한 암묵적인 위협은 이란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왔다. 만약 이란이 직접적인 대결에서 무사히 살아남는다면, 미래의 위협에 대한 신빙성은 떨어질 것이다.

그러한 변화는 이미 지역별 판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초 전쟁에 반대했던 일부 아랍 국가들이 이제는 이란의 자신감을 더욱 키우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을 끝까지 완수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의 관점에서 보면, 결론이 나지 않는 결말은 분쟁 자체보다 더 큰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 그들은 워싱턴보다 자신들이 그 결과를 더 크게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따라서 미국은 익숙하지만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 철수하면 이란의 인내 모델을 정당화하는 꼴이 될 위험이 있고, 잔류하면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 더 깊이 휘말릴 위험이 있다.

아직 새로운 이란은 나타나지 않았다. 만약 전쟁이 끝날 때까지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워싱턴이 자신들이 변화시키고자 했던 적이 근본적으로 여전히 변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 자신들의 성공 주장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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