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응해 정부가 범정부 차원의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한 가운데, 미국 투자사들이 미국 행정부에 쿠팡 관련 조사를 직접 요청하면서 한미 간 외교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린옥스와 알티미터 등 두 곳의 미국 투자사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쿠팡을 겨냥한 한국 정부의 조치가 무역법 301조 위반에 해당하는지 조사해달라는 요청을 정식 청원서 형태로 제출했다. 무역법 301조는 해외 자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 행위가 식별되면 미국 정부가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USTR은 접수일로부터 45일 내 조사를 시작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두 투자사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국제투자분쟁(ISDS) 절차에 돌입하겠다며 한국 정부에 중재의향서도 전달했다. 이 서류는 90일 이후 중재 절차를 정식 개시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통보하는 절차로, 한국 정부가 추가적인 시정조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소송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투자사들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이후 정부 및 국회가 쿠팡을 상대로 연이어 행정처분과 조사,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법률 쟁점들을 면밀히 검토 중이며, 국민의 알 권리와 조사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 여론도 급속히 냉각된 상황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쿠팡이 미국 투자사의 영향력에 기댔다고 보는 시각과, 국내 문제에 대한 해결에 외국을 끌어들인다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USTR이 조사에 착수할 경우 관세 등 미국의 보복 조치를 각오해야 하고, 공식적인 ISDS 제기 시 수년간 이어지는 배상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투자사들은 그린옥스 기준 11억 달러 규모 지분, 알티미터 기준 2억1000만 달러 쿠팡 주식을 소유하고 있으며, 쿠팡Inc.가 한국 현지 법인의 100% 지분을 가진 모회사라는 점 역시 부각됐다.
미국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가 쿠팡을 상대로 반복적 압수수색과 상업적 계약 차단, 파산 위협 등 부당 조치를 해왔다고 주장한다. 쿠팡은 2023년 11월 말 3370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 대량 유출을 공지했으며, 국회의 두 차례 현안 질의와 세 번의 청문회, 그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공정거래위원회·고용노동부 등 12개 부처가 합동으로 태스크포스를 꾸려 강도 높은 조사에 돌입했다. 그러나 쿠팡은 정부와의 협의 없이 유출 규모 3000건 셀프조사 결과를 발표해 논란을 더했고, 김범석 의장은 한 달이 지나서야 공식 사과문을 내놓았다. 현재 경찰 출석에도 임하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는 징벌적 손해배상과 과징금 등 강경책을 꺼내 든 가운데, 쿠팡은 총 1조6850억원 규모 보상안을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은 할인쿠폰 1만원 지급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그 결과 국회는 추가 국정조사를 준비 중이다. 쿠팡 측은 미국 투자사의 ISDS 절차가 회사 공식 입장과 무관하다며 모든 정부 조사 요구에 성실히 대응중이라 밝혔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