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해명, 통계법 취지 어긋나…정부 신뢰만 떨어뜨려”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기 위해 9월 주택가격 통계를 고의로 누락했다는 의혹을 받는 국토교통부가 “공표 전 통계를 사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해명해 온 것과 달리, 통계법 주무부처인 국가데이터처가 “적법한 범위 안에서 업무 수행을 위해 활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8일 국민의힘 김은혜(국회 국토교통위원회·경기 분당을) 의원에 따르면 국가데이터처는 통계법상 사전 통계 제공 제한 규정과 관련해 “공표 전 사전 통계의 사전 제공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규정 취지를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위임·위탁한 통계를 사전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한 통계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적법한 업무 수행을 위해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토부는 서울 전역 규제지역 지정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공표 전 통계는 사용할 수 없어 9월 통계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해 왔다. 그러나 통계법 제27조 제2항은 ‘경제위기, 시장불안 등으로 관계기관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사전 통계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관계기관의 정책 수립 목적이라면 공표 전 통계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국가데이터처의 해석이다.
국가데이터처는 특히 국토부가 “위탁기관은 통계법 제27조 제2항이 규정한 ‘관계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국가데이터처는 “관계기관은 해당 통계의 대상이 되는 산업·물가·인구·주택·문화·환경 등과 관계 있는 기관을 의미한다”며 “위탁기관도 소관 분야의 통계작성 업무를 다른 기관에 위임·위탁한 기관이므로 일반적인 경우 관계기관에도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9월 주택가격동향 조사를 한국부동산원에 의뢰한 국토부 역시 주택 통계의 관계기관에 해당하는 만큼, 업무 목적이라면 9월 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가 공식 공표되기 전에 자료를 받아 규제지역 지정 등 정책 판단에 활용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 참여한 민간위원들에게 사전 통계를 제공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국토부 장관이 위촉한 주거정책심의위원의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공무원 의제가 적용되고 위원 위촉 시 사전진단서와 서약서 등을 통해 비밀 엄수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서, 사전 통계 제공이 곧바로 통계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실제 국토부 훈령에 따르면 민간위원들은 △위원회 직무 수행 과정에서 취득한 비밀 준수 △직무와 관련한 부동산·주식 등 재산상 이득 취득 행위 금지 △연구용역·공사 등 이해관계로 이득을 취하는 행위 금지 등에 대해, 위원 해촉과 관계 법령에 따른 책임을 질 것을 서약하도록 돼 있다.
김은혜 의원은 “국토부가 지금이라도 규제지역 적용을 철회하는 것이 용기 있는 결정일 것”이라며 “국민 재산권을 명백히 침해한 위법 행정에 대한 설명이 길어질수록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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