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정상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 평화 회담에서 수십 년간의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한 협정에 악수하며 서명했다.
AP통신은 9일 트럼프 대통령 중재 아래 두 나라의 정상이 평화 협정 현장의 모습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운데에 서 있었고,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일함 알리예프( Ilham Aliyev)와 아르메니아 총리 니콜 파시냔(Nikol Pashinyan)이 양쪽에 나란히 서 있었다. 두 사람이 악수를 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팔을 뻗자, 트럼프 대통령은 손을 뻗어 두 사람의 손을 꼭 잡았다.
남(南) 코카서스 지역의 두 나라는 서로 및 미국과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은 주요 교통로를 재개하는 동시에 미국이 러시아의 약화되는 이 지역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백악관은 이 협정에는 “국제 평화와 번영을 위한 트럼프 루트”(Trump Route for International Peace and Prosperity)로 명명될 주요 교통로를 건설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백악관에서 이 노선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큰 영광’(great honor)이지만 “내가 요청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행사 전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행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아르메니아인들이 이 이름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중재자’(a peacemaker)로 알려지기를 원하며, 노벨 평화상을 갈망한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8일 서명은 올해 미국이 중재한 일련의 평화 및 경제 협정에 추가되는 것이다.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 덕분에 획기적인 진전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우리는 과거보다 더 나은 이야기를 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며, 이 계약을 ‘중요한 이정표’라고 칭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6개월 만에 기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나라 간 갈등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었는지에 대해 언급했다. “35년 동안 싸웠고, 이제 친구가 되었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친구로 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노선은 아제르바이잔과 아제르바이잔의 자치령인 나히체반(Nakhchivan)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두 지역은 폭 32km의 아르메니아 영토로 분리되어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요구로 인해 과거 평화 회담이 지연된 적이 있다.
석유와 가스의 주요 생산국인 아제르바이잔의 경우, 이 항로는 튀르키예와 유럽으로 가는 더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제공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저기까지 가야 할 것 같다”며 해당 경로를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어 그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의 지속적인 평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확신한다”고 답했다.
알리예프와 파시냐는 8일 트럼프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 갈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외국 지도자 및 기타 공무원들의 목록에 합류했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 간의 평화 협정은 콩고 동부에서 수십 년간 지속된 분쟁을 종식시키는 데 기여했고, 미국은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휴전을 중재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캄보디아와 태국 간의 충돌에 개입하여 양국 간 전투가 지속될 경우 양국과의 무역 협정을 보류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오랜 숙원 과제인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에서의 평화 협정은 여전히 요원하다. 이스라엘과 거의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미국의 태도가 문제 해결의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많다.
* 미국, 러시아의 영향력 약화를 이용
옛 소련 공화국이었던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의 협정 체결은 과거 제국주의 국가였던 러시아에 지정학적 타격을 가했다. 거의 40년에 걸친 분쟁기간 동안 모스크바는 전략적 요충지인 남(南) 코카서스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중재자 역할을 했지만,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개시하면서 그 영향력은 빠르게 약화되었다.
트럼프가 중재한 이번 협정은 모스크바가 후퇴하는 동안 미국이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초 트럼프의 주요 외교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Steve Witkoff)가 바쿠에서 알리예프를 만나 고위 행정부 관계자가 “지역적 재설정”(regional reset)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면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과 본격적으로 교류하기 시작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루트(철도 노선, 석유 및 가스 파이프라인, 광섬유 노선 등이 포함될 예정)를 누가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협상이 다음 주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미 최소 9개 개발업체가 관심을 표명했다고 한다.
백악관은 공동 협정과 별도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미국과 에너지, 기술, 경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저녁 소셜 미디어에 올린 게시물에서 8일 발표된 계획의 대부분을 미리 공개하면서, 이 협정이 남(南) 코카서스 지역의 “잠재력을 완전히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서 “지금까지 많은 지도자들이 전쟁을 끝내려고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바로 ‘트럼프 덕분이죠’”라고 말했다. 트럼프 특유의 자화자찬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 수십 년 갈등의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두 나라는 국제적으로 나고르노-카라바흐(Nagorno-Karabakh)로 알려진 카라바흐(Karabakh) 지역의 지배권을 놓고 싸우면서 거의 40년 동안 갈등을 겪었다.
이 지역은 옛 소련 시대에는 아르메니아인들이 주로 거주했지만, 현재는 아제르바이잔 영토 내에 위치하고 있다. 양국은 수십 년 동안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여러 차례의 격렬한 충돌을 통해 이 지역의 지배권을 놓고 다투었고, 국제적인 중재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다.
가장 최근인 2023년 아제르바이잔은 카라바흐 전체를 수복하고, 아르메니아와 관계 정상화를 논의해 왔다. 나히체반(Nakhchivan)까지 육로로 연결하겠다는 아제르바이잔의 주장은 주요 쟁점이었는데,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가 이른바 잔게주르 회랑(Zangezur corridor)을 통제할 것이라고 믿지 않았지만, 아르메니아는 제3국의 통제를 주권 침해로 간주하여 거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미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조지아’나 ‘이란’을 거치지 않고도 내륙국으로 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아르메니아가 더 광범위한 협정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한편, 러시아는 아제르바이잔이 2023년 9월 공세로 카라바흐를 탈환했을 때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는 러시아의 영향력을 떨쳐내고 서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아르메니아의 분노를 샀다. 카라바흐에서의 승리에 고무된 아제르바이잔은 모스크바와의 관계에서도 점점 더 도전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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