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앞에 평등은 선택이 아니다: 권력자도 피할 수 없는 책임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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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앞에 평등은 선택이 아니다: 권력자도 피할 수 없는 책임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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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검찰 불출석 사유서 논란과 그에 담긴 공정성 위기의 본질
이강문, 양파TV뉴스 총괄사장 / 대구천사후원회 이사장
이강문, 양파TV뉴스 총괄사장 / 대구천사후원회 이사장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핵심은 ‘법 앞의 평등’이다. 대통령이든 평범한 시민이든, 법의 잣대는 동일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그 기본을 흔드는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반복되는 ‘불출석’이 있다.

검찰은 김 여사에게 수차례 대면조사를 요청했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대선 당시 무상 여론조사 제공 의혹, 공천 개입 의혹, 정치자금 관련 문제 등 국민적 의혹이 수사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여사는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이는 곧 ‘법보다 정치’가 우선된다는 논리로 해석될 수 있다. 김 여사가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는 여러모로 납득하기 어렵다.

김건희 여사의 검찰 불출석 사유는 ‘대선 국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리는, 오히려 대선 국면에서 국민이 알고 판단해야 할 중요한 정보일 수 있다. ‘건강상의 이유’는 검찰 조사의 방식과 강도를 조정함으로써 충분히 조율 가능한 문제다. 이 모든 것은 수사를 피하기 위한 명분일 뿐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선례’다. 지난 정권의 전직 대통령들이나 정치인들이 수사받을 때, 법은 예외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수차례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형식은 다르되 진행됐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만이 다른 방식으로 다뤄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정치적 판단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살아 있는 권력도 수사 대상”이라는 원칙을 내세웠다. 그러나 지금은 그 원칙이 자신에게 불리할 때만 예외로 둔다고 느껴지는 순간, 국민은 냉소한다. 이런 이중잣대는 정치 불신을 넘어 국가 시스템 전체에 대한 회의를 키운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 시절 제기됐던 ‘비상계엄령 검토 문건’ 등과 같은 사건들이 국민의 기억에 남아 있다. 권력의 남용, 법치의 왜곡, 책임 회피는 어느 정권이든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지금 필요한 건 ‘정치적 해석’이 아니라 ‘법적 절차’다. 김건희 여사가 수사 대상이라면, 당당히 출석해 소명하고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다.

경제가 불안하고 국민의 삶이 위태로운 이 시점에, 권력자의 태도 하나가 사회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 수천조의 손실을 말하기 전에, 지도층의 책임감 없는 태도가 국민 심리에 어떤 불안을 안겨주는지 자성해야 한다. ‘나라가 망하는 건 외부의 침략이 아니라 내부의 부패와 무책임 때문’이라는 말은 시대를 초월한 경고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치공방’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법치국가로 성숙할 수 있는가, 아니면 또다시 권력자만 예외가 되는 역사를 반복할 것인가의 시험대다.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상식을 회복할 때, 국민의 신뢰는 비로소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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