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가까우면 문제가 생기고, 너무 멀어져도 다친다.”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를 말해 준다. 푸틴과 가까워지고 싶어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가까워지고 싶지도 않다.
시진핑과 푸틴은 마치 절친한 친구처럼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푸틴 대통령의 오른편에 자리를 잡고, 모스크바 승전 기념일(Victory Day) 퍼레이드의 일환으로, 러시아의 군대가 붉은 광장에서 행진하는 동안 든든한 동맹의 위치에 섰다. 이보다 몇 시간 전, 시진핑 주석은 두 나라 사이의 유대감을 “깨질 수 없다"” 표현하고, 러시아와 중국은 “강철같은 친구”(friends of steel)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의 이번 모스크바 방문은 지난 2013년 국가주석에 취임한 이후 러시아를 11번째로 방문한 것이며, 두 정상은 40회 이상 회담을 가졌다. 회담 횟수만큼이나 절친(切親)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올가을에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며, 두 정상은 과거에도 드물게 공개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절친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관계에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영국 BBC 뉴스는 진단한다.
유럽정책분석센터(Center for European Policy Analysis)의 마티유 불르그(Mathieu Boulegue)는 “우리는 두 사람 사이에 많은 교류와 애국심이 깃든 단결의 모습을 보았다”면서 “그들은 한쪽에서는 친구일 수도 있고, 한쪽에서는 협력할 수도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서로를 찢어놓을 수도 있고, 실제로 관계의 어떤 면에서는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둘 사이에서는) 상징성에 감탄하게 된다. 이 관계를 둘러싼 퍼포먼스가 많다. 하지만 진짜 본질을 들여다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매우 아슬아슬한 선을 넘나들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의 중요한 파트너이지만,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푸틴은 전 세계 많은 곳에서 국제적으로 버림받은 존재가 됐다.
베이징은 모스크바와의 우호 관계가 다른 잠재적 파트너들을 고립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특히 미국과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중국은 수개월 동안 유럽에 구애를 해왔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된 후 그 캠페인을 강화했다.
베이징은 워싱턴의 예측 불가능한 백악관과 대조적으로 자신을 안정적인 대안적 글로벌 파트너로 묘사하고자 했다.
이번 주 초에 이러한 외교적 접근이 효과가 있다는 몇 가지 징후가 나타났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인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과 유럽 이사회 의장인 안토니오 코스타(António Costa)는 지난 6일 시진핑 주석과 리창 중국 총리와 양자 관계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모든 잠재적 파트너십의 걸림돌은 베이징과 모스크바의 긴밀한 관계, 그리고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었다. 중국은 ‘오랜 친구’(old friend)의 러시아 침공을 비난하기보다는 ‘위기의 종식’(an end to the crisis)을 촉구했다.
시진핑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너무 가까이 지내는 것처럼 보이면, 유럽이 우정을 모색하는 시기에 유럽과 마찰이 생길 수 있다.
* 시진핑의 트럼프에게 보내는 메시지
중국 지도자는 또 다른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초기 시도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친밀한 개인적 관계를 강조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워싱턴이 모스크바와 베이징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시진핑은 트럼프에게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리고 싶어할 것이다.
시 주석은 러시아 언론에 보낸 서명 기사에서 “우리는 함께 우호와 신뢰의 유대를 파괴하거나 훼손하려는 모든 계략을 저지해야 한다”고 적었다.
러시아와 중국 지도자들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덮는 “골든 돔 미사일 방어망 계획”(plans for a Golden Dome missile defence)을 “심각한 불안정화”(deeply destabilising)로 묘사했으며, 그것이 우주를 무기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지도자는 모두 자신들이 믿는 바, 미국 패권에 맞서는 대안적 세계 질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초강대국인 반면 러시아의 힘은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할 것이다. 이는 더 이상 ‘동등한 협력 관계’(a partnership of equals)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의 경제가 약화되었고, 무기고와 군대가 고갈되었다.
서방의 제재는 모스크바가 경제적 생존을 위해 베이징에 훨씬 더 의존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세계 무대에서 크렘린궁은 심각하게 약화됐다. 불르그는 “러시아는 중국을 훨씬 더 필요로 한다”면서 “모스크바가 참아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은 탱크가 붉은 광장을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친구에게 의지할 수도 있고, 필요할 때 팀을 이룰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담한 발언과 미소, 악수, 그리고 가끔씩 하는 포옹 뒤에는 앞으로 몇 년 안에 표면화될 수 있는 불화와 불협화음(discord and disharmony) 의 잠재적 원인이 내재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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