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대만 등의 칩 산업 격변에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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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대만 등의 칩 산업 격변에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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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약 6,600억 원 직접 보조금 확정, 대출도 5억 달러 체결
동시에 동아시아 전역에 정치적 교착 상태가 발생하여 각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그 경제적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복귀로 반도체 회사에 수십억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조 바이든의 대표적 이니셔티브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한국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역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내년 1월 20일 제 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과 동시에 퇴임하는 46대 대통령 조 바이든과 그의 팀은 “칩 제조를 미국으로 다시 이전하기 위한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바이든이 2022년에 법으로 서명한 ‘칩스(CHIPS) 및 과학법’은 미국 내 반도체 연구 및 제조를 촉진하기 위해 2,800억 달러(약 406조 3,640억 원)의 자금을 책정했는데, 이에는 미국 기업과 외국 기업을 위한 390억 달러(약 56조 5,968억 원)의 보조금, 대출 및 세액 공제가 포함돼 있다.

이 법안은 의회에서 양당의 지지를 받았고, 최첨단 제조 시설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민주당과 공화당 성향의 주에서 모두 폭넓게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1월 20일에 취임함에 따라 칩스법의 미래는 불확실해 보이며, 바이든 행정부는 칩 제조업체들과의 복잡한 협상을 마무리하고 자금을 분배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직전 조 로건 익스피어리언스(Joe Rogan Experience) 팟캐스트에 출연해 해당 법안을 “너무 나쁘다(so bad)”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부유한 기업에 수십억 달러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세계 최대의 첨단 반도체 생산업체인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의 본거지인 대만 등이 미국으로부터 칩 산업을 ‘훔치고 있다’(stealing)고 비난했다.

칩스법에 따라 자금을 지원받는 24개 기업 중 대부분은 미국 기업인데,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미국의 인텔로, 지난달 미국 상무부로부터 직접 자금 79억 달러(약 11조 4,684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확보했다.

동아시아 4개 기업도 칩스법에 서명했다. 대만의 TSMC와 글로벌웨이퍼스(GlobalWafers), 한국의 삼성과 SK하이닉스이다.

최근 몇 주 동안 미 상무부는 TSMC와 글로벌 웨이퍼스와 구속력 없는 합의각서(nonbinding memorandums of agreement)에 서명한 데 이어, 이들과의 거래를 마무리했다.

TSMC는 애리조나에 4개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66억 달러(약 9조 5,812억 원)의 보조금과 50억 달러(약 7조 2,585억 원)의 대출을 확보했고, 글로벌 웨이퍼스는 미주리주와 텍사스주에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4억 600만 달러(약 6,678억 원)를 받는 계약을 최종적으로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칩스법이 미국 의회를 통과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이를 폐지할 수는 없지만, 분석가들은 그가 의도한 대로 법이 기능하기 어렵게 만들 수는 있다고 말한다. 대통령이 되면, 그는 상무부의 자금 분배를 차단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데, 이는 기술 거물 일론 머스크와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가 이끄는 새로운 이른바 정부 효율부(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가 주도하는 비용 절감 노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테크 인사이트(Tech Insights)의 부회장인 댄 허치슨은 트럼프 대통령이 칩스법의 일부 조건을 재협상하거나 새로운 법률에 따라 그 요소를 다시 포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치슨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에도 비슷한 작전을 펼쳤다며, 실질적으로 유사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기 위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에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개정 협정에서 NAFTA와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제안한 아시아와의 자유 무역 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Trans-Pacific Partnership)의 문구를 많이 따랐다.

허치슨은 중동의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정말 원하는 것은 모든 것에 자신의 브랜드를 내세우는 것이다. 그의 모든 호텔과 리조트, 그리고 다른 모든 것에서 그걸 볼 수 있다.”면서 “그것은 그의 전형적인 행동 방식인데, 칩스법안에서도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칩스법의 아시아 파트너 가운데 대만의 TSMC는 미국 투자를 늘리기 위해 가장 눈에 띄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대만 기업은 앞서 말한 구속력이 없는 협정 각서에 서명한 데 이어 지난달 애리조나에 반도체 제조 공장 4곳을 건설하기 위해 66억 달러의 보조금과 50억 달러의 대출을 확보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의 중국 및 아시아 수석 분석가인 침 리(Chim Lee)에 따르면, 다른 아시아 기업들은 지난 2년간의 지연과 자체적인 사업적 어려움으로 인해 덜 신속하게 움직여 왔다.

지난 4월 한국의 삼성은 텍사스에 있는 생산 시설을 확장하는 데 450억 달러(약 65조 3,265억 원)를 투자하는 비구속적 계약을 체결했고, 그 대가로 64억 달러(약 9조 2,928억 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8개월이 지났지만 협정에 대한 진전은 전혀 발표되지 않았다.

10월에 한국의 기술 대기업은 중국 경쟁사와의 경쟁으로 인해 실망스러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이례적으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에 38억 7천만 달러(약 5조 6,192억 원) 규모의 시설을 짓는 것과 글로벌 웨이퍼스가 텍사스와 미주리주에서 실리콘 웨이퍼 생산에 40억 달러(약 5조 8,080억 원)를 투자하는 것에 대한 각각 4월과 7월에 발표된 비구속적 계약의 상태에 대한 추가적인 업데이트는 없었다.

그러나 12월1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칩스법에 따라 ‘SK하이닉스’에 4억 5,800만 달러(약 6천600억 원) 대의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한 계약을 최종적으로 체결했으며, 이와 함께 최대 5억 달러(약 7천248억 원)의 정부 대출도 지원한다고 미 상무부가 이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대만 국립해양대학의 기술법 교수인 야치 치앙(Yachi Chiang)은 대만의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 정부가 미국 보조금을 받는 대가로 애리조나에 공장 3곳을 짓겠다고 약속한 650억 달러(약 94조 3,345억 원) 이상을 TSMC에 투자하라고 요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IU의 침 리는 “트럼프 정권으로 바뀌면서 기업들이 협상을 더 이상 확대하려는 의욕을 잃을 수도 있다”면서 “재협상은 자금 분배를 지연시킬 수 있고, 일부를 훼손할 수도 있다. 자금 할당은 법안이 통과된 이후로 이미 2년 이상 걸렸다. 기업은 기다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어 “물론, 이는 양방향으로 적용된다. 일부 회사의 경우, 미국에서의 생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강력한 인센티브가 없다면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시아의 기술 기업들은 생산 시설을 국내 근처에 두는 데에는 다른 인센티브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대만은 작년에 칩스법에 상응하는 자체 법안을 제정해 현지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보조금과 세금 감면을 강화했다. 일본은 올해 초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인 라피더스(Rapidus)에 39억 달러(약 5조 6,604억 원)의 보조금을 승인했으며, 도쿄는 공공 및 민간 부문 자금을 통해 최대 650억 달러(약 94조 3,410억 원)를 지출하여 반도체 제조업체 이웃들을 따라잡을 계획이다.

한편, 중국은 최근 미국의 수출 통제와 첨단 기술 획득을 억제하려는 다른 시도에 대응하여 칩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450억 달러(약 65조 3,085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대만 경제부는 알자지라에 트럼프가 취임하기 전에는 칩스법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만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대만이 군비를 더 늘려야 한다는 대통령 당선자의 비판에 따라 국방에 ‘진지하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150억 달러(약 21조 7,740억 원) 규모의 무기 구매 계약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동아시아 전역에 정치적 교착 상태가 발생하여 각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그 경제적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만의 윌리엄 라이칭더(賴清德, William Lai Ching-te) 총통은 국가 원수로서 트럼프와 교류할 수 있지만, 국내 정책적으로는 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 때문에 제약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한덕수 권한대행(총리)은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심의하는 가운데 임시 대통령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통령 직무 정지를 당한 윤석열은 단명(6시간짜리)한 계엄령 선포로 인해 탄핵됐다.

일본에서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10월 조기 총선에서 자유민주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잃은 후, 소수 정부를 이끌고 있다. 내년에 일본 참의원 2차 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앞으로 더 큰 불확실성이 예상된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프로그램 수석 고문인 윌리엄 라인쉬(William Reinsch)는 칩스법(반도체법)이 동아시아 지도자들의 관심사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라인쉬는 알자지라에 “나는 한국, 대만, 일본이 칩스법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한 큰 그림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들은 미국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자신의 국방 예산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중국과 관련하여 미국 정책에 가장 잘 부합하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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