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한반도의 1/2로 본 러시아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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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한반도의 1/2로 본 러시아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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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 대연평도에서 실시한 K9 사격훈련/국방부

가끔 우리 자신도 착각하곤 한다. 우리는 한반도의 반쪽 국가라고.

최근 북-러 조약을 체결한 러시아도 같은 착각을 했다. 북한이라는 위험한 폭탄을 달고 다니는 결손(缺損) 국가처럼 한국을 낮춰 봤다. 우리에게 위협의 경고를 날린 것이다. 마치 자신이 그 폭탄의 도화선이라도 점유한 것처럼 말이다. 반쪽은 영토 개념이지 외교 개념이 아니다.

러시아가 갑자기 온순해진다. 우리 대통령실의 엄중한 경고가 나온 다음부터다. ‘너희들이 하는 만큼 우리도 해 주겠다.’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의 수준을 말한다. 우-러 전쟁에 우리가 개입하는 날부터 전세가 달라진다는 걸 모르는 러시아가 아니다. 그럼 뭔가? ‘우리가 뭐라든 그냥 끙끙 앓기만 하겠지!“라고 푸틴은 쉽게 생각한 것이다.

27일,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부 차관이 우리 측에 “북-러 조약은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오직 침략이 발생한 경우만을 상정한 방어적 성격의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물론 북한의 주적이 우리라는 점에서 논리적 모순이지만, 우리에게 경고하던 태도에서 한발 물러선 건 분명하다.

우리는 이번 ’러시아의 착각‘ 이 대목에서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똑바로 보아야 한다.

그동안 우리가 안보 문제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해 온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중국이나 공산권 국가 시장을 잃지 않으려는 실리적 판단과 함께 번번이 좌파 정권에 의해 의도적으로 왜곡된 안보 정책 때문이다. 지금 그 두 가지 모두 달라졌다. 우리는 지금 중국과 결별한 우파 정권 국가이다. 그런데도 왜 푸틴은 여전히 착각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던 걸까. 한국은 좌파 세력이 강해 늘 전쟁을 피하려는 국가로 인식돼 온 탓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굴종이다. 최근 ’셰셰‘ 하던 야당 대표도 있었으니 착각할 만도 하다.

결정적으로 달라진 게 하나 더 있다. 북한이다. 우리는 어떤 환경에서도 동족으로서 북한을 대해 왔다. 때로는 관용으로, 때로는 굴종적으로. 그런데 북한 스스로 우리와 헤어질 결심을 한 건 뜻밖이다. 통일이나 교류는 다음 문제이고, 외교적으로만 보면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큰 다행이다. 마치 왼손만 쓰다가 두 손 다 쓰는 격이 됐다.

러시아나 중국이 늘 착각해 온 북한의 전쟁 위협에 대해 사실 우리는 큰 비중을 두지 않았었다. 지금 우리의 국방력으로 북한 정도를 위협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전쟁 위협이란 포탄을 얼마나 맞았을 때 어느 정도 상처를 입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남북 간 전쟁이 일어나면 며칠 안에 북한이 멸망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본질이다. 북한을 두려워하는 세력은 저들에게 발목 잡힌 좌파 말고는 없다.

사실 북한에게 녹슨 포탄을 받고 러시아가 줄 수 있는 첨단 무기라는 게 겨우 90년대 초반 버전들 아닌가. 이후 30여 년 동안 글로벌 방산 시장은 반도체를 빼고는 얘기가 되지 않는다. 군사용 첨단 반도체에 관한 한 미국을 포함하여 대한민국에 큰소리를 칠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러시아가 쥔 카드는 없다. 위성 기술이라면 모르겠으나 그 또한 지금의 북한에게는 한여름의 모피코트나 다름없다. 수호이-35가 지금의 북한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가. 밀과 기름을 더 주는 게 옳다. 북한 김정은에 대한 푸틴의 희망 고문이 오히려 동아시아 정세를 긴장으로 몰고 가서 한국이 핵무장을 할 명분을 준다면 공산권으로서는 더 큰 패착이 된다.

지난 25일, 우리 군이 북한의 오물 풍선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실시한 사격훈련이 러시아에 주는 메시지가 아주 강했을 것이다. K9과 다연장로켓 천무, 스파이크 미사일, 유도로켓 비궁 등 290발을 사격했다. 이런 첨단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줄 수 있다는 의미로 푸틴은 받아들였을 것이다.

러시아의 착각이 우리로선 반면교사가 된다.

평화를 위해, 또는 교역을 위해 굴종하는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굴종을 위한 자기합리화일 뿐이다. 안보의 틀을 확고하게 세운 후 평화와 교역을 도모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이득이 크다.

특히 지금 우리가 그럴 시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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