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중생의 죽음과 반미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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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중생의 죽음과 반미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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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정을 팽개치고는 북한과의 대화나 반미의 정당성도 찾기 어렵다

 
   
     
 

중학생 두 어린 목숨이 미군의 장갑차에 치어 사망한 사건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시대적 불행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미군장갑차에 희생된 두 여중생을 기리는 분향소

억울한 죽음에 대한 미군의 안이한 사후처리 태도에는 욕이 절로 나온다. 원통함마저 느낀다. 어떻게 아직 어린 두 생명을 죽여놓고 그렇게 뻔뻔할 수가 있을까.

그러나 다시 한번 냉정하게 짚어 본다면 미군들 개인의 사생활까지 완벽하게 통제하기 어려운 현실적 요인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일부 파렴치하고 몰상식한 미군들도 있고, 또 불의의 사고로 이런 어이없고 끔찍한 여중생 사망사건이 터지기도 하는 것이다.

한국에 주둔한 미군들에 의하여 저질러진 그 동안의 사건 사고들을 떠올려 보면 약소국 국민으로서의 설움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에 미군 측을 두둔할 의사는 눈꼽만큼도 없다. 그러나, 이 사고를 누구도 원치 않던 불의의 사고로 보지 않고, 굳이 미군 측이 일부러 저지른 살인사건쯤으로 몰아가는 것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미군은 미군 측의 과실을 인정하여 사과했고, 합당한 보상 등 필요한 후속조치도 약속을 한 것으로 안다. 미군들은 유사한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며, 또한 필요한 후속조치에 대해 약속한 만큼 그 약속을 분명히 지키리라 믿는다.

▲ 미군철수를 주장하고 있는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심미선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의 배너

우리가 그들에게 정당한 주권국으로써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는 한미행정협정이 제도적으로 개선 정비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에서 그와 유사한 책임회피가 정당화되거나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공무원들의 집단적 비리 등, 행정감독이 철저하지 못한 가운데 중 고등학생 140여 명이 죽고 다치는 엄청난 희생을 인천에서 경험했다.

'인현동학생참사' 집단참사가 터지고 나서 여론에 밀린 인천시는 서둘러 재발방지와 합리적 보상을 시민사회에 대고 약속하였고 피해자단체와 '합의서 '라는 걸 작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스스로 천명한 약속을 지키기는 커녕 명백한 합의를 파기하고, 도탄에 빠져 있는 시민들을 정신적, 경제적 신체적 고통 속에 몰아 넣어 3년 동안을 방치하고 피를 말리며 피해자들의 고통을 극대화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고집하고 있을 뿐이다.

▲ 인천시 행정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는 '인천화재 학생참사 부상자 대책위원회'의 배너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연출하며 3년이 지나는 동안 피해자 측 변호사를 비롯한 법원 가의 사람들은 인천시 입장에 짜 맞춘 듯한 판결의 진행을 이루어 내었다. 어이없는 '기각판결!' 피해자가 패소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담당변호사는 인천시가 약속한 그 동안의 물증들을 캐물어 그 이행을 적절히 추궁하지 않은 것은 물론, 한술 더 떠 "합의를 성립시키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피고시는 원고들 및 선정자들이 합의가 성립될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입을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고 말도 안 되는 식의 엉터리 주장을 하기도 했다. 참으로 한 통속이 아니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피해시민들로써는 이해할 수 없는 재판이 진행된 것이다.

보도자료 "시민에게 드리는 말씀"(1999년 12월 21일). 인천시의회 총회 단상에서의 발표(2000년 3월 11일). 부대위와 인천시간의 "합의서"(2000년 3월 20일). 국정감사장에서의 합의이행 증언(2000년 10월 30일) 등, 언론매체를 통하여 인천시장에 의해 공표 되고 약속했던 "사망자의 보상을 기준으로 전문가의 판정을 통한 부상자의 상해 및 장해등급을 고려해서 합리적으로 기준 액을 책정 지급한다."고 했던 인천시의 철석같은 약속이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고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정치와 행정은 책임회피를 위하여 피해자들이 지쳐 죽을 때까지 약속을 팽개쳐도 무방하고, 그 동안에 뇌물수수, 불법묵인, 결탁, 방조 등을 저질렀던 공무원들은 일찌감치 모두 풀려 나왔지요. 그들에게 힘없는 시민의 권리나 인권은 별로 고려할 대상도 아닌 듯 여겨지니, 이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행정이고 정치라는 현실에 이 시대를 사는 같은 학생들의 참사사건을 놓고 판이하게 다른 이율배반 마저 느끼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 인천화재 참사의 부상자들

인현동 학생참사!
어린 학생들 57명이 사망한 엄청난 시민의 비극!

3년이 지난 지금도 병상에서 똥오줌을 받아 내 가며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한 아이가 있고, 힘없는 부모에게 살려달라고 눈물로 애원하는 자식이 있지만, 의식이 회복되기를 고대하며 뼈를 깎는 사투와 같은 장기간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중이다.

합의를 해 놓고도 정신적 경제적 고문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당국!

호프집이라는 이유로 피해자들은 100% 보상을 포기하고 인천시가 천명하고 합의한 70% 보상을 수용하겠다는 시민들인데, 그 약속을 팽개치고 3년을 끌고 있는 이 통탄할 사실을 이 정부는 어떻게 국민들에게 설명을 할 것인지 의문이며, 이 억울한 피해자들을 방치하며 두 여중생의 목숨만 중요하다고 시민사회가 떠들썩한 세상이 되어있는지 솔직히 이해하기가 어렵다.

반미를 외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필자는 분명 친미주의자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을 어느 정도는 안다고 자부하기에, 지금 일부의 사람들이 외치는 격앙된 반미의 목소리가 오히려 우려스럽기도 한 시민이다.

북한집단의 생리는 이미 우리가 많이 겪어왔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그 괴수는 호시탐탐 적화야욕을 불사르며 살아온 사람이며 쉽사리 적화통일을 포기하지 않을 사람이라는 사실을 국민은 알고있다. 지금 반미주의자들이 외치는 '미군 나가라!' 는 바로 휴전선 철책 북쪽에 커다란 글씨로 쓰여져 있는 구호이다. 지금이라도 김포 애기봉 전망대에 가서 보면 금방 볼 수 있다.

▲ 7월 31 시청앞 '49재 추모제'에 참석한 국회의원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

과연 미군이 이 나라를 떠난 후에 중국과 소련을 등에 업은 북한의 야욕으로부터, 우리의 자주국방이나 민주주의가 지켜진다는 보장이 있는 것인지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다. 북에 대한 맹목적 환상이나 집착이 참으로 걱정되는 시기이고 민주주의가 더욱 절실히 생각나는 시절이기도 하다. 꼭 임기 내에 뭐가 이뤄지게 되기를 집착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일방적으로 이용당할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솔직히 벗어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사람의 생명은 물론 소중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적지않은 생명을 희생하면서도 지켜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이기도 하다. 정부 당국은 내정에 만전을 기한 후에야 북한과의 대화나 반미의 정당성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부디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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