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순간 시내 쪽을 바라보니,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대대장님이 트럭주변에 서성이며, 중대장들을 부르는 모습, 그때까지 대대장님은 광주사태가 별게 아닌걸로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못 먹어도 Go ?
몸 사리는 대대장님, 대대장님께 용기를 내 물어봤다. 대대장님 어디로 갑니까 ? 광주교대 캠퍼스가 목표란다. 그런데, 사태가 심상치 않으니, 가느냐 마느냐 ? 연대장이 달려오고, 1-2 시간이 지난후,
전원 철수 ! Go Back ! 아니, Get Back ! 상무대로.
좁은 상무대가 복닥거리기 시작했다. 불시에 연대 병력이 들이 닥쳤으니, 어디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었던가 ? 항상 배가 곱팠다. 왜냐고 묻지마라. 지금 생각해도 짜증나니까 !
또 텐트를 쳤다. 연대 의무대장을 만났다. 평소에 안면이 있었기에 인사를 했더니,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자존심이 좀 상했지만, 금방 이해가 됐다. 평소엔 특과인 그도 완전군장에 피로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 당시 상무대에서는 ROTC,육사출신 소대장들이 자대 배치를 기다리며, 교육을 받고 있었기에, 우리 연대 병력과 뒤썩여 혼란 스러웠다. 거기에다가, 이튿날에는 다른 연대 병력까지 가세하게 되었다.
대대장님이 사단 정황을 알려줬다. 우리 사단 60 트럭들이 빈차로 내려오다, 광주 톨게이트 근방에서 10여대가 탈취를 당했다, 게다가 사단장님 찝차까지 빼았겼다. 운전병들은 보리를 베던 낫을 든 폭도들에게 찍혀 중상이고, 다른 운전병들은 실종이라고...... 뭐가 뭔지 얼른 생각이 나지않아 실실 웃기만했다. 이게 진짠지 ?
밤이 왔다. 인접대대에서 일개 소대가 교외로 매복을 나갔다가, 폭도들의 사격을 받아 전 소대가 혼비백산했다는 무전이 밤새도록 날아들었다. 하필이면 우리가 자는 텐트 바로 앞에 상황실 무전 차량이 주차되어, 밤새도록 다급한 목소리의 무전이 오고가고 했다. 참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
자세히 들어보면 별것도 아닌것 같은데, 급 핏치를 올려 오도방정을 떠는 무전병들이 한심했다는 애기다. 진짜 전쟁이나도 저렇게 불필요한 무전을 함부로 날릴수있을까 ? 하여튼, 짜증으로 인해 그날밤 잠을 한잠도 못잤다.
다음날, 22일인지, 23일인지, 모르겠다. 우리 연대가 다시 출동 준비를했다. 이번엔 헬기로 공수되어 광주도청에 내린단다. 광주비행장 헬기장 앞에 전 연대 병력이 모이고, 연대장을 비롯한 각 대대장이 도청 상황을 미리 파악하려고, 헬기 두대에 나누어 탑승해서 도청 상공까지 갔다왔다.
우리들은 마냥 땅바닥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했는데, 이윽고 연대장을 비롯한 대대장이 탄 헬기가 돌아와, 우리들 앞에 착륙을 했다. 헬기 조종사가 급히 내려와 기체 점검을 하는 모습이 들어온다. 그리고는 경악한다.
햐 ~ 시발 ! 대여섯 발이나 맞았네 ! 허걱 ! 5-6발이 기체에 명중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서 한다는 말,
나 안가 ! 자신은 도청 공수작전에 죽어도 안 간단다. 아니, 못 간단다. 자신은 처 자식이 있다나 ! 이자 이거, 군기 빠진 자가 분명하다. 누군 처자식이 없나 ! 나참 !
헬기 조종사의 반란으로 또 긴 작전 회의가 시작됐음이 분명하다.대대장들, 연대장이 눈에 안 보임이 그 증거였다. 쫄병들만 죽어라고 고생, 족히 3-4 시간은 퍼질러 죽치고 기다렸을게다.
점심도 못먹은 채로.... 16:00 시가 다 되서니, 뭔가 결정이 있은 모양이다. 다시 지휘관들이 나타나고, 헬기들마다 일개 분대씩 태워져 어디론가 날아간다. 이렇게 많은 연대 병력을 4-5대의 헬기로 수송하다간,날새겠다, 날새 ! 이런 생각도 잠시 잠깐, 드디어 우리들 차례가 되었다.
헬기는 기체를 기우뚱거리며 이륙하여, 상무대 이층 높이의 건물을 들이 받기라도 하듯이 옆으로 게 거름쳐 날아올라, 10여분 뒤 이름모를 산중턱에 내려놓았다.
<글-진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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