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운/김병철 기자] 도시의 미래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먼저 방향을 정하고, 누군가는 먼저 책임을 지며, 누군가는 먼저 투자해야 한다. 화성도시공사가 3기 신도시 사업 참여를 위해 검토 중인 400억 원 현금 출자는 바로 그 출발점에 놓인 숫자다. 겉으로 보면 하나의 재정 계획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이 돈은 단순한 예산이 아니라 화성이 자기 도시의 미래를 외부의 손에만 맡기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3기 신도시는 「공공주택특별법」에 기반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사업으로 추진된다. 그러나 이 사업의 의미를 단순한 공급정책으로만 읽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이제 신도시는 더 이상 집만 짓는 사업이 아니다. 어느 도시가 개발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치와 이익을 누구의 삶으로 환원할 것인가를 둘러싼 지역 경쟁의 무대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화성도시공사의 참여 검토는 단순한 동참이 아니라 지역 맞춤형 개발 주체로서의 자리매김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화성진안지구와 화성봉담3지구는 그 규모부터 결코 가볍지 않다. 화성도시공사 추정에 따르면 진안지구는 약 12조 원, 봉담3지구는 약 2조 원 수준이다. 현재 검토되는 참여 비율은 진안 1%, 봉담3 1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총사업비 기준으로 단순 산술하면 진안 1,200억 원, 봉담3 3,000억 원으로 총 4,200억 원 상당의 사업 참여 가능성이 열린다. 물론 사업 여건에 따라 변동될 수 있고, 공공임대주택 등 건축사업이 본격 포함되면 추가 사업비도 필요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지금 중요한 것은 액수의 크기보다 화성이 이 판에 왜 들어가는가에 대한 이유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개발이익을 지역 안에 남기기 위해서다. 그동안 대규모 택지개발은 중앙 공공기관이나 외부 사업자의 주도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고, 정작 사업의 직접적인 생활 부담은 지역이 지는 반면 실질적인 이익은 지역 밖으로 흘러간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신도시가 들어서면 교통, 교육, 생활 SOC, 환경, 행정수요까지 지역의 부담은 늘어난다. 그렇다면 그 개발의 성과 역시 지역 안에서 다시 쓰일 수 있어야 한다. 화성도시공사의 참여는 바로 이 지점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더 주목할 부분은 지방공기업 참여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광역 차원에서는 GH가 20~30% 수준의 지분으로 참여한 사례가 있고, 기초 단위에서도 하남 교산 5%, 과천 과천 15%, 남양주 왕숙2 1%, 부천 역곡 15%, 고양 창릉 10%, 부천 대장 10%, 안산 장산 10%, 광명·시흥 0.1%와 0.5%, 의왕·군포·안산 0%·1%·3% 등 다양한 참여 전례가 존재한다. 화성도 이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뒤늦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조건과 규모에 맞는 참여 구조를 설계해야 할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400억 원은 단순한 시작 자금이 아니다. 이는 화성시 출자와 공사채 발행 등 후속 조달 계획을 포함한 큰 그림 속에서, 화성도시공사가 도시개발의 주변이 아니라 중심으로 들어서는 첫 문턱이다. 그 문턱을 넘는 순간 화성도시공사는 단순한 시설관리형 공기업이 아니라 도시의 장기적 성장 구조를 설계하는 전략형 공기업으로 역할을 넓히게 된다. 도시가 커지는 시기에는 공공의 시야도 넓어져야 한다. 화성도시공사의 이번 판단은 바로 그 변화의 신호로 읽힌다.
기자수첩의 눈으로 보면, 이번 3기 신도시 참여는 조심스러운 도전이 아니라 오히려 필요한 선택에 가깝다. 화성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는 도시 팽창의 과실을 외부가 가져가게 두기보다, 지역이 일정한 몫의 책임과 권한을 함께 지는 구조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개발은 도시의 외형 확장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미래 체력으로 전환된다. 그 첫 단추가 지금 화성도시공사가 꺼내든 400억 원이다. 도시의 내일은 이렇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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