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경 시선] 국가계획에 넣고도 못 움직인 분당선 오산 연장…정부는 더 이상 오산의 시간을 지체시켜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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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경 시선] 국가계획에 넣고도 못 움직인 분당선 오산 연장…정부는 더 이상 오산의 시간을 지체시켜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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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한마디 "계획에 넣었으면, 이제는 실행으로 답할 때다"
송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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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운/송은경 기자] 오산시가 다시 세종으로 갔다. 지난 16일 이권재 시장과 교통정책과 관계자들은 기획예산처 재정성과국을 찾아 분당선 오산 연장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 조속 선정을 강하게 요청했다. 표면적으로는 간담회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이미 국가계획에 반영된 사업이 왜 아직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지를 중앙정부에 다시 묻는 자리였다. 이 장면이 보여주는 현실은 분명하다. 오산은 지금 새로운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필요성이 인정된 사업을 제때 추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분당선 오산 연장사업은 서울 왕십리에서 강남, 성남 분당, 용인 수지·기흥, 동탄을 거쳐 오산대역까지 연결하는 광역철도 사업이다. 수도권 남부의 교통축을 잇는 노선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단순한 연장사업 수준을 넘어선다. 오산만의 노선이 아니라 분당·용인·화성·오산으로 이어지는 생활권을 실제 철도망으로 완성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출퇴근과 통학, 산업단지 접근, 신도시 입주 수요, 광역버스 혼잡 완화까지 함께 엮여 있는 구조라면 이 사업은 이미 지역 현안이 아니라 수도권 남부 교통정책의 시험대에 가깝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뜬금없이 제기된 구상이 아니다.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다. 이 한 문장이 갖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은 중앙정부가 해당 노선의 정책적 필요성과 중장기적 타당성을 일정 부분 인정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분당선 오산 연장은 ‘될 수도 있는 사업’이 아니라, 국가가 이미 공적 계획 안에 넣어 둔 사업이다. 그럼에도 후속 절차인 예타 대상 선정 단계에서 계속 멈춰 서 있다면, 문제는 사업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중앙행정의 추진 의지와 판단 속도에 있다고 봐야 한다.

그동안의 경과를 봐도 그렇다. 국가계획 반영 이후 경기도와 오산·용인·화성시는 협의를 이어왔고, 2022년에는 국가철도공단의 타당성 조사까지 진행됐다.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2024년 12월 국토교통부가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 신청을 했고, 이후 보완을 거쳐 올해 1월 재신청까지 이뤄졌다. 그런데도 최종 선정에서는 제외됐다. 이 지점에서 시민들이 느끼는 답답함은 단순한 실망이 아니다. 이미 계획에 넣고, 조사하고, 신청하고, 재신청까지 했는데도 계속 문턱에서 멈춘다면 대체 어느 단계에서 무엇이 얼마나 부족하다는 것인지, 정부는 보다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행정이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는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조금 더 검토하자’는 식의 반복이다.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말은 책임이 아니다. 오히려 결정을 늦추는 가장 익숙한 행정 언어일 때가 많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기획예산처 재정투자심의관은 사업 필요성에 공감하며 실질적 추진을 위해 보완할 부분을 함께 검토하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대화의 문을 열어둔 점 자체는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오산시민이 지금 듣고 싶은 말은 ‘공감’이 아니라 ‘언제, 무엇을, 어떻게 보완하면 예타 대상 선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에 대한 구체적 답변이다. 계획은 국가가 반영했고, 신청은 국토부가 했고, 보완도 이미 거쳤다. 이 정도면 이제 정부가 모호한 원론이 아니라 명확한 판단 기준을 제시할 차례다.

오산시가 이번에 내세운 핵심 논리는 분명하다. 과거 분석에는 현재의 개발 여건과 장래 수요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시는 세교3지구 3만3000세대와 화성 금곡지구 1만3000세대 규모가 기존 교통수요 분석에 제대로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 수요가 반영되면 B/C, 즉 비용 대비 편익도 다시 판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지적은 단순한 희망 섞인 주장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광역철도 사업의 경제성은 정태적 숫자가 아니라 변화하는 도시구조와 인구 유입, 생활권 확장, 주변 개발계획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반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수만 세대 규모의 신규 수요를 반영하지 않은 채 과거 자료로 현재와 미래를 재단한다면, 그 평가는 정밀한 분석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놓친 계산이 될 수 있다.

특히 오산은 이미 한 차례 뼈아픈 경험을 했다. 세교1·2지구 개발 당시 광역교통 인프라가 제때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시민 불편이 컸다는 점은 지역사회가 반복적으로 제기해 온 문제다. 도시개발은 앞서갔지만 철도와 도로, 광역연계망 확충은 뒤따르지 못했고, 그 결과 출퇴근 시간의 혼잡과 이동 불편은 고스란히 시민이 감당해야 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신도시를 계획할 때마다 늘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입주가 시작된 뒤에야 교통 대책을 뒤늦게 보완하는 일이 반복됐다. 이쯤 되면 교통은 개발의 부속계획이 아니라 선행조건이어야 한다는 상식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그래서 분당선 오산 연장은 단지 한 도시의 숙원사업이 아니다. 세교3지구와 화성 금곡지구 등 향후 확장될 주거·생활권을 감안하면, 이는 사후처방이 아니라 선제 대응의 문제다. 철도는 도시가 다 찬 뒤에 넣는 인프라가 아니다. 도시가 커질 것을 알고 있다면 미리 놓아야 하는 기반시설이다. 개발을 먼저 해놓고 교통은 나중에 검토하는 방식은 결국 시민에게 불편을 비용처럼 떠넘기는 구조에 불과하다. 정부가 3기 신도시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말하면서 정작 광역교통망은 속도를 내지 못한다면, 주택정책과 교통정책은 따로 가는 셈이 된다. 그 불일치는 결국 지역 현장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다. 오산이 바로 그런 경고등이다.

이권재 시장이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이미 반영된 사업임에도 예타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다”며 “경기 남부 3기 신도시의 선제적 교통망 확충은 오산뿐 아니라 경기도와 국가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고 밝힌 대목은 그래서 더 무겁게 읽힌다. 이 발언의 핵심은 ‘오산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는 데 있다. 실제로 분당선 연장은 경기 남부 전체 이동 구조를 바꾸는 사업이다. 동탄과 오산, 용인과 분당, 서울 강남권까지 이어지는 축에서 철도 연결성은 지역의 체감 이동시간과 산업 접근성, 생활권 통합 수준을 좌우한다. 수도권 남부가 이미 하나의 거대한 경제·생활권으로 움직이고 있다면, 교통체계도 그 현실을 따라가야 맞다.

오산시가 시민 공감대 확산에 나선 것도 그냥 보여주기 식 행보로 볼 일은 아니다. 지난 3월 17일부터 4월 20일까지 진행 중인 범시민 서명운동에는 현재까지 1만1368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이 숫자는 단순한 참여 인원이 아니다. 중앙정부가 놓치기 쉬운 현장 체감의 총량이다. 시민이 광역철도를 원하는 이유는 거창한 개발 구호 때문이 아니다. 더 빨리, 더 안전하게, 덜 지치며 이동하고 싶기 때문이다. 교통은 곧 삶의 질이고, 시간이며, 기회 접근성이다. 출근시간 10분, 20분의 차이는 직장과 육아, 교육과 여가의 질을 바꾼다. 철도 하나가 도시 경쟁력을 바꾼다는 말은 추상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에서 가장 먼저 증명된다.

여기에 오산시가 지난달 용인시와 화성시에 분당선 연장사업 실무협의회 구성을 공식 제안한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는 사업의 본질이 행정구역별 단독 요구가 아니라 공동 생활권 차원의 광역 대응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미 수도권 남부의 이동은 행정경계를 무의미하게 만든 지 오래다. 오산 시민은 화성으로 출근하고, 용인 시민은 동탄을 거쳐 서울로 이동하며, 산업과 주거, 소비와 교육은 하나의 축으로 연결돼 있다. 그런데 철도 정책만 행정단위를 쪼개 접근한다면 현실을 거스르는 것이다. 오산·용인·화성의 공동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경기도 역시 단순한 지원 수준을 넘어 실질적 정치·행정력 결집에 나서야 한다.

이제 더 직접적으로 말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분당선 오산 연장을 더 이상 ‘추가 설명이 필요한 사업’처럼 다뤄서는 안 된다. 국가철도망에 반영한 것은 정부였고, 타당성 검토를 진행한 것도 정부 체계 안이었으며, 예타 대상 신청과 재신청의 과정을 밟은 것 역시 정부 행정라인을 통한 절차였다. 그럼에도 계속 결론을 유보한다면, 그것은 사업 부족보다 정부 판단의 지체가 더 큰 원인일 수밖에 없다. 오산시는 더 강하게 요구해야 하고, 국토교통부는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더 분명한 논리를 세워야 하며, 기획재정부는 더는 원론적 답변 뒤로 숨지 말아야 한다.

오산 입장에서 지금 가장 위험한 것은 ‘또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다. 예타 대상 선정이 밀리고, 보완이 반복되고, 재검토가 이어지는 사이 도시는 계속 커진다. 세교3지구는 멈춰 서 있지 않고, 시민의 통근도 미뤄지지 않으며, 교통불편도 행정 속도에 맞춰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편은 누적되고, 사업비는 높아지며, 정책 신뢰도는 떨어진다. 결국 늦어진 인프라는 나중에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온다. 지금 결단하지 않는 비용은 결국 미래의 재정부담과 시민 불편으로 청구된다.

오산시는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세종 방문을 한 차례 성과처럼 소비할 일이 아니라, 예타 대상사업 선정이 실제 가시화될 때까지 논리와 자료, 정치권 공조와 시민 여론을 총동원해야 한다. 특히 세교3지구와 화성 금곡지구 반영에 따른 수요 재산정 논리는 보다 정교하고 공격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사업성이 좋아질 것”이라는 수준이 아니라, 왜 기존 평가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는지, 누락된 수요가 어떤 구조적 왜곡을 낳았는지, 이를 보완하면 어떤 정책 효과가 발생하는지를 더 촘촘하게 증명해야 한다. 중앙정부가 숫자를 본다면, 오산시는 그 숫자가 왜 다시 계산돼야 하는지로 승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분명히 하자. 분당선 오산 연장은 지역 정치의 홍보용 구호로 소비돼서는 안 된다. 이것은 27만 시민의 이동권 문제이고, 경기 남부의 생활권 재편과 직결된 교통정책이며, 이미 국가가 한 차례 필요성을 인정한 사업이다. 여기까지 와서도 다시 늦어진다면 그것은 단순한 절차상의 지연이 아니다. 오산시민에게 “당신들의 불편은 아직 정책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부는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선 안 된다. 분당선 오산 연장은 이제 검토의 대상이 아니라 관철의 대상이어야 한다. 오산시는 끝까지 밀어붙여야 하고, 정부는 끝내 결론으로 답해야 한다. 그 책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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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채플 2026-04-19 16: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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