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의회는 점검의 책임을 세우고, 집행부는 결과로 답해야 한다…수원특례시의회 결산검사, 형식 넘어 실질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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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회는 점검의 책임을 세우고, 집행부는 결과로 답해야 한다…수원특례시의회 결산검사, 형식 넘어 실질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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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마디 "의회는 틀을 세웠고, 이제 집행부가 답할 차례다"
김병철 기자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수원특례시의 2025회계연도 결산검사가 본격적인 출발선에 섰다. 지난 3월 6일 오전 의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결산검사위원 위촉식은 겉으로 보면 크지 않은 일정이었다. 위촉장을 수여하고 인사말을 나눈 뒤 기념촬영으로 마무리되는 익숙한 행정 절차였다. 그러나 결산검사는 본래 조용히 시작해도 결코 가볍게 끝나선 안 되는 일이다. 예산은 편성될 때보다 집행된 뒤가 더 중요하고, 그 집행의 적정성을 따져 묻는 결산검사는 지방의회의 감시 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대표적 절차이기 때문이다.

이번 결산검사는 4월 10일부터 29일까지 20일간 진행된다. 이 기간 동안 위원들은 수원특례시가 2025회계연도에 사용한 예산 전반을 들여다보게 된다.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그 지출은 당초 목적에 맞았는지, 절차상 문제는 없었는지, 사업 성과는 예산 규모에 걸맞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이다. 결국 결산검사는 단순한 숫자 확인이 아니라 행정의 태도와 책임을 검증하는 시간이라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결산검사는 법적 근거와 구성 측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틀을 갖췄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 결산검사는 시의원 2명과 회계·재정 전문가 4명, 그리고 행정 경험을 갖춘 전직 공무원 1명 등 총 7명이 위촉됐다. 구성만 놓고 보더라도 의정적 시각과 실무 전문성이 비교적 균형 있게 반영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지방재정이 해마다 더 복잡한 구조를 띠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전문성을 갖춘 위원단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 위원 명단을 보면 수원시의회 윤명옥·이재선 의원이 참여해 의정의 관점에서 예산과 정책의 연결 구조를 짚을 수 있게 했고, 회계사 이수승 위원과 세무사 박찬호·서현일·이상준 위원이 재정 집행의 적정성과 수치의 타당성을 분석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여기에 김선재 전 영통구청장이 행정 경험을 토대로 실무 과정의 현실성과 내부 작동 구조를 읽어낼 수 있는 축으로 자리한다. 이 같은 구성은 최소한 외형상으로는 결산검사가 단순 요식행위가 아니라 실질적 검증 절차로 기능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한 셈이다.

여기서 의회의 역할은 분명하다. 의회는 예산을 승인하는 기관인 동시에, 결산을 통해 그 승인 결과를 다시 검증하는 기관이다. 편성 단계에서 동의한 예산이 실제 집행 과정에서 어떻게 흘러갔는지, 그 과정에 낭비와 왜곡은 없었는지, 성과가 부족한 사업은 무엇인지 묻는 일은 지방의회의 본질적인 책무다. 그런 점에서 결산검사는 단순히 집행부를 향해 질문을 던지는 절차이기 전에, 의회 스스로 승인 책임을 되돌아보는 기회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 의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지점은 바로 이 대목이다. 적어도 구조적으로는 의회가 단순한 통과 기관에 머무르지 않고 결산검사라는 제도적 장치를 통해 재정 감시 기능을 작동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시의원이 직접 결산검사에 참여하고, 여기에 민간 회계·세무 전문가와 행정 경험자가 함께 결합된다는 것은 지방재정 감시가 보다 다층적인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의회가 이런 틀을 세우고 유지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결산검사의 칼날이 향해야 할 본류는 결국 집행부다. 예산을 실제로 편성 목적에 맞게 집행하고, 그 결과를 시민에게 설명해야 할 책임은 집행부에 있기 때문이다. 의회가 아무리 좋은 구조를 만들고 적절한 인선을 해도, 집행부가 결산을 그저 ‘통과해야 할 절차’ 정도로 인식한다면 결산검사의 본래 취지는 훼손될 수밖에 없다.

지방행정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문제는 대체로 비슷하다. 예산은 확보했지만 사업 목적은 흐려지고, 집행률은 높지만 시민 체감도는 낮고, 해마다 지적되는 항목은 바뀌지 않은 채 다음 결산에서도 다시 등장한다. 사업비 이월, 실적 대비 과도한 예산 편성, 보조금 집행 관리 미흡, 정책 간 중복 추진, 결과 분석 없는 반복 사업 등은 더 이상 낯선 문제가 아니다. 수원특례시라고 해서 이런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비켜 서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결산검사는 집행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날카로운 검증으로 이어져야 한다. 결산의 핵심은 ‘돈을 썼는가’가 아니라 ‘왜 그 돈이 그렇게 쓰였는가’에 있다. 예산 집행이 적법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정책적으로 비효율적이었다면 분명한 점검 대상이 된다. 반대로 집행률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실패라고 볼 수도 없다. 당초 계획이 과도했는지, 환경 변화에 따라 조정이 필요했는지, 애초부터 실현 가능성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특히 집행부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성과의 언어’만 앞세우는 태도다. 많은 지방정부 사업이 보도자료와 보고서 안에서는 성과로 정리되지만, 막상 그 내용을 뜯어보면 실질적인 변화보다 집행 실적과 행사 운영, 참여 인원, 홍보 횟수 같은 정량 수치에 머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산검사는 바로 이런 외형적 성과 포장지를 벗겨내는 절차여야 한다. 사업이 시민 삶에 실제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 투입 대비 효과가 충분했는지, 계속사업으로 이어질 근거가 있는지를 따져 묻지 못한다면 결산은 숫자 정리에 불과해진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반복 지적 사항에 대한 집행부의 개선 의지다. 결산검사가 의미를 가지려면 지적이 남아야 하고, 그 지적은 다음 연도 행정에 반영돼야 한다. 그런데 매년 비슷한 항목이 되풀이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안일함으로 봐야 한다. 집행부는 결산검사 결과를 방어 자료로만 다룰 것이 아니라, 정책 설계와 예산 편성의 출발점을 다시 세우는 자료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 태도 차이가 결국 행정 신뢰의 차이로 이어진다.

이번 결산검사위원 구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위원단이 참여하는 구조라면, 집행부 역시 예년처럼 형식적 설명으로만 넘어가기 어려워진다. 의정적 시각은 정책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묻고, 회계·재정 전문가는 숫자의 구조와 집행의 타당성을 파고들며, 전직 공무원의 경험은 실무상 허점을 읽어낸다. 이런 다각적 시선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결산검사는 단순한 사후 보고가 아니라 실질적 행정 점검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명확하다. 의회는 이번 결산검사를 통해 스스로의 감시 기능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좋은 제도와 적절한 위원 구성이라는 출발선을 실질적 결과로 연결해야 한다. 반대로 집행부는 방어보다 설명, 설명보다 개선으로 답해야 한다. 매년 반복되는 예산 집행 관성을 그대로 두고서는 결산검사의 의미를 말할 수 없다. 더구나 특례시라는 이름에 걸맞은 재정 운영을 말하려면, 규모의 자랑보다 집행의 정밀함을 먼저 증명해야 한다.

결산검사는 행정의 뒤를 돌아보는 절차이지만, 실은 다음 행정을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2025회계연도 결산을 어떻게 점검하느냐에 따라 2026년 이후의 예산 편성 방향과 정책 우선순위도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위촉식은 조용했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위촉장은 한 장의 문서로 끝날 수 있지만, 그 위촉이 제대로 작동하면 행정의 습관 하나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수원특례시의회는 이번 결산검사에서 적어도 제도와 구성의 측면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을 만한 틀을 만들었다. 이제 진짜 평가는 집행부 몫이다. 예산을 어디에 썼는지보다 왜 그렇게 썼는지, 계획은 왜 달라졌는지, 성과는 무엇이었는지, 개선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분명하고 설득력 있게 답해야 한다. 결산검사는 끝난 예산을 정리하는 일이 아니라, 끝나지 않은 책임을 확인하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기자수첩 한마디 "의회는 틀을 세웠고, 이제 집행부가 답할 차례다. 결산검사는 보고로 끝나는 절차가 아니라 책임이 드러나는 과정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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