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연속보도②] 안성시의회 4년의 끝, 광고비는 늘었는데, 설명은 왜 더 궁색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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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연속보도②] 안성시의회 4년의 끝, 광고비는 늘었는데, 설명은 왜 더 궁색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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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마디 “민주주의 통신비”라는 해명, 그러나 시민이 묻는 핵심은 여전히 남았다"
김병철 기자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안성시의회 의정 홍보예산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의회 측은 운영위원장 명의 입장문을 통해 해명에 나섰다. 입장문은 최근 의정 홍보 예산을 두고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재정 자립도가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이 늘어난 점과 특정 매체에 대한 집행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겉으로만 보면 시민의 우려를 경청하겠다는 태도다. 그러나 정작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번 해명은 의정 홍보비를 둘러싼 시민의 의문을 풀기보다 오히려 더 많은 질문을 남기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문제의 핵심은 홍보비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그 예산이 왜 이렇게 빠르게 늘었고 어떤 기준에 따라 누구에게 집행됐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충분한가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입장문에서 의회 측이 내세운 논리는 비교적 분명하다. 의정 홍보비는 의원 개인을 위한 자랑거리가 아니라 집행부에 대한 감시 결과를 시민에게 알리는 ‘행정 감시의 보고서’이자 ‘민주주의 통신비’라는 점, 광고비 배분에는 의원들이 일절 관여하지 않고 의회사무과 홍보팀이 객관적 기준에 따라 집행하고 있다는 점, 재정이 어려울수록 집행부를 감시하는 의회의 기능은 더 중요해지므로 의회의 목소리 역시 더 커져야 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세 가지 설명은 언뜻 타당해 보이면서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시민이 실제로 묻고 있는 질문의 중심을 비껴가고 있다. 의회가 강조하는 것은 홍보의 필요성이지만, 시민이 요구하는 것은 필요성에 대한 선언이 아니라 예산 증가의 배경과 집행 기준에 대한 검증 가능한 설명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대목은 의회 측이 집행부 홍보예산과 의회 홍보비를 직접 비교한 부분이다. 입장문은 집행부 홍보예산이 약 26억 원에 이르는 반면 의회 홍보비는 3억 5000만 원 수준으로 7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비교는 애초에 출발부터 적절하지 않다.

집행부의 홍보예산은 복지, 안전, 재난, 교통, 환경, 도시계획, 주민 서비스 등 시정 전반에 걸친 공공정보를 시민에게 전달하는 데 쓰이는 예산이고, 그 범위와 기능은 매우 넓다. 반면 의회의 홍보는 회기 운영, 조례 심사, 행정사무감사, 예산 심의, 의원 활동 등 의정 영역에 한정된다. 기능과 목적, 전달 범위가 전혀 다른 두 예산을 단순 총액으로 나란히 놓고 ‘7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시민이 묻는 본질적 질문에 대한 답이 되기 어렵다. 시민은 집행부보다 적으냐 많으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의회 예산 자체가 왜 최근 몇 년 새 이처럼 가파르게 늘었는지를 묻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쟁점은 절대 총액보다 증가 속도에 있다. 의정 홍보예산은 1억 원 수준에서 시작해 불과 몇 년 사이 3억 원대까지 확대됐다. 이 정도의 증액은 단순히 홍보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말만으로 설명되기에는 지나치게 가파르다. 특히 특정 시점 이후 급격히 불어난 예산이 어떤 내부 판단과 기준, 어떤 필요성과 산출 근거를 통해 편성됐는지는 시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이상 당연히 설명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입장문은 정작 그 지점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왜 늘었는지, 어떤 근거로 늘었는지, 그 증액이 실제 홍보 효과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답변은 희미한 반면, 홍보의 필요성과 의회 기능의 중요성만 반복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결국 시민이 묻는 질문과 의회가 답하는 문장이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의회는 또 최근 집행부의 불요불급한 예산 186억 원을 삭감했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는 지방의회가 당연히 해야 할 예산 심의 기능의 일부이며,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다시 돌아오는 질문은 하나다. 그렇다면 의회는 스스로의 예산에 대해서도 그만큼 엄격했는가 하는 점이다. 집행부의 예산을 삭감했다는 사실이 의회 홍보비 증가의 정당성을 곧바로 담보해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다른 기관의 예산을 심사하고 삭감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지방의회라면, 자신이 쓰는 예산일수록 더 엄격한 기준과 더 높은 투명성을 보여야 한다는 요구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시민 입장에서는 “우리는 다른 예산을 많이 깎았다”는 설명보다 “그렇다면 당신들은 자신의 예산을 어떤 원칙 아래 늘렸는가”라는 질문이 더 먼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번 입장문에서 가장 직접적인 검증 대상은 광고비 집행 기준에 관한 설명이다. 의회 측은 의원들이 광고비 배분에 일절 관여하지 않으며, 의회사무과 홍보팀이 기사의 질, 의회 취재 횟수, 영상 및 SNS 등 현대적 홍보 기여도를 데이터로 수치화해 집행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로 그 대목에서 시민의 의문은 더 커진다. 객관적 기준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 기준은 왜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는가. 기사의 질은 어떤 항목으로 평가되는가, 취재 횟수는 어떤 방식으로 집계되는가, 영상과 SNS 기여도는 조회 수인지 도달률인지 공유 확산성인지, 아니면 다른 정량 지표가 있는 것인지 분명해야 한다. 게다가 그 평가가 예산 집행 금액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까지 설명돼야만 비로소 ‘객관적 집행’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갖는다. 그렇지 않으면 시민이 보기에는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기준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특정 신생 매체에 대한 광고 집행과 관련해 의회가 “젊은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설명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시대가 변했고, 시민의 정보 소비 경로가 종이신문 중심에서 모바일과 동영상, SNS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홍보 전략이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전략적 판단은 그 자체로 면책 사유가 될 수 없다. 전략이라면 전략의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그 근거는 수치와 성과로 뒷받침돼야 한다. 실제 지역 내 도달률은 얼마나 되는지, 시민 접점은 어느 정도인지, 기존 매체보다 어떤 면에서 효과가 높았는지, 예산 투입 대비 홍보 효과는 어떻게 평가했는지 등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젊은 층과의 소통’이라는 표현은 설명이라기보다 포장에 가까워질 수 있다. 특히 공적 예산 집행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의회 측이 “재정이 어려울수록 의회의 입은 더 커져야 한다”고 밝힌 대목은 이번 입장문 전체에서 가장 강한 정치적 메시지로 읽힌다. 하지만 시민의 시선으로 보면 바로 이 문장 때문에 설명의 균형이 무너진다는 인상도 생긴다. 재정이 어려울수록 더 크게 요구되는 것은 의회의 목소리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목소리를 위해 투입되는 예산의 우선순위와 기준, 그리고 그 사용 내역에 대한 충분한 공개와 설명이기 때문이다. 특히 재정 자립도가 높지 않은 기초지자체에서 시민이 홍보 예산을 바라보는 시선은 일반적인 사업 예산보다 더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의회의 입이 더 커져야 한다”는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그 입을 위해 투입된 예산은 어떤 기준으로 어디에 얼마나 쓰였는가”를 차분하고 투명하게 보여주는 일이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광고비가 필요하냐, 필요하지 않느냐의 이분법이 아니다. 의정 홍보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지방의회가 어떤 이유로 예산을 삭감했고 어떤 현안을 점검했는지 시민에게 알리는 일 역시 민주주의 과정의 일부일 수 있다. 그러나 그 필요성이 곧바로 예산 증가의 정당성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예산이 커질수록 기준은 더 선명해야 하고, 배분 구조는 더 공정해야 하며, 설명은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이번 운영위원장 입장문은 의정 홍보의 필요성을 방어하는 데는 일정 부분 성공했을지 몰라도, 시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증가 배경과 집행 기준, 형평성과 투명성의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충분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논란은 해소되기보다 오히려 더 선명해지고 있다.

시민이 묻는 질문은 복잡하지 않다. 광고비는 왜 이렇게 빠르게 늘었는가, 매체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 그 기준은 누구나 확인할 수 있게 공개될 수 있는가, 시민의 세금은 과연 납득 가능한 원칙 아래 집행됐는가. 이번 입장문이 진정한 해명이 되려면 이 질문에 먼저 답해야 한다. 지방의회의 설명은 원칙의 언어가 아니라 공개 가능한 기준의 언어로 이뤄져야 한다. 그 점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명분이 아니라 더 분명한 자료다.

기자수첩 한마디 "의정 홍보의 명분은 얼마든지 말로 세울 수 있다. 그러나 시민의 세금은 명분이 아니라 기준과 공개로 설명돼야 한다. '민주주의 통신비'라는 해명, 그러나 시민이 묻는 핵심은 여전히 남았다"

본지는이번 2탄이 최근 5년간 광고비 증가 배경과 매체별 집행 구조를 중심으로 예산 운용의 적정성을 검증했다면, 다음 3탄에서는 특정 매체 집중 집행 여부와 형평성 논란, 그리고 객관적 평가 기준 공개 여부를 보다 세밀하게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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