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산시 산업지도 바꿀까…사이언스밸리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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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산시 산업지도 바꿀까…사이언스밸리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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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마디 "안산 산업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김병철 기자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안산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산업단지가 먼저 떠오른다. 반월과 시화 국가산업단지는 오랫동안 수도권 제조업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수많은 기업이 이곳에서 성장했고, 산업단지는 도시 경제의 기반이자 지역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축이었다. 금속과 기계, 전자, 화학 등 다양한 산업이 모여 있는 이곳은 한때 대한민국 제조업을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안산이라는 도시의 성장 과정 역시 산업단지의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산업 환경은 시간이 흐르면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의 제조업이 생산 중심 산업이었다면, 오늘날의 제조업은 기술과 연구개발 중심 산업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자동화와 인공지능, 로봇 기술이 산업 현장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생산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공장에서 사람의 손에 의존하던 작업은 점차 자동화 시스템과 로봇 기술로 대체되고 있고, 산업 경쟁력 역시 단순한 생산량이 아니라 기술 수준에서 결정되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통 제조업 중심 도시들은 새로운 고민을 안게 된다. 기존 산업 기반을 유지하면서도 어떻게 새로운 산업 구조로 전환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안산 역시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산업단지가 만들어 낸 성장의 역사 위에서 앞으로의 도시 경쟁력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안산사이언스밸리 사업은 이런 흐름 속에서 등장한 선택으로 보인다. 경기경제자유구역의 한 축으로 추진되는 이 지구는 단순한 산업단지 개발 사업이라기보다 도시 산업 구조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정책적 시도로 평가된다. 기존 제조 기반 위에 연구개발과 첨단 기술 산업을 더해 도시 경쟁력을 확장하려는 방향이다.

안산에는 이미 ‘사이언스밸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연구·산업 집적지가 형성돼 있다.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를 중심으로 연구기관과 기업, 기술지원 기관이 모여 있는 공간이다. 그동안 이곳에서는 산학 협력 연구와 기술 개발, 창업 지원 등이 이어지면서 일정한 산업 생태계가 형성돼 왔다.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구조는 지역 산업 발전의 중요한 기반이 되기도 했다.

경기경제자유구역 안산사이언스밸리 이미지. /안산시 제공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이러한 기반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경제자유구역 제도는 외국인 투자 유치와 첨단 산업 육성, 기업 활동 지원 등을 통해 새로운 산업 거점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순히 산업용지를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과 기술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안산사이언스밸리 역시 같은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기존 산업단지가 생산 중심 역할을 해왔다면 사이언스밸리는 연구개발과 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한 거점을 목표로 한다.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이 함께 움직이며 기술과 산업이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첨단 로봇 산업과 스마트 제조 분야는 안산의 기존 산업 기반과 연결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된다. 제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자동화 기술과 로봇 시스템은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산업단지의 생산 현장과 로봇 기술이 결합된다면 제조업의 생산성과 기술 수준 역시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

이미 세계 주요 산업도시들은 로봇과 스마트 제조 기술을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자동화 공정과 지능형 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제조업이 단순 노동 중심 산업에서 기술 기반 산업으로 전환되는 흐름이다.

안산 역시 이러한 변화에서 예외일 수 없다. 오히려 기존 제조 기반이 강한 도시일수록 기술 혁신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가능성도 크다. 반월·시화 산업단지가 가지고 있는 생산 기반과 산업 인프라에 연구개발과 로봇 기술이 더해진다면 새로운 산업 구조로 확장될 여지도 충분하다.

도시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될 수 있다. 안산은 수도권 서남부 산업벨트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반월·시화 산업단지는 물론 인근 산업지역과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여기에 연구개발 중심 거점이 형성된다면 산업 구조의 변화가 주변 산업단지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첨단 로봇 기술과 스마트 제조 시스템이 산업 현장에 적용될 경우 기존 제조업의 경쟁력 역시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 생산성과 기술력이 동시에 향상되는 구조다. 이는 산업단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물론 산업 클러스터는 계획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업이 들어오고 연구가 이어지고 기술이 산업으로 연결되는 흐름이 실제로 형성될 때 비로소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경제자유구역 역시 이러한 흐름을 만들기 위한 제도적 기반에 가깝다.

도시 역시 준비가 필요하다. 첨단 산업은 단순히 산업 공간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연구자와 개발자, 창업가들이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교통과 정주 환경, 문화와 생활 인프라 등 도시 전반의 경쟁력이 산업 성장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결국 산업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기술 역시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것이고, 산업 역시 사람이 움직인다. 연구자와 기술 인력, 창업가들이 머무를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산업 생태계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안산이 가진 제조 기반은 여전히 중요한 자산이다. 여기에 연구개발과 첨단 로봇 산업이 더해진다면 도시의 산업 구조 역시 새로운 단계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생산 중심 산업단지와 연구개발 중심 산업 거점이 함께 작동하는 구조다.

반월·시화 산업벨트가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기술과 연구가 연결되는 산업 거점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그 변화의 출발점이 바로 안산사이언스밸리다.

산업도시 안산의 다음 장이 이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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