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100년 200년 간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K컬처, 100년 200년 간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오로지 한 자리에서 하나의 민족이 굳건한 뿌리를 지켜 온 역사
국립 국악고등학교 학생들이 ‘수제천(壽齊天)’을 연주하는 모습/국악방송TV 유튜브 영상 캡처
국립 국악고등학교 학생들이 ‘수제천(壽齊天)’을 연주하는 모습/국악방송TV 유튜브 영상 캡처

유사 이래 세상에는 수많은 음악과 서사(敍事)가 떴다가 사라져 갔지만, 미래 100년 이상 한국문화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BTS의 정교한 감성과 자신감은 힙합에서 온 것이 아니다. 이것은 역사의 힘이다. 가깝게는 중국 땅에서도 길고 깊은 역사가 이어졌지만, 우리와는 다르다. 하늘과 땅 차이다. 중국은 여기 치이고 저기 밟히면서 자라 온 이민족의 역사이고, 우리는 오로지 한 자리에서 하나의 민족이 굳건한 뿌리를 지켜 온 역사다.

원시 부족을 제외하고 한 국가가 1천 년, 한 종족이 5천 년 이어지면서 문화를 축적해 온 경우는 지구상에 없다. 그런 정통성 속에서 다져진 정교한 감성이 뿜어내는 예술이 주는 반향은 깊고 강하다. 혹자는 ‘왜, 뒤늦게, 지금?’이라고 물을 것이다. 나는 “수제천(壽齊天)이나 여민락(與民樂) 같은 음악을 이해하느냐?”라고 되묻고 싶다. 그런 음악이 수천 년 다져진 감성이 아니고서야 어디에서 불쑥 나오겠는가?

심지어 임진왜란 중에 적을 앞에 두고 산성 안에서 회갑 잔치나 축제를 한 민족이다. 혹시 안동지방에서 망자의 무덤 흙을 다지며 부르는 덜구(덜구질)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한민족에게 음악은 왕이 백성과 함께 즐길 때나, 적군을 마주하고 결기를 다질 때나, 부모를 잃은 슬픔에서도 영혼을 맑게 걸러내는 거름종이 같은 것이었다.

그런 감성이 왜 지금 와서 폭발한 걸까?

딱히 꼬집어 표현하자면 IT 덕분이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기억할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전쟁 폐허 위에 조금 먹고 살 만한 나라 이야기를 들었다. 그 나라에서 TV나 스마트폰도 잘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음악이나 드라마, 영화도 제법 만든다는 사실도 알게 됐는데 갑자기 싸이나 BTS, 기생충 같은 걸 접하면서 깜짝 놀랐다.

특히 유럽인들이 느끼는 한류는 표면적으로는 ‘거침없는 표현력’이다. 충만한 자신감이다. 그러나 그들은 내면적으로는 전혀 다른 정서를 K컬처에서 보게 된다. 바로 한국인만이 가진 ‘깊은 가족애와 집단 무의식’이다. 개인주의 이념을 오래 신봉해 오면서 개인과 사회 사이에 심각한 괴리를 경험해 온 그들에게 ‘우리’라는 한국인 특유의 정서는 신선한 충격과 동시에 경외를 느끼게 한다.

세계인들에게 한국인만의 ‘우리’는 드라마의 스토리에서, BTS나 걸그룹들의 절제된 군무(群舞)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그것을 본 세계인들은 한국인들의 IMF 금 모으기 운동이나 2002 월드컵 붉은 악마, 서해안 기름띠 제거 자원봉사 같은 과거 뉴스의 기억을 떠올리며 ‘우리’에 담긴 놀라운 서사를 이해하게 된다.

내 손에 든 금보다 나라가 더 중요하다. 그런 패턴의 서사는 동서양과 고금을 막론하고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 아닌가. 그런 스토리와 함께 폭발력 강한 문화의 보물창고가 열린 셈이다. 그래서 이 흐름이 100년은 더 갈 거라고 나는 장담하는 것이다. 이 또한 혼란기에 처한 이 나라가 안정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다.

200년 가도 너무 길진 않다. 위정자들이 조금만 정신 차린다면 말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