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선 지방자치가 30년을 넘겼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제도는 화려해졌으나 삶은 팍팍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방정부는 늘 예산 부족을 탓하고, 중앙정부의 처분만 바라보는 ‘천수답 행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시점에 인천광역시의회 김유곤 산업경제위원장의 발언은 지방자치의 현실을 둘러싼 논의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그는 지방자치 발전의 핵심을 ‘행정의 책임자’가 아닌 ‘지역의 성장 책임자(CEO)’라는 개념으로 정의한다. 관성적인 행정 처리에서 벗어나 경영적 관점으로 지역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단순히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절박한 고언(苦言)에 가깝다.
■ “예산은 수단일 뿐, 중요한 것은 돈이 흐르는 구조”
김 위원장과의 대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재정에 대한 관점이었다. 많은 지역 리더가 국비 확보 액수를 훈장처럼 자랑할 때, 그는 “돈이 많다고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재정 투입이 끝나는 순간 효과도 사라지는 일회성 사업들을 경계하는 것이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예산이 마중물이 되어 민간의 투자를 끌어내고 시장을 활성화하는 ‘구조’다. 인천의 공항, 항만, 산업단지라는 거대 인프라를 단순한 시설 관리가 아닌, 기업이 투자할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상품으로 패키징해야 한다는 논리다.
공공이 모든 것을 직접 하려 들기보다, 시장의 활력을 돋우는 ‘촉진자’가 되어야 한다는 그의 지론은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과 케인즈의 ‘보완적 정부론’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
■ 지역경제의 혈관, ‘선순환’에서 답을 찾다.
김 위원장이 실무적으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 중 하나는 ‘지역상품 우선구매’다. 자칫 지역 이기주의나 배려 차원으로 비칠 수 있는 이 정책을 그는 ‘경제 선순환의 출발점’으로 규정한다. 공공이 가진 구매력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지역 기업의 숨통을 터주고, 이것이 고용과 소비로 이어지게 만드는 일종의 ‘혈액순환’ 전략이다.
실제로 지역에서 발생한 지출이 지역 내에서 소화되지 못하고 역외로 유출되는 ‘지역 소득 역외 유출’ 문제는 지자체들의 고질적인 병폐다. 김 위원장은 이 연결고리를 단단히 조여 지역 경제의 기초 체력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 ‘절차’의 안일함 벗어나 ‘성과’로 증명해야..
“지방자치의 성공은 주민의 삶이 실제로 좋아졌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
“취재 과정에서 그가 거듭 강조한 말이다. 정해진 절차대로 예산을 집행했으니 책임을 다했다는 공직사회의 안일함을 넘어, 실제 상권이 살아나고 청년들이 지역에 남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라는 것이다.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장으로서 그가 보여주는 행보는 ‘견제’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에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한 모습이다. 행정이 놓치는 현장의 병목을 점검하고, 산업 전략이 흔들리지 않도록 조례와 제도로 뒷받침하는 역할이다.
결국 정치는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일이다. 지방자치를 ‘경제경영’의 관점에서 다시 정의해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문제제기는 30년을 맞이한 현 시점에서 제기되는 주요 논의 중 하나다. 지방정부가 ‘집행 기관’을 넘어 ‘성장 기관’으로 거듭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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