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산업이 올해에도 저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전동화 시장의 성장세 또한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16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신년 세미나에서 현대차그룹 싱크탱크인 HMG경영연구원의 양진수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은 미국과 중국 양대 시장의 성장세 약화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이 수익성과 미래 투자 사이에서 전략적인 딜레마에 놓일 위험이 커졌다고 밝혔다.
HMG경영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소비는 8776만대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이는 중국의 소비 촉진책과 인도 시장의 회복 덕분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인도나 서유럽 등 일부 시장을 제외하면 미국과 중국의 부진으로 성장세가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2024년 글로벌 자동차 산업 수요는 전년 대비 0.2% 증가한 8793만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별로는 미국 1593만대(-2.3%), 서유럽 1514만대(+1.5%), 중국 2447만대(+0.5%), 인도 482만대(+5.6%), 아세안 319만대(+3.8%), 국내 164만대(-0.6%)가 전망됐다.
미국은 점진적인 금리 인하와 제한적 세액공제로 할부 부담이 다소 줄겠지만, 관세와 관련 비용 상승이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은 소비 진작 정책이 지속되는 점은 우호적이지만 높은 실업률과 신에너지차 취득세 감면 축소 등이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서유럽에서는 환경 규제 비용이 증가하지만 낮은 금리에 힘입어 소형 전기차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동차 시장의 경우 2023년 글로벌 전동차(BEV, PHEV 포함) 판매는 2143만대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반면 올해는 미국과 중국 시장의 성장세 둔화, 높은 기저효과로 인해 10.1% 늘어난 2359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은 IRA 관련 전기차 세금 혜택이 폐지되고 연비 규제 완화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계획을 조정함에 따라 전년보다 소폭 줄어든 153만대에 머물 전망이다. 서유럽은 배출가스 규제와 보조금, 중국 업체들의 현지 생산 본격화 등으로 18.5% 늘어난 481만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전동차 시장은 정부의 촉진 정책이 유지되지만, 전기차(BEV) 성장 둔화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연장형 전기차(EREV)의 성장 확대가 상쇄돼 5.9% 증가에 그친 1398만대가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자동차 업계가 직면한 근본적 이슈로 양 실장은 레거시 완성차 기업들의 전략적 딜레마를 꼽았다. 미국과 중국의 저성장 고착, 전동화 동력 둔화, 중국 업체의 공세 강화, 하이브리드(HEV) 시장 경쟁 심화, 로보택시 상업화 및 스마트카 기술 확산 등이 동시에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아세안, 서유럽, 중남미 시장까지 진출을 확대하고, 현지 생산 체제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어 수익성 방어가 더욱 어렵게 됐다. HEV 시장 경쟁도 일본과 유럽 업체들이 기존 기술과 라인업을 확장하는데다, 중국 업체들까지 HEV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심화되고 있다. 양 실장은 빅테크 기업의 로보택시 시장 상업화, AI·SW 중심의 스마트카 기술 보급이 기존 완성차 업체에 새로운 대응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차량 가치의 핵심 변수로 부상함에 따라, 기존 업체가 기술 투자 속도를 높이지 못하면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