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운/송은경 기자] 연말에 지방행정을 평가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성과를 말하지 않는 것이다. 대신 무엇이 실제로 집행됐는지, 무엇이 유지됐고 무엇이 조정됐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2025년 오산시 행정은 확장이나 도약보다는 관리와 유지, 조정의 연속이었다. 이는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집행 기록의 성격에서 드러난다.
올해 오산시의 정책 흐름은 신규 사업 중심이 아니었다. 대규모 발표나 구조 전환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이미 추진 중이던 정책의 집행 여부를 점검하고 생활 영역에서 발생하는 민원과 관리 수요를 처리하는 데 행정력이 투입됐다. 예산 구조와 사업 편성 흐름을 놓고 보면, ‘새로 시작한 것’보다 ‘계속 유지한 것’이 더 많았던 한 해였다.
교통 정책에서 그 성격은 비교적 명확하다. 도로 확장이나 교통체계 전면 개편보다는, 기존 도로 정비와 보행 환경 개선, 어린이 보호구역 관리 강화 등 반복적이고 점검 중심의 행정이 이어졌다. 이는 정책 의지가 부족해서라기보다, 도시 여건상 확장보다 관리가 필요한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체감도는 크지 않지만, 민원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방향의 집행이었다.
환경 분야 역시 유사하다. 오산천 관리, 도심 녹지 유지, 생활폐기물 처리 체계 운영 등은 ‘정책’이라기보다 ‘업무’에 가깝다. 성과를 수치로 제시하기 어렵고, 중단 없이 유지돼야만 의미가 생긴다. 2025년 오산시는 이 영역에서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기보다는 기존 관리 체계를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이는 소극적 선택이 아니라, 관리 행정의 성격상 불가피한 판단에 가깝다.
복지 분야에서는 예산 확대나 제도 신설보다는 전달 구조 안정화가 핵심이었다. 대상별 정책을 늘리기보다는, 기존 복지 서비스가 실제 대상자에게 도달하는지를 점검하는 방식이 유지됐다. 이는 ‘얼마나 더 지원했는가’보다 ‘기존 지원이 제대로 작동했는가’를 기준으로 행정을 운용했다는 의미다. 복지 행정의 화려함은 줄었지만, 구조적 안정성은 상대적으로 유지됐다.
경제·산업 분야는 한계가 분명했다. 산업 기반과 도시 규모를 감안할 때,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따라 올해 오산시는 대규모 유치나 공격적 산업 정책보다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과 기존 상권 유지에 행정력을 투입했다. 이는 적극적 성장 전략이라기보다 리스크 관리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행정 전반을 관통한 공통점은 ‘속도를 낮춘 대신 흔적을 남겼다’는 점이다. 신규 사업이 많지 않았던 만큼, 정책 실패나 중단 사례도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는 행정 성과로 포장되기 어렵지만, 행정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분명한 의미를 갖는다.
다만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책의 방향성과 중장기 도시 비전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았다. 무엇을 왜 유지하고 있는지, 다음 단계는 무엇인지에 대한 메시지는 시민에게 명확히 전달되지 못했다. 정책의 내용보다 설명의 부재가 행정 평가를 흐리게 만든 측면이 있다. 또한 부서 간 협업과 조정 과정에서 나타난 행정 절차의 경직성 역시 반복적으로 지적됐다.
2025년 오산시 행정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한 정비의 해’에 가깝다. 성과를 강조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고, 실패를 지적하기에는 집행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지방행정에서 가장 평가하기 어려운 해였다는 점이 오히려 이 한 해의 성격을 말해준다.
연말에 남는 질문은 단순하다. 관리 중심으로 축적된 이 행정이, 다음 단계의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 2025년은 답을 보여준 해라기보다, 질문을 정리한 해였다. 그리고 그 질문을 피하지 않았다는 점까지가, 올해 오산시 행정이 남긴 가장 분명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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