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 넘나드는 불안…저성장·투자환경이 원인으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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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500원 넘나드는 불안…저성장·투자환경이 원인으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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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돌파하며, 150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경상수지 흑자나 주가 상승이 이어질 때 환율이 하락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국내 증시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환율 변동의 배경과 해법을 둘러싼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이전과 달리 움직이는 이유 중 가장 큰 요인으로 저성장이 지목된다. 과거 한국 경제는 미국보다 성장세가 높아 달러 수요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미국은 빅테크 등 신산업 투자가 활발해지며 성장률과 투자수익률이 빠르게 높아졌다. 반면 한국은 중국의 산업 추격으로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투자수익률도 낮아지는 추세이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0.9%로 전망되는 반면, 미국은 2% 내외의 성장이 예상된다. 여기에 투자환경 변화도 환율 압력에 한몫하고 있다. 2020년 이후로 해외 주식투자 절차가 간소화되고,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투자 인프라를 강화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가 증가해 달러 수요가 커졌다. 한편, 노동·조세 등 기업투자 환경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미치지 못하게 된 점도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와 달러 수요 확대로 이어지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 연장 등으로 달러 수요를 낮추고 있다. 또한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 비율 확대와 시중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 완화, 외국계 은행에서의 달러 차입 확대 등으로 달러 공급 증대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조치는 국민연금 수익률 저하나 단기외채 증가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나, 환율 안정의 편익과 비교하면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근본적 해법은 성장률 제고와 기업투자 환경 개선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환율 상승이 통화량 증가나 한·미 금리 차이 때문이란 주장도 제기되나, 국내 인플레이션이나 외국인 채권 자금의 급격한 유출(sudden stop)이 나타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주요 원인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금리 인상 시 경기침체와 주식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다. 향후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달러 수요를 추가로 키울 수 있으나, 동시에 대미 무역흑자와 수출 증가도 상쇄 요인임을 감안해야 한다.

현 경제 상황에서 낮은 성장률과 경쟁력 저하, 비효율적인 기업투자환경이 달러 수요 증가와 환율 상승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 자본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환경에서는 성장률 정체와 투자환경 악화가 해외 투자 확대와 환율 불안을 동시에 촉진한다. 단기적으로 정부는 선물환 포지션 한도 확대와 같은 정책을 통해 외환 공급을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기업 환경 개선과 국내 투자 유치, 성장률 제고로 해외 투자 수요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 환율이 당장 1500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예상되는 가운데, 실질적 경제 체력 강화와 최적의 정책 조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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