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세대와 소통하지 못하면 애국의 명분도 설 자리를 잃는다

며칠 전 일이다. 차를 타고 가다가 신호등에 멈춰 섰다. 건너편에는 택시를 잡으려는 노인이 한 분 있었다. 연신 손을 흔들었지만, 택시들은 연신 지나가고 차는 잡히지 않았다. 택시들은 빈 차였지만 아마 예약된 차들일 것이다. 신호등이 바뀌고 내 차는 출발했지만, 건너편 노인은 계속 손을 흔들고 있었다.
길 건너 노인은 아마도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요새 택시는 손님을 찾아 길거리를 누비지 않는다. 손님은 방 안에 앉아 택시를 부르고, 택시는 호출을 받은 다음에 손님이 기다리는 장소로 이동한다. 택시가 손님을 찾아 길거리를 방황하는 것은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애국 세대가 늙어가고 있다. 길거리에서 오지 않는 택시를 기다리며 허공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은, 혹시 현재 애국인사들의 모습은 아닌가. 철 지난 플래카드를 들고 부질없는 구호를 외치는, 그 옛날의 방식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한 채 그것을 애국이라고 고집하는 것은 아닌가.
나이가 지긋한 애국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항상 세 가지를 갖추라고 권유했다. 이런 것을 해내지 못하면 젊은이로부터, 아들로부터, 손자로부터 이런 것도 못 하는 할아버지가 주장하는 애국이란 것이 과연 아들 손자가 인정해 줄 것이며, 그 주장이 타당한들 젊은이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외면당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
스마트한 자유 우파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 세 가지다. 첫째 핸드폰으로 카톡 택시를 부를 줄 알아야 한다. 세상만사가 그러하듯이 처음에는 어렵지만 알고 나면 너무 쉽다. 불치하문, 아들이나 손자에게 부지런히 배우자. 몇 번만 연습하면 오지 않는 택시를 기다리는 미몽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자체에서 지원받은 택시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버스 타고 다니는 우둔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둘째, 식당이나 찻집에서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계산하자. 그 옛날 지갑에서 빳빳한 지폐를 꺼내 계산하는 것은 일종의 과시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용카드가 출현하면서 빳빳한 지폐는 촌스러운 것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진화하여 카운터에서 카드를 내미는 것도, 이제는 무식을 자인하는 것으로 시대는 변하고 있다.
셋째, 금융거래를 핸드폰으로 하자. 돈을 송금하거나 관리비, 세금 등을 납부할 때도 이제는 은행에 갈 필요가 없다. 거실 소파에 앉아 티브이를 보면서 모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손자에게 용돈을 줄 때도 핸드폰을 사용해 입금해주면 손자들이 할아버지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이십몇 년 전에 인터넷에서 애국 활동하는 것은 최첨단 수준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제는 이것도 가장 기초적인 것으로 하락한 상태다. 심지어 지금은 유튜브 동영상이 유행하면서 한때 위력을 떨쳤던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조차 후진으로 전락하는 위치에 서 있다. 시대는 쏜살처럼 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대는 제트기 속도로 변하는데 애국은 경운기 속도로 변하는 것은 아닌가. 시대에 뒤떨어지면 수구꼴통은 팩트가 될 것이며, 그 손가락질은 용돈을 받던 손자들이 용돈을 주던 할아버지에게 하게 될 것이다. 애국도 스마트하게 운동하고, 자유 우파도 시대에 맞춰 스마트하게 변신하자.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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