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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팔꽃 ⓒ 우리꽃 자생화 ^^^ | ||
여름날 아침, 눈부신 햇살 속에 피어나는 나팔꽃 속에는 젊으신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어 있다.
얘야, 집안이 가난해서 그런 걸 어쩐다냐. 너도 나팔꽃을 좀 생각해보거라. 주둥이가 넓고 시원스런 나팔꽃도 좁고 답답한 꽃 모가지가 그 밑에서 받쳐주고 있지 않더냐. 나는 나팔꽃 꽃 모가지밖에 될 수 없으니, 너는 꽃의 몸통쯤 되고 너의 자식들이나 꽃의 주둥이로 키워보려무나. 안돼요, 아버지. 안 된단 말이에요. 왜 내가 나팔꽃 주둥이가 되어야지, 나팔꽃 몸통이 되느냔 말이에요!
여름날 아침, 해맑은 이슬 속에 피어나는 나팔꽃 속에는 아직도 대학에 보내달라 투덜대며 대어드는 어린 아들을 달래느라 진땀을 흘리는 젊으신 아버지의 애끓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난 봄에는 장독대 옆에 작은 꽃밭을 만들었습니다. 냇가에 나가 큰돌을 주워다가 어른들 어깨 넓이로 길게 쌓은 뒤, 까만 재로 버무린 황토흙을 채곡채곡 채워넣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다시 까만 재를 한번 더 뿌린 뒤, 지난해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받아둔 여러 가지 꽃씨를 일정한 간격으로 심었습니다.
그 꽃씨는 나팔꽃과 봉숭아, 해바라기, 분꽃, 채송화, 맨드라미 씨앗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물을 뿌려주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쯤 지나자 꽃밭 여기 저기에서 파아란 싹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일주일 쯤 더 지나가자 꽃밭은 이내 파란 물결로 출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께서는 꽃나무 사이 사이 무성히 자라는 잡풀을 뽑아주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나는 꽃나무가 행여나 넘어질 새라 대나무를 세워 짚으로 묶어 주었습니다. 꽃나무들은 나의 꿈과 어머니와 아버지의 정성을 먹으며, 어느새 꽃망울을 하나 둘 매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장독대 옆 꽃밭에는 하루가 다르게 색색의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나 서로 우쭐대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꽃이 나팔꽃이었습니다. 나팔꽃은 아버지께서 세워둔 긴 대나무를 칭칭 휘감고 오르다가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담장 위를 타오르고 있습니다. 허리춤 여기 저기 나팔 같은 꽃을 여러 개 매달고.
시인은 "여름날 아침, 눈부신 햇살 속에 피어나는 나팔꽃"을 바라보며 아버지의 목소리를 떠올리고 있습니다. 가난 때문에 하고 싶은 공부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나는 늘 불만에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담벼락 곳곳에 환하게 피어난 나팔꽃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얘야, 집안이 가난해서 그런 걸 어쩐다냐. 너도 나팔꽃을 좀 생각해보거라. 주둥이가 넓고 시원스런 나팔꽃도 좁고 답답한 꽃 모가지가 그 밑에서 받쳐주고 있지 않더냐. 나는 나팔꽃 꽃 모가지밖에 될 수 없으니, 너는 꽃의 몸통쯤 되고 너의 자식들이나 꽃의 주둥이로 키워보려무나."
하지만 나는 아버지처럼 좁고 답답한 나팔꽃 모가지가 되기는 싫습니다. 나팔꽃 몸통도 되고 싶지가 않습니다. 나는 나팔꽃 주둥이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말씀에 이렇게 반박합니다. "안돼요, 아버지. 안 된단 말이에요. 왜 내가 나팔꽃 주둥이가 되어야지, 나팔꽃 몸통이 되느냔 말이에요!"
시인은 나팔꽃을 바라보며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결국 나는 아버지의 말씀처럼 나팔꽃 주둥이가 되지를 못한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나는 아버지처럼 나팔꽃 모가지밖에 되지 못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나팔꽃 속에서 "대학에 보내달라 투덜대며 대어드는 어린 아들을 달래느라 진땀을 흘리는 젊으신 아버지의 애끓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입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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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는
대학은 커녕
중학교도 못 다니게 하셨다.
는 것이 아버지의 지론이셨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이라도 할 듯한 태도와 대화단절이었다.
눈높이를 낮추어
입학금도 등록금도 내지 않고 다닐 수 있는 학교를 고르기 시작하였는데...
돌아가실 무렵
아버지는
에 대해
마음을 아파하셨다.
그 옛날이 떠올라 잠시 마음이 아파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