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금상경(衣錦尙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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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측으로부터 불법 수수 의혹에 휩싸였다가 대법원에서 무협의 판결을 받은 김정숙 여사의 한글 모티브 재킷/YTN 뉴스화면 캡처
샤넬 측으로부터 불법 수수 의혹에 휩싸였다가 대법원에서 무협의 판결을 받은 김정숙 여사의 한글 모티브 재킷/YTN 뉴스화면 캡처

요즘 이재명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의 한복 패션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영부인이 외빈을 만날 때 한복을 차려입는 게 논란이 될 이유는 없다.

다만, 전 정권 영부인들의 사치와 명품 수수 의혹, 지나친 패션 욕심을 둘러싸고 뇌물 또는 특수활동비 사용 논란이 크게 빚어졌었다. 그 연장선에서 김혜경 여사의 패션 또한 구설수에 오른 셈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정치적 관점을 떠나 영부인이라는 신분과 그를 꾸미는 품격에 대해 말하려 한다.

사람이면 누구나 자신을 돋보이게 꾸미려는 욕구를 가진다. 그것이 표현 본능이든 출세를 위한 욕망이든, 그 자체를 나무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이라면 지나치게 호사스러운 꾸밈에 대해 달리 해석해야 한다. 그것은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아주 교훈적인 중국 고사가 전해진다. '중용'(中庸)과 '시경'(時經)에 자주 나오는 의금상경(衣錦尙絅)이라는 말이 있다. “비단옷 위에 홑옷을 걸쳐 입는다”라는 의미다. 이때 비단옷은 사람의 내면적 화려함이나 품위 또는 사회적 신분을 상징한다. 그 위에 걸친 홑옷은 겉으로 보여지는 수수함 또는 인격을 의미한다.

이 말은 중국 춘추시대 때 고사에서 유래한다. 제(齊)나라 귀족의 딸 장강(莊姜)이 이웃 위(衛)나라 왕에게 시집가면서 국혼 행사에서 비단옷 위에 삼베옷을 입고 나왔다. 장강은 큰 키에 늘씬한 몸매를 가진 빼어난 미녀였지만 자신의 잘난 인물과 왕비가 된다는 신분 상승의 화려함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삼베옷을 걸친 것이었다.

이를 본 위나라 백성들이 모두 장강의 덕성을 칭찬했고, 위나라 지식인들이 그의 인격을 높게 평가해 고전에 이 사자성어를 인용한 것이다. 그처럼 사람의 신분과 겉모습 사이에는 미묘한 미학적 불균형의 이치가 작용한다.

재벌은 꾸미거나 돈을 자랑하지 않는다. 돈 자랑이나 화려한 장신구는 졸부들이나 뽐내는 법이다. 어느 위치에 올라서면 지나친 꾸밈이 그 내용물의 품격을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것을 스스로 안다. 아니, 알아야 한다.

그의 신분이 높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인데 꾸민다고 더 빛나거나 꾸미지 않는다고 천해지는 게 아닌 이유다. 국화가 장미보다 천박하다고 말할 사람은 없다. 세상이 다 아는 것을 애써 치장할 때 그 표현은 경박해지거나 자격지심으로 읽힐 수 있다. 덧칠에 불과하다.

한 국가의 퍼스트레이디. 그 이상을 원한다면 여왕이 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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