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안동이라 말하지 말게!
스크롤 이동 상태바
고향이 안동이라 말하지 말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고향이라 주장해 논란이 된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을/다음지도 로드뷰 캡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고향이라 주장해 논란이 된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을/다음지도 로드뷰 캡처

자네는 앞으로 “고향이 안동(安東)”이라는 말을 삼가 주시기 바라네.

그대가 스스로 안동 사람이라고 주장하니, 동갑내기 동향인으로서 내가 그대를 ‘자네’라고 호칭하는 것은 무리가 없을 듯 보이네. 이 글은 편지가 아니라 칼럼이라서 평어체로 쓰는 점도 양해하시게.

더구나 내 관향이 예안이라 자네가 소년기를 보낸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지통마을) 주변에는 나의 친인척들이 많고, 안동댐 수몰로 낙동강 건너 나의 고향마을인 와룡에 이주해 온 이웃집이나 나의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많으니 자네도 누구누구 이름만 대면 알 걸세.

특히 나의 누나들이나 동네 형들은 자네 형인 고 이재선 씨와 잘 아는 사이라 자네 집에 대해 아주 소상하게 기억하고 있다네. 재선 씨가 중학교 다닐 때까지 아주 똑똑했다고 하더군. 많은 이야기를 들어 알지만 이 글에서는 자네의 어릴 적 악행이나 집안의 복잡한 사정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으려 하네. 왜냐하면 나는 그런 걸 비판하기보다 자네의 고향이 안동이 아니라는 점만 분명하게 짚으려는 걸세.

사전적 의미로 고향(故鄕)이란, ‘태어나 자란 곳’이라고 되어 있네. 가끔은 출생지와 다르더라도 ‘부모와 조상들이 대대로 살아 온 땅’을 고향이라 부를 수 있네. 또 ‘제2의 고향’이라 하면 출생지가 아니더라도 성장기를 거쳐 계속 살아와 정든 곳을 말하기도 하지.

자네의 경우 안동은 그 어떤 의미의 고향에도 어울리는 곳이 아니네. 조상 대대로 안동에서 살지 않았고, 경북 영양군 청기면 토곡리에서 태어나 안동으로 이주해서 성장기를 다 보내지도 않고, 경기도 성남시로 이주해 갔지 않은가? 심지어 집안 선영의 산소조차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에 있지 않은가?

그런데 안동에 무슨 연고가 있다고 자네는 고향이라고 주장하는 건가? 혹시 어린 시절 안동에 대한 좋은 기억이나 안동을 위해 기여한 일이라도 있는가? 내가 알기로는 없고, 오히려 그 반대이네. 자네 역시 글에서 어린 시절 안동에서의 기억을 아주 비참하게 쓰지 않았던가? 자네 집안에게 안동은 그저 들렀다가 가는 곳, 세간의 눈을 피하려는 은신처 같은 곳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보통 오래 묵었던 여관을 고향이라 말하지 않네. 태어나지도 않았고, 좋은 기억도 없고, 연고조차 없고, 성장기를 다 보내지도 않은 곳을 고향이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보네. “안동이 어떻게 지(자기) 고향이야?” 어릴 적 자네를 아는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자네가 대통령 선거 때 안동에서 고향 운운한 말에 대해 다들 같은 반응이었네.

엄격하게 말하자면 이건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하네. 표를 얻기 위한 목적이 분명하므로 선거법 위반 소지가 명확하네. 설명 안 해도 변호사인 자네는 잘 알지 않은가? 따라서 나무위키 등에 경상북도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668이라 적힌 자네의 고향 정보는 당장 수정해 주길 바라네.

이제부터 내가 하려는 것은 고향 이야기가 아니라, 자네의 행실 이야기일세.

안동이든 영양이든 보수적인 경북 지방에서 자신의 형이나 형수에게 쌍욕을 하는 사람은 없네. 어떤 이유로 그랬다 치면 오래 못 가 동네에서 쫓겨나겠지. 명절에 온 가족이 모이면 형수가 어디에 있는지 꼭 확인하고 형수를 피해서 변소(화장실)에 가는 게 안동 사람들이라네. 그만큼 어려운 상대인 형과 형수에게 쌍욕을 한 자네가 고향도 아닌 안동에 와서 고향이라고 우겨대면 안동 사람들 마음이 어떻겠는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자네가 쌍욕을 했건 안동이 고향이라고 거짓말을 했건,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정도로 만족했더라면 나는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을 걸세. 대통령 탄핵 사태에 자네가 보인 어설픈 ‘대통령 행세’는 정말 정신 나간 짓이라고 생각하네. 이 탄핵을 불러온 비상계엄이 자네 때문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가?

사실 나는 자네가 대통령 놀이를 하든, 또 대통령이 되든 개의치 않네. 다만 자네가 안동 사람만 아니면 되네. 그리고 다음 선거에서 다시 그렇게 주장한다면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할 생각이 있네. 왜냐하면 그런 거짓말 때문에 무고한 안동 사람들이 분노하기 때문이라네. 대선 당시 민주당 선거운동원들이 “안동에서 대통령이 나면 좋지 않겠습니까?”라는 말에 안동시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정치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니까 그건 자네 상상에 맡기겠네. 다만 이 나라 독립운동가의 절반을 배출한 고장이 안동이라는 점을 깊이 생각해 보기 바라네.

국민을, 그리고 안동 사람을 쉽게 보지 말게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