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미안하고, 고맙다!” 2030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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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미안하고, 고맙다!” 2030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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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나온 2030 세대/그라운드C 유튜브 동영상 캡처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나온 2030 세대/그라운드C 유튜브 동영상 캡처

나의 아들딸 같은 이 땅의 2030에게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 그리고 고맙다는 말도 덧붙이고 싶네.

불과 한 달 전에만 하더라도 이 나라 운명이 돌이키기 어려운 난국이라는 생각을 했었네. 그래서 ‘참담하다’라는 생각과 함께 젊은이들에게 ‘미안하다’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지. 그런데 보름 전부터 거리에 뛰쳐나온 청년들이 ‘애국!’을 외치는 모습들을 보면서 ‘고맙다’라는 말조차 하기 어려울 만큼 놀랍고 또 목이 콱 메었다네.

지금 이 나라 정치판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모든 일들은 우리 세대가 남긴 맹독성(猛毒性) 찌꺼기 같은 것임을 인정하네. 이 나라의 민주화가 완성되어 온 길의 어두운 뒷골목에서, 또는 이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노리는 북한과 중국의 마수에 낚여, 그리고 그들과 모종의 관계를 맺어 온 이들이 큰 카르텔 세력을 이뤄 한 뼘씩 한 뼘씩 대한민국을 참절(僭竊)하거나 무너뜨려 온 걸세.

마침내 이 나라는 속수무책으로 해체 수술을 받게 될 중환자처럼 수술대 위에 누워 있었다네. 불과 한 달쯤 전에 말이지. 사실상 선거나 정치, 그리고 외교정책이 중국과 북한 손에 넘어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네. 자유 민주주의를 말하면 꼰대 소리를 들어야 했잖는가. 우리는 좌파 지도자들이 “높은 산봉우리... 셰셰”와 같은 말을 할 때 어떤 생각을 했겠는가? 분노할수록 부끄러워지고, 자책감이 앞서니 이런 모순이 또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참 바보 같은 대통령이지.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 이 코마 상태와 같은 대한민국에 찬물을 확 끼얹었으니 말이야. 온 나라가 화들짝 놀라 진흙탕에 빠진 듯 허우적대면서 보름 정도를 보냈지 않은가. 한쪽에서는 바보 같다며 대통령을 원망하고, 다른 쪽에서는 더 어설픈 광기(狂氣)로 말 같지도 않은 ‘내란 대통령!’을 외쳐대지 않았는가.

“이대로 나라가 무너진다면 우리 세대는 아들딸에게 나라 경제 일으키자고 그 개고생한 보람조차 말할 면목이 없겠구나”

이런 자책감에 여러 날 잠을 이루지 못한 친구와 선후배들이 많았다네. 어떻게 일구어 온 이 나라인데! 그대들도 보았지 않은가. 광화문에서, 유튜브에서, 그리고 소주잔을 앞에 놓고. 분노하고 한탄하는 60대와 70대 어른들을. 저 광기에 날뛰는 세력이 모두 한두 사람 건너 선배, 동료, 후배들이며, 동시대를 살아 온 이들이라는 사실이 우리로선 견디기 어려운 일이었다네.

어느 날, 마치 때를 기다리며 숨어서 지켜보기라도 했던 것처럼 그대들이 일제히 거리로 뛰쳐나왔지. 사실 처음엔 좀 미심쩍은 생각이 앞섰다네. “이 친구들에게도 애국심이나 이념적 변별력이 있었던가?” 이런 의구심이었지. 전교조 이후 세대들 아닌가. 또 지금 세상 분위기가 ‘탄핵 반대’를 외치면 아웃사이더나 내란 동조 세력으로 낙인찍힐 그런 무드가 아닌가. 그런데 그대들의 눈빛에서 희망을 보았다네. 한순간 가슴이 벅차오르기 시작했다네.

그대들은 역시 우리 아들딸들이 맞았구나. 악한 세상에 굴하거나 쫄리지 않고, 생각이 정해지면 몸이 움직이는구나. 피를 속일 순 없다는 말이 참으로 맞는 말이지? 이 나라를 물려줘도 걱정 없겠다는 안도감을 가졌네. 그래서 정말로 고맙고, 여전히 미안하구나.

우리는 그대들의 응원에 힘입어 우리 세대가 남긴 저 맹독성 찌꺼기를 깨끗이 청소하는 것까지 우리 몫으로 마저 할 것이네. 우리에겐 그런 책임이 있고, 아직은 그럴 용기와 힘이 있다네. 우리는 저 바보처럼 무모하고 우직한 대통령을 옹위하여 그 일을 할 것이네. 인정사정없이 할 것이네.

우리가 어제의 나라를 만들어 온 것처럼 내일부터 이 나라는 자네들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세상인 셈이지. 그대들의 세상이 더 밝게 빛나기를 바라면서 이 한 가지를 진심으로 부탁하네.

“부디 오늘의 기억을 잊지 말고, 오래 되새겨 주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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