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관광객들은 주로 자기 나라인 중국, 과거에는 둘도 없다는 동지인 북한, 그리고 러시아 3개국이 모여 있는 국경선 지대에서 멋진 사진을 찍는 등 담소를 나누면서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는 중국인 관광객 한 여성을 말을 인용하면서 2일 “북한 김정은이 ‘지옥의 동지(comrade from hell)가 되기 전까지는 중국의 동맹이었다”며 김정은의 최근 러시아와의 관계를 지적했다.
그 중국인 여성은 “나라에는 국경이 있지만, 사람들 사이에는 국경이 없다”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BBC는 그 여성처럼 지나치게 낙관적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의 싹트는 동맹에 대한 두려움은 최근 몇 주 동안 정점에 달했으며, 북한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수천 명의 북한군대를 배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것은 평양이 지난달 31일 유엔 안보리가 금지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을 발사하기 전이었다. 그날 발사한 ICBM은 지금까지 도발적으로 발사한 미사일 체공 시간이 가장 긴 비행이었다.
국제위기그룹의 분석가 크리스토퍼 그린(Christopher Green)은 “중국은 북한에 대해 합리적이고 높은 수준의 통제를 가진 관계를 추구한다”면서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는 그것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푸틴-김정은 동맹을 자신의 이익에 맞게 형성하지 못한다면, 서방의 분노와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은 중간에 갇힌 채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린의 전망이다.
평양과 모스크바는 북한 군인들이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있다는 보도를 부인하는데, 이는 상당한 긴장 고조로 여겨진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과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주장에 따라 이에 대한 증거를 보았다고 뒤늦게 확인했다.
첫 번째 보도는 10월 초 브릭스(BRICS) 정상회의(10월 22~24일, 러시아 카잔)에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푸틴을 만나기 직전에 나왔으며, 이는 서방에 도전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모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중국의 동맹국들이 통제 불능으로 치닫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3자 동맹의 수석 파트너인 베이징은 미국이 이끄는 것이 아닌 새로운 세계 질서(a new world order)의 안정적인 리더가 되려 하고 있다. 그러나 한 동맹국 러시아가 유럽에서 전쟁을 시작했고, 다른 동맹국인 러시아를 돕는 북한이 있는 한 새로운 세계 질서의 리더가 되기 어렵다.
크리스토퍼 그린은 “중국은 상황이 지금처럼 흐르는 방식에 불만이 있으며, 그러나 그들은 불만을 비교적 조용히 감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BBC 기자가 국경 도시에 갔을 때 베이징은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면서 관광객은 환영하지만, 언론인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면서 가는 곳곳에서 심문을 받느라 멈춰 섰고, 추적을 당하기도 하고, 찍은 영상은 삭제당하는 등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BBC가 전했다.
BBC 일행은 “호텔 측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기자의 여권을 보관하라고 요구했고, 경찰이 묵고 있는 호텔 객실을 방문했으며, 훈춘 항구로 가는 도로도 봉쇄했다.”고 전했다.
* 순망치한(Lips and teeth)
1,400km 길이의 중국 국경에는 북한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플랫폼이 있다. 북한과 한국의 국경은 거의 뚫을 수 없는 장벽으로, 지뢰가 잔뜩 깔리고 요새화된 비무장지대이다.
중국인 관광객들 가운데 누군가가 쌍안경을 건넨다. “북한을 들여다보니 몇몇 사람들이 낡은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지나가지만, 다른 생명의 흔적은 거의 없다. 가장 큰 건물 중 하나는 ’조선을 위해 잘 배우라‘(learn well for Chosun)는 문구가 적힌 학교로, 이는 북한의 다른 이름”이라고 BBC 기자는 설명했다.
중년 남성인 한 중국 관광객은 “북한은 항상 우리의 이웃이었다. 우리에게는 낯선 것이 아니다." 그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 중국이 번영하고 강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김정은 정권은 식량과 연료를 포함한 해외 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큰 후원자이자 중국 없이는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다. 1960년대 초반에 기근을 피해 얕은 두만강을 건너 도망친 사람들은 중국인들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당시 북한의 교육 시스템이 더 낫다고 믿었기 때문에 북한에서 학교에 가기도 했다.
북한의 경제는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붕괴됐다. 옛 소련은 북한의 주요 원조와 저렴한 석유의 공급원이었으나 붕괴 이후 북한은 심각한 식량 부족이 발생했고 결국 기근이 찾아왔다.
곧 북한 난민들은 굶주림, 빈곤,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총에 맞아 죽을 위험을 무릅쓰고 종종 얼어붙는 두만강을 헤치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현재 한국에는 3만 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있으며, 알려지지 않은 수가 여전히 중국 어디에선가 살고 있다.
크리스토퍼 그린은 “소련 붕괴 이후 북한은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는데, 중국은 북한의 유일한 후원자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러시아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북한은 그것을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초대 주석인 마오쩌둥은 베이징과 평양의 관계를 “입술과 이빨”의 친밀함에 비유했다. 즉 순망치한(脣亡齒寒 : 입술이 없으면 이빨이 시리다는 뜻-If the lips are gone, the teeth will be cold.)이다.
* 지옥의 동지(The comrade from hell)
수십 년 동안 북한을 연구해 온 사회학자 영국의 에이단 포스터-카터(Aidan Foster-Carter)에 따르면, “김정은의 입술이 ’다른 곳에 키스‘하는 모습에 베이징은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 모두에게 늘 지옥의 동지였다. 그들은 가능한 한 많은 돈을 가져간 다음,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한다”고 덧붙였다.
분석가들은 김정은이 작년에 푸틴을 시진핑보다 꾸준히 칭찬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은 2019년 이후로 시진핑을 만나지 않았지만, 지난 1년 동안 푸틴을 두 번 만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제재를 받은 두 지도자를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깝게 만들었다. 푸틴은 자신의 전쟁에 대한 더 많은 지원을 원하고, 김정은은 동맹과 관심으로 자신의 정권을 강화하고 싶어한다.
BBC는 “중국 국경에서 보면 양측의 관계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기차의 기적 소리가 관광객들의 수다를 끊고, 긴 화물 마차를 끄는 증기 기관차가 러시아에서 북한까지 철도 다리를 천천히 쿵쿵거리며 건넌다. 중국을 마주 보고 있는 한글 간판 앞에서 멈췄는데, 거기에는 “새로운 승리를 향해!”(Towards a new victory)라고 쓰여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국은 김정은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기 위해 모스크바에 100만 개가 넘는 포탄과 그라드 로켓(Grad rockets)을 판매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북한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두 나라가 ’공격을 받을 경우, 서로를 돕기 위한 안보 협정에 서명‘한 이후 협력을 강화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포스터-카터 씨는 “실제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행사인 중화인민공화국 수교 75주년을 맞아 시진핑에 대한 매우 엄격하고 공식적인 메시지만 남겼다”면서 “그런데 푸틴의 생일에 김정은은 그를 ’내 가장 가까운 동지‘(my closest comrade)라고 불렀다.
* 중국, 북한 행동을 보고만 있을까?
중국이 러시아-북한 동맹에 간섭할 조짐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알기 어렵다.
미국은 베이징의 불안을 알아차렸고, 이번에는 두 경쟁자가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지난주 미 국무부 관계자들은 러시아 내 북한군 문제를 중국 외교관들에게 제기했다.
베이징에도 선택권은 있다. 과거에 그들은 북한에 대한 석유와 석탄 공급을 차단했고, 평양의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를 준수했다.
이미 중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는 부품을 러시아에 판매한다는 미국의 비난에 맞서고 있다. 베이징과 모스크바의 무역도 번창하고 있으며, 서방의 관세에 대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진핑은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도전하기 위해 푸틴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러시아를 가까이에 두었다. 하지만 그는 유럽, 영국, 심지어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중국은 또 일본과 한국과 역사적인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김정은이 서울에 대해 점점 더 공격적으로 발언을 펼침에 따라 한국은 다시 한번 자체 핵무기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 북한군이 주둔한다면 베이징의 계획은 더욱 흐트러질 뿐이다.
이미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구체적인 대응책‘을 논의하고,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자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핵으로 무장한 한국이나 ’동아시아 판 NATO‘(East Asian Nato)는 중국이 더 큰 영향력을 원하는 지역에서 이상적이지 않다. 대담한 김정은 때문에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대한 군함이나 심지어 무기 형태의 미국의 더 강력한 지원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이러한 사태 발전을 달갑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크리스토퍼 그린은 ”중국은 오랫동안 동북아시아에서 3불 정책(三不政策, three nos)을 고수해 왔다. 그 중 하나가 북한의 ’비핵화‘(no nuclear North Korea)였다. 분명히 실패였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은 이제 러시아와의 동맹이 북한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는 ”그것은 시진핑에게는 전혀 이롭지 않은 방식이나,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이롭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푸틴이 김정은에게 군대를 제공하는 대가로 어떤 군사 기술을 판매할지에 대해 베이징 역시 서방과 마찬가지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포스터-카터는 ”위성은 확실하다. 하지만 푸틴은 나쁘다. 그러나 미친 게 아니다. 러시아는 중국이 북한이 엉뚱한 짓을 한다는 걸 아는 것처럼.. 김정은에게 핵무기 기술을 더 주는 건 누구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진핑이 과격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 중국에 필요한 것은 북한의 안정이기 때문이다. 그가 지원을 중단한다면, 국경에서 난민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김정은 역시 결정을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포스터-카터는 ”러시아가 포탄과 군대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실제로 북한을 이렇게 오랫동안 유지해 온 것은 중국이다. 종종 이를 악물고... 베이징이 언제 평양을 공격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치명적인 도박은 국내에도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외부 세계와 단절되어 생존을 위해 정권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2,500만 명의 북한 주민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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