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호중, 창피해 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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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김호중, 창피해 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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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올라온 '이재명 벤치마킹 한 김호중'/X (전 트위터)

“이재명과 김호중은 정말 경북 출신들 맞나? 어떤 잘못을 해 놓고 거짓말까지 보태 욕먹는 꼴은 진짜 못 봐주겠다. 경북 사람들 정말 쟤들 창피해서 살 수가 없다!”

며칠 전 경북 구미에서 만난 지인이 고통스러운 어조로 한 말이다. 좌중의 여러 사람들이 이 말에 크게 공감했다. 나 역시 경북 출신으로 서울에서 살다가 경북에서 산 지 7년이 되어 가는데 새삼스러운 생각까지 들어 이 글을 통해 몇 마디 덧붙여 보고 싶다.

경북 사람들이라고 다 공감할지, 타 지역 사람들이라면 ‘요즘 세상에 무슨 지역색 타령인가?’라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많은 경북 출신 사람들이 최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화제임에 분명하다.

이동훈 구미에코클러스터사업단 본부장<br>
이동훈 구미에코클러스터사업단 본부장

경북이라는 지역에 대한 호불호(好不好)가 너무 분명한 탓에 비판적인 의견이 많을 테지만, 감수하고 쓰는 글임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가족들의 10가지가 넘는 사법처리 문제와 가수 김호중의 음주운전. 이 둘은 너무나 뻔한 잘못을 저지르고도 끝까지 ‘오리발’을 보이는 공통점이 있다. 창피하니까 그냥 존칭도 직함도 생략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재명의 고향은 안동, 김호중의 고향은 울산이지만 고등학교는 대구에서, 대학은 김천에서 다녀 TK 출신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김호중은 24일 구속된 상태이다. 사건 조작 시도가 의심돼 증거인멸 우려로 인정된 것이다.

”경북 안동(安東)에서 제일 나쁜 X 이재명!”

이 말을 기억할 것이다. 이재명의 총선 유세 때 갑자기 튀어나온 한 아주머니께서 외친 말이다. 격앙된 경상도 말투라 너무 강렬한 탓인지 이 장면이 며칠 간이나 뉴스를 온통 도배한 적이 있다. 이때 연설하다가 놀란 이재명이 말문이 막힌 채 멀뚱거리던 표정이 기억날 것이다. 놀란 것은 이재명만이 아니었다. 나를 포함한 안동 사람들 모두가 모욕감과 카타르시스를 한순간에 느낀 대목이었다.

나는 이 여성이 콕 집어서 ‘안동’을 말한 이유를 알 것 같다. 나도 고향이 안동이기 때문이다. 그 여성의 고향이 안동이라면 그 이유는 자신의 고향과 이재명을 분리시키고 싶을 만큼 극도의 창피함, 그것 말고는 없다. 지난 총선 때 고향에 갔더니 어르신들이 하는 말 역시 같았다. 이재명은 하는 짓이 너무 하질(下質)이라 안동 사람이라 말할 가치도 없다. 더 압축해 안동식으로 표현하자면 ‘상놈’이란 말이다.

이재명은 상놈이 아니다. 근본으로 따지면 한국에서도 대표적 양반인 경주이씨니까. 그래도 그 아주머니 눈에, 아니 하는 짓으로 그는 상놈이 맞다. 참고로 김호중은 경주김씨다. 역시 근본은 양반이다.

내가 여기서 양반과 상놈을 따지려는 게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적어도 경북에서 상놈이란 표현은 신분의 문제가 아니라 행실의 문제임을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다. 그렇다. 그들은 지금 야당 대표, 유명 가수라는 높은 신분을 가진 이들이다. 문제는 행실이다. 그 아주머니께서 분노한 것도 거짓말로 일관하는 행실, 바로 그것이라 봐야 한다. 음주운전이든 법인카드 유용이든, 아니면 위증교사든, 그 어떤 잘못이라도 뻔한 상황에 거짓말까지 보태서 세상과 맞서 보겠다는 저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그 지점에서 폭발한 것이다.

경북 사람들 원래 그렇지 않다. 두 사람을 위해 한 가지 어줍잖은 변론의 말을 해 주고 싶다. 이재명은 안동에서 초등학교 때 경기도 성남으로 떠났고, 김호중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대구와 경북에서 자랐다. 그래서 그럴까? 아니다. 변명으로 성립되기 어렵다. 울산과 김천이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래도 이재명이 명절 때 다녀간다는 조상의 묘는 경북 봉화에 아직 있고, 김천에는 김호중 거리가 있다. 김천시가 지금 거리명 변경을 고민하고 있단다.

여전히 이 글이 지역색에 관한 편견이라 여길 분들을 위해 딱 한 마디만 덧붙이고 싶다. 경북이 전통의 고장, 선비의 고장이란 말은 썩 유쾌하지만은 않으나 이들에게 오래 지켜져 온 올곧은 정신만은 비판받을 어떤 이유도 없다.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덕목인지 모른다. 이재명과 김호중 같은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는 이 나라에서 말이다.

역설적으로 정리해 보겠다. 그들이 경북 출신이라 하여 더 욕을 먹을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둘이 너무 닮았다는 사실인데. 혹시 이재명이 등장했기 때문에 김호중도 놀라고 급한 김에 그의 뒤에 줄을 선 건 아닐까. 많은 정치 평론가들과 언론에서도 두 사람이 빼닮았다고 비판하지 않는가. 또 그래서 지금 경북 사람들이 두 사람을 싸잡아 창피하다고 하는 것 아닌가. 아마도 다른 지역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그랬더라도 욕을 했겠지만, 경북의 창피함은 훨씬 덜했을 것 아닌가.

김호중에게 지역 선배로서 한 마디 덧붙일게. 술이 덜 깬 황망함에 그랬다면 지금이라도 줄을 바꾸는 게 어떨까 싶네. 급할 때 줄을 서고 보니 화장실 줄이었다고 이해할 수도 있어. 사람들 마음이나 판사들의 마음에도 정상참작이란 게 있지 않나. 그런데 이재명이 화장실 간다고 따라갈 필요는 없잖아. 잘 보라고. 지금 이재명 앞에 놓은 게 화장실과 감옥 두 갈래야.

둘 다 좋진 않아. 결정적으로 너는 이재명과 많이 다르고, 또 당연히 달라야지. 이재명은 권력으로 법을 이겨보겠다는 거지. 그래봤자 당랑거철(螳螂拒轍)이잖아. 너는 권력이 없잖아. 대중들 마음이 네 자산인데 화장실을 따라가면 안 되지. 그리고 더 결정적으로 말이야. 의혹이 워낙 많은 이재명은 감옥 가면 정치생명 끝이지만, 너는 대중의 마음만 지키면 노래 실력으로도 충분히 재기할 수 있어.

최선을 다해 봐도 더럽거나, 그래봤자 참담하거나, 이 두 개 중에 더러운 길을 택하겠다는 거니? 더러워도 혹시 감옥 안 가는 뒷문이라도 있을까 봐? 그건 아니잖니. 판사가 바보니? 이럴 땐 돌아서 나와 내 길을 가는 거야. 이재명이 가는 길은 자신의 잘못을 세상의 시끄러움과 창피함으로 만드는 아주 잘못된 길이지. 솔직 담백하게 고백하고 나면 깨끗하게 처벌을 받게 되고, 사람들은 이 일을 오래 기억하기보다 너의 담백함과 인감성을 기억하려 애쓸지도 몰라. 적어도 경북 사람들은 말이지.

쉽진 않겠지. 그래서 나도 두 사람에게 뒤늦으나마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니들 정말 이제라도 그러지 마! 나도 창피해서 살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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