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꿈꾸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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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꿈꾸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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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100>황선하 "가자, 아름다운 나라로"

 
   
  ^^^▲ 원추리꽃아름다운 나라에는 아름다운 꽃이 핀다
ⓒ 우리꽃 자생화^^^
 
 

가자.
가자. 가자.

철수가
도화지에
크레용으로 그린
아름다운 나라로.
아름다운 나라로.

그 나라에는 왕이 없다네.
그 나라에는 차별이 없다네.
그 나라에는 거짓이 없다네.
그 나라에는 미움이 없다네.
그 나라에는 전쟁이 없다네.
그 나라에는
뒤척이며 잠 못 이루는
뒤숭숭한 밤이 없다네.

그 나라는
망아지와
새앙쥐의
가난한 꿈을
이슬로
빚는 곳.

그 나라는
새근새근 잠자는
아가의
해맑은 넋이
예쁜 새가 되어
지저귀는 곳.

그 나라는
오직
진실과
사랑과
믿음과
소망이
정오의 날빛처럼
충만한 곳.

"가자./가자. 가자.//철수가/도화지에/크레용으로 그린/아름다운 나라로./아름다운 나라로."

이 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가 없는 시입니다. 아니, 설명을 붙히는 것이 오히려 이 시가 꿈꾸는 그 '아름다운 나라'에 가는 장애물이 될 것만 같습니다. 이 시는 "사람들은 날 보고 신세 조졌다 한다"로 시작되는 박노해의 시 "고백"의 작곡가 고승하 선생이 노래로도 만들어 널리 불리워지고 있습니다.

철수가 크레용으로 그린 아름다운 나라. 그 아름다운 나라로 가고자 하는 시인의 꿈이 담긴 이 시에는 일화 한 가지가 숨겨져 있습니다. 여러 분! 여러 분은 혹시 "아름나라" 라는 어린이 예술단의 이름을 들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아직 들어보신 적이 없으시다구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군요.

그 "아름나라"란 이름이 바로 이 시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아름나라"는 "아름다운 나라"의 준말이니까요. 또한 이 시는 어린이 예술단 "아름나라"의 단가이기도 하지요. 이쯤 설명하면 "아름나라"의 단장이 누구인지 금방 짐작이 가시겠지요. 당연히 이 시를 노래로 만들어 널리 보급시킨 작곡가 고승하 선생입니다.

늘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미소를 띠고 있는 고승하 선생. 그리고 경남의 마지막 남은 선비라고 불렸던 시인 황선하 선생.

고승하 선생은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청소년기를 무척 어렵게 보냈습니다. 하지만 끝내 음악에의 꿈을 저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뼈를 깎는 노력 끝에 마침내 작곡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주로 시인들의 시와 아이들의 글에 곡을 붙혀 주옥 같은 노래를 수많이 만들었습니다.

시인 황선하 선생은 몇 해 전, 왕도 많고, 차별도 많고, 거짓도 많고, 미움도 많고, 전쟁도 많은 이 세상을 헌 짚신짝 던지듯이 훌쩍 내던지고 떠났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쯤 "망아지와/새앙쥐의/가난한 꿈을/이슬로/빚는 곳"에서 살고 있을 것입니다. "새근새근 잠자는/아가의/해맑은 넋이/예쁜 새가 되어/지저귀는 곳"에서 "진실과/사랑과/믿음과/소망이/정오의 날빛처럼/충만한 곳"에서 늘 웃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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