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워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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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워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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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 커도 대견스러운 둘째 솔강이

 
   
  ^^^▲ 김솔강 백일사진. 조금 늦게 찍었답니다. 10분도 안 걸려 끝났습니다.
ⓒ 김규환^^^
 
 

솔강이는 ‘하룻강아지’가 뭔지도 모르고 ‘하릅강아지’가 뭔지도 모릅니다. ‘두릅’도 모르고 ‘세릅’도 모릅니다. 둘째 솔강이는 단지 두 살 남자아이지요. 작년 2월 22일에 태어났으니 18개월 째로군요.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처럼 겁도 없습니다.

제 누나인 한 살 터울 해강이는 겁이 아주 많습니다. 오토바이 소리 들리면 엄마나 아빠, 고모 품에 달려와 안기기 일쑵니다. 하지만 이 녀석은 차나 오토바이가 와도 그 자리에서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그냥 지나쳐 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그냥 기다리는 것입니다. 아마도 첫째 아이 기를 때는 처음이어서 모든 게 한 아이에게 관심이 쏠린 탓도 작용했을 겁니다.

해강이는 또래 아이들 보다 작습니다. 엄마 젖을 먹은 건 석 달 정도로 비슷한데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솔강이는 해강이 보다 몸집은 더 크게 자랍니다. 키는 조금 작지만 몸무게는 거의 비슷합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솔강이는 올 3월부터 해강이와 같이 어린이 집에 다니는데 생각하는 것과 판단능력 등 여러 면에서 제 누나보다 더딥니다. 해강이라면 말을 벌써 ‘아빠’ 소리는 떼고 다음 단계로 가서 하고 싶은 말을 주절이주절이 늘어놓을 때가 지났습니다. 솔강이는 아빠라는 말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그래도 아비인 나로서는 얼마나 대견한지 모릅니다. 웬만해서는 울고 보채지를 않습니다. 어린이집을 13개월 때부터 다니는데 그 곳에서 최연소입니다. 지금은 2~3세 반에서 귀염둥이랍니다. 나이도 제일 어린것이 선생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듯 합니다. 퍽 다행입니다.

얼마 전에는 어린이집에서 동물원 구경을 갔는데 글쎄 제 몸집 만한 뱀을 목에 걸고 사진을 찍었더군요. 뱀이 무서운 줄이나 알겠습니까마는 어른들이 흉물로 보는 짐승 마저 제 친구로 여긴다니 예뻐 죽겠습니다.

 

 
   
  ^^^▲ 깔끔하게 몸을 씻고 아빠 메모장을 손대고 있습니다.
ⓒ 김규환^^^
 
 

아침엔 제 누나보다 일찍 일어납니다. 일어나자마자 주위를 한 번 빙 둘러보고는 출근 준비에 아침밥 준비하는 바쁜 엄마를 찾습니다. 소가 “음머” 하듯이 “엄마”라고 나지막이 부릅니다. 7시도 안된 시각에 이 아이는 일어납니다. 제 엄마 닮아서 그런가 봅니다.

그 때 아빠는 주로 컴퓨터 앞에서 글을 씁니다. 엄마가 있다는 걸 확인하고는 작은 거실로 나와 아침 운동을 합니다. 그 때 아직 잠에서 못 깬 딸 해강이는 우유를 달라고 조릅니다. 세 살 짜리가 말예요. 그러면 요즘은 그냥 줍니다. 아이가 찾으니 어쩔 수가 없더군요. 밥을 먹을 만큼 세끼 먹고 두 번은 간식을 먹고서도 우유를 찾으니 “안 돼. 이에서 벌레 나오는데.” 그럴 수가 없어 그냥 주는 것입니다. 먹는 것 가지고 스트레스 주지 말자는 생각입니다. 곧 두 아이 우유를 동시에 끊을 작정입니다.

아침 시간은 왜 그리 잘 가는 걸까요? 아침을 같이 먹습니다. 한 시간 여 남았다고 생각하면 촌각(寸刻)을 다툴 정도로 바쁩니다. 솔강이는 그런 바쁜 와중에 어김없이 ‘응가’를 합니다. 다시 씻어 주고 닦아줘서 기저귀 갈아주고 옷을 입힙니다. 그러고 나면 자리를 툭 털고 일어나서 아빠를 안아줍니다.

“솔강아, 아빠 안아줘야지”하면, “네”라고 하는지 “에”라고 하는지 모르게 얼른 와서 안깁니다. 우리 집에선 어른들인 엄마, 아빠가 안아주지 않습니다. 제들이 중심이 되어 필요한 사람에게 안기게 만듭니다. 안아 주는데도 “자, 이리와.”가 아니고 “아빠 안아주세요.” 또는 “엄마 안아 줘.” 합니다.

밖으로 나와 신발을 신기고 서둘러야 합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솔강이와 아빠, 곧 뒤따라오는 누나와 엄마가 같이 걷습니다. “하나 둘! 하나 둘!” 하면 조금 빨리 걷지만 그래도 세상에 신기한 것이 얼마나 많은지 아랑곳하지 않고 두리번두리번 주위 온갖 사물에 정을 줍니다.

“솔강아! 얼른 가자.” 해도 못 따라 오면 아이에게 안아달라고 하고서는 들춰 메고 갑니다. 그래도 잠시 관심사 돌릴 뿐이지요. 언덕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더러 넘어집니다. 저녁에 데리고 올 때도 거의 마찬가집니다. 간신히 걸음마를 했던 것이 두어 달 밖에 안되었으니 다리에 힘이 있을 까닭이 없습니다.

 

 
   
  ^^^▲ 어린이 집에 들어가는 솔강이와 엄마. 정면에 보이는 분이 어린이 집에서 제일 예쁘고 귀여운 솔강이 선생님이랍니다.
ⓒ 김규환^^^
 
 

여름이 되면서 반바지를 입히는 수가 많은데 어김없이 넘어져 다리가 찢기고 피멍든 자국이 여럿 있습니다. 그래도 잠깐 넘어져 있을 뿐 바로 일어납니다. 그 때마다 나를 길러 준 어른들은 “침 뱉고 하늘 한 번 쳐다봐라.” 하셨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 때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정말 이 아이를 일으켜 세워야 하나, 말아야 하느냐 재빨리 선택해합니다. 바쁜 것과 아이 다리 아플 것 생각하면 한시라도 서둘러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그런데 어디서 들어온 교육 방식인지는 몰라도 ‘넘어져도 절데 일으켜 세워서는 안 된다.’는 명제에 갇혀 손을 쓰지 않습니다. 언제고 일어나고 싶으면 일어나고 넘어져서도 독립심을 혼자 기르라는 이유겠지요.

아이 둘 키우면서 보고 느끼는 것 참 많습니다. 어찌해야 부모 노릇 잘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남들이 옳다고 하면 다 따라야 하는 건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놀아주는 게 최선인지 말입니다.

 

 
   
  ^^^▲ 해강이와 솔강이는 어린이집 바로 앞에 있는 범바위어린이 놀이터에서 1시간여 놀다 옵니다
ⓒ 김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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