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인대회장서 다른 당 후보의 후보수락연설을 듣는 정당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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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혁국민정당 창당발기인대회장 ⓒ vision2002.org^^^ | ||
그런데 기껏 당의 틀을 잡아 이제 막 그 정체성을 확인하는 자리여야 할 창당발기인 대회장이 다른 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천명하는 유세장 분위기였던 모양이다. 신판 홍위병 무리의 출현이 아니라면 참말로 요상스런 창당 행사도 다 있다는 생각이다.
더 이상한 건 그러나 따로 있다. 분명 요상스럽다고 여겨져야 할 그 소문을 들으면서도 그게 전혀 이상하거나 하게 여겨지질 않으니 그게 더 이상한 노릇이다. 이건 비단 내 경우만 그런 게 아니고 아마 그곳에 있는 상당수의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여기고 있었던 듯싶다. 요상하기 그지 없는 창당 행사를 지켜보면서도 '감동의 바다' 운운하며 여기저기 글을 퍼다 나르는 걸 보면 말이다.
뭐라뭐라 변들을 늘어놓고는 있지만, 사실 툭 까놓고 말하자면 그건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다고 보는 게 정확한 표현일 거다. 개국당이 '노무현 지키기 운동본부'에서 출발했다는 사실만 상기한다면 그건 당연한 수순이고 결과여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의 개국당 행사를 보면서 몇 가지 남는 의문은 있다.
도대체 무슨 정당이 '창당발기인대회장'서 곧장 다른 당 후보 지지를 천명하고 그 유세를 벌일 수 있다는 말인가? 대체 그런 정당을 뭣 때문에 만들어야 했던 것일까? 그럴 양이라면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있는 당에 들어가서 당당히 자신의 지지를 표명하면 되는 일 아니었을까?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질 않고 굳이 당외 당을 만든 다음 당외 당의 후보를 지지하는 요상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일까?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은 자연스럽게 모종의 '필요성'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해야 할 모종의 필요성이 없고서야 그 일을 할 이유란 없겠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런 정당이 필요했을까? 그리고 그것은 누구의 필요에 의한 것이었을까?
창당발기인 대회장서 곧장 타당 후보 지지를 천명한 당이고 보면 굳이 당의 정체성을 따질 필요도 없는 일이고 큰 관심을 둘만한 일도 아니다. 당 스스로가 당의 정체성을 포기했다고 봐야 하는 마당에 거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일 뿐이리라. 그러나 여기서 굳이 그 필요성에 약간의 관심을 표명하면서 몇 자 남기는 것은 그들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언필칭 '개혁'과 '국민'을 들먹이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국민정당이 필요했던 데는 크게 3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첫째는 민주당내로 들어가서 투쟁하는 경우 당내 헤게모니를 장악할 확률이 크지 않으리라는 판단 때문이고, 둘째는 민주당이 지니고 있는 기득권, 즉 민주당의 재정권에 대한 어드밴티지도 상당 부분 작용했으리라는 것이다. 셋째는 이른바 노풍 시절의 그 '국민 바람'을 어떻게든 다시한번 일으켜보고자 하는 의도일 수 있다.
첫째 경우는 민주당내에서 이미 당외당을 만들어 연합한다는 복안을 내놓고 있었던 터이기도 하므로 그 연장선에서 이해하여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두번째 노무현이 민주당을 탈당하여 노무현 중심의 신당을 새롭게 만든다고 하는 경우 거기에 소요되는 경비가 거의 천문학적인 액수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세번째 의도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당외당을 만들어 연합하고 새로운 국민경선으로 후보를 확정한다는 민주당의 외곽당 창당 발상 또한 여기에 근거해 있는 것이었고, 지금 노무현 측에서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정몽준과의 연합을 통한 국민경선도 결국은 여기에 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개국당 창당은 결국 국민을 우롱하는 이른바 '국민사기극'에 지나지 않는다. 비록 '개혁'과 '국민'을 들먹이고는 있지만 이들의 이런 행태는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이합집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구 정치권의 행태와 하나 다를 바가 없다. 이들의 행태 어디에서 '개혁'의 의지를 읽을 수 있고 '국민'의 뜻을 찾아볼 수 있단 말인가?
개국당의 요상스런 출범을 지켜보면서 문득 현 정권이 출범 초기에 내건 '제2건국준비위원회'인가 하는 '기생' 기구 하나가 생각난다. 그 기구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지는 알 바 없으나, 여기서 뜬금없이 그 기구를 떠올리는 것은 '개국'이라는 이름에서 '건국'이라는 이름이 연상된 탓이기도 하겠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개국당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행태를 보면 예의 저 기구가 보여주었던 행태와 많이 닮아 있어서이다.
그런 점에서 개혁당이 현재 보여주고 있는 행태의 결과는 제2건준위의 활동이 보여준 결과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혁은 말이나 이름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말로는 개혁을 외치면서는 행태는 여전한 구태를 버리지 못하는 한 개혁은 요원한 일일 뿐이다. 개혁에는 다른 무엇보다도 바람직한 행동이 선행되어야 하고 그 행동은 필연적으로 희생을 수반한다.
개국당 창당발기인대회를 지켜보면서 떠오르는 것은 그러나 그런 희생과는 거리가 먼 영악한 잇속 챙기일 뿐이다. 정정당당한 국민정당을 표방하고 나선 개국당 창당에 대해 부정적인 느낌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이고 이들이 국민과 개혁을 팔아먹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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