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위대한 자본주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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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위대한 자본주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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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74> 전무용 “황금 알 낳는 오리 보면”

 
   
  ^^^▲ 쥐오줌풀시인, 그대가 있으므로 희망이 있다
ⓒ 우리꽃 자생화^^^
 
 

황금 알 낳는 오리 보면
똥구멍에
머리 들이밀 사람들.

구역질 난다. 한없이. 왜? 건강에 좋다고 하면 똥까지도 달여 먹는 인간이라는 사실이. 차라리 길가에 억세게 피어난 한포기 풀이었더라면. 사람들에게 마구 짓밟혀, 허리가 부서지고 온 몸의 뼈가 바스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아니 그렇게 말라죽어 불어오는 바람에 검불로 훠이훠이 날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더럽다. 한없이. 왜? 물질 앞에서는 자존심도, 의리도, 부모와 자식까지도 헌신짝 내던지듯이 던져버리는 인간이라는 사실이. 차라리 허공을 포롱포롱 날아다니는 참새였더라면. 그렇게 포롱포롱 날아다니다가 사람들이 쏜 총알에 맞아 땅에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아니 그렇게 죽어 어느 뜨겁게 달구어진 불판 위에서 참새구이가 되어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 사람들 입 속으로 들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아, 돈에 미친 사람들이여. 무엇 때문에 사는가, 라고 물으면 대뜸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살지요, 라고 말하는 사람들. 어떤 것이 잘 먹고 잘 사는 거냐, 고 물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일단 돈을 모아야 한다고, 돈 앞에서는 정승도 황후장사도 필요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사랑도, 명예도, 권력도, 심지어는 믿음까지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 이 세상 모든 가치를 값으로 매기고 값으로 판단하는 사람들. 개눈에는 똥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래. 돈에 미친 자에게는 이 세상 모든 것이 돈으로 보일 수밖에. 아, 더럽고도 구역질 나는 위대한 자본주의여.

이 시는 물질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어 서로 으르렁거리고 할퀴고 죽이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추악함에 대해서 아프게 토로하고 있습니다. 단 세 줄의 짧은 싯귀로 물질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심뽀 한가운데를 아주 정확하게, 그리고 아주 깊숙히 찌르고 있습니다.

아, 시인이여. 그대가 있으므로 이 세상 곳곳에 켜켜이 끼어있는 어둠이 한겹 또 한겹 벗겨져 나가고 있구나. 그리하여 어둠이 벗겨져 나간 자리, 희망이라는 새로운 싹이 움트고 있구나. 시인. 그대가 있으므로 똥통 속에도 한줄기 햇살이 비칠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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