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달새 노랫소리 그리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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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새 노랫소리 그리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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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30> 김동환 “산 너머 남촌에는”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南)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제 나는 좋데나.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제 나는 좋데나.

산 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 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오는 가는 노래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 황새냉이남촌은 우리들 마음의 고향이다
ⓒ 우리꽃 자생화^^^
 
 

그렇습니다. 우리들이 매일 바라보는 저 산 너머 남촌에는 대체 누가 살고 있을까요. 또 산 너머 남촌이란 대체 어디를 가리키는 것일까요. 늘 따스한 생명들의 합창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은 그 곳, 늘 향기로운 꽃내음과 아지랑이가 아롱아롱 피어날 것만 같은 그 곳, 금방이라도 푸더덕 하고 종달새 한마리가 하늘 높이 솟아올라 날개를 파르르 떨며 지저귈 것만 같은 그 곳.

송아지를 부르는 어미소의 음메~ 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그 곳. 늘 함박눈 같은 하얀 꽃잎이 하늘하늘 쏟아져 내리고, 벌과 나비가 노오란 꽃술을 돌아다니며 윙윙거리는 그 곳, 파아란 풀이 돋아나는 논둑에 앉아 쑥과 달래, 냉이를 캐며 깔깔깔 웃는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그 곳. 바구니 가득 담긴 봄...

산 너머 남촌에는 아지랑이와 종달새와 마악 파란 수염을 쓰다듬는 보리밭과 여러 가지 꽃과 벌과 나비들이 살고 있습니다. 산 너머 남촌에는 바로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가 살고, 내 어릴 적 동무가 살고, 내가 뜯어주는 풀을 맛있게 먹는 어미소가 살고, 가위 바위 보 하며 놀던 내 어릴 적 추억이 살고 있습니다.

산 너머 남촌은 바로 우리들이 꿈에도 그리는 고향입니다. 그 고향에는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에 취하고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에 취하고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떼" 가 나폴거리고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가 우짖고 "배나무 있고/배나무 꽃 아래엔 누가" 서 있는 바로 그 곳입니다.

그 곳에는 "해마다 봄바람이 남(南)으로 오"고 "하늘 저 빛깔이 저리"도 곱고 "그리운 생각에 재에 오르"면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 는 곳입니다. 그래서 "끊었다 이어오는 가는 노래" 소리가 얼굴을 간지럽히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는 곳입니다. 또 온갖 추억과 그리움을 간직한 "남촌서 남풍 불제" 에는 너무나 좋아 얼쑤얼쑤 어깨춤이라도 추고 싶은 곳입니다.

이제 완연한 봄입니다. 길가에 선 은행나무에서도 파아란 싹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른 새벽에 들리는 참새소리와 까치소리에도 어느새 진초록 향기가 묻어나는 것만 같습니다. 졸졸졸 흐르는 시냇가에서는 은빛 물고기들이 몸매를 햇살처럼 번뜩이며 물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산 너머 남촌의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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