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란 무엇인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는 “turning point for better or worse"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보다 나아지거나 아니면 나빠지는 전환점’이라고 쓰여 있다. 위기는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회 환경의 계속성이 끊겨졌을 때 인간존재가 그것에 적응 하려할 때의 정신적 배려가 위기라고 정의하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정치 지도자들이 이런 위기를 학술적으로만 분석하며, 정작 이를 바로 잡을 구체적 대안 제시는 없이 사회를 향해 걱정만 하고 질타하는 현상이 사실은 ‘현실적 위기’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를 보는 인식은 우리 사회의 현실적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것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두고 심각하게 우려하고, 일부는 두려워하고 있는 상황을 위기로 보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거시경제 혹은 미시경제의 지표만을 두고, 그것도 본인이 불철주야 경제에 올인하고 있는데, 왜 사람들이 이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꾸 위기라고 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마치 푸념 같은 언사나 인식이 ‘위기의 한 가운데 있는 것’이다.
27일 오전 노 대통령은 중앙언론사 경제부장 2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가지면서 “급속히 진행되는 구조조정 속에 취약부분은 언제나 드러나기 마련이고 농업과 중소기업 부분은 구조적으로 계속적인 위기이며, 재래시장, 영세 자영업자 영역은 새로운 길을 찾을 때까지 위기에 처해있다. 이 때문에 그 부분이 위기인 것은 인정하지만 총체적 위기, 경제 자체의 위기라고 하는 것은 구분돼야 하며, 그런 관점에서라면 작년 4월이든, 6월이든 지금이든 우리 경제를 위기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위와 같은 인식 때문에 국민들은 더욱 부화가 나는 것이다. 위기인데 위기가 아니라고 항변하는 자체가 위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가? 구조적으로 농업과 중소기업이 위기가 계속된다면, 당연히 대통령을 비롯 해당 정부기관에서는 위기 속의 구조를 바꾸어낼 생각은 하지 않고 한탄만 하는 식의 발언만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중소기업은 많아도 국가 경제의 기반을 튼튼히 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대기업 중심의 한국 경제 구조 때문이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후 대만의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한번이라도 우리 실정에 맞게 고쳐 기반 강화를 하려고 노력이라도 해 보았는가? 또, 재래시장, 영세자영업자들 문제도 그렇다. 물론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때까지 위기인 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반드시 재래시장만, 영세자영업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시간의 흐름에도 경제가 나아지는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며 날마다 걱정을 태산같이 하는 서민들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잘 돼가고 있다“고만 하니 어쩌면 서글프기까지 하다.
국가는 어느 한부분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잘 못돼 있는 부분에 대해선 집중적으로 시정조치를 해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저 안타까운 현실을 걱정만하고 분석하고 언론인들 불러다 놓고 한탄만 늘어놓는 듯한 발언은 국민들이 보기엔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은 또 간담회에서 “(경제 위기 여부) 그것을 갖고 논쟁을 꾸준히 해 왔는데 이 시점에서 생각해야 할 것은 오히려 ‘진정한 의미에서 위기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대통령이 말하고 싶은 진정한 위기의 뜻이 무엇인지 알 것 같긴 하지만, 문제는 특히 서민 경제의 어려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응책을 마련해야 함에도 대기업이라는 호랑이 등에 타고 쏜살같은 변화에 대응한다며 세월을 보내는 통에 서민경제만 파탄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위기가 아닌가?
“세계화, 정보화 현상으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변화속도는 끊임없이 현실에 대한 부적응사태를 만들어 내게 돼 있다. 한 사회가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기에 적합한 구조와 문화를 갖고 작동하고 있느냐의 문제가 가장 핵심적인 것”이라고 대통령은 말했다 한다. 맞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대통령은 이런 변화 수용 구조와 문화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려는 치열한 노력을 하지 못했다. 정치적 문제에 천착돼 온통 국민들을 걱정하게만 했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다. 대통령은 독선적 아집과 위기 속의 경제 인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 서민경제를, 잘못된 중소기업 문제를,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계문제를 해결하고, 양극화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일에 매진해 주기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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