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사랑은 눈물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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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사랑은 눈물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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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연지는 간드러지듯 신음을 토해냈다.

“사랑해요, 여보!”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목소리였다. 훈이는 결혼생활 20년이 넘었어도 아내로부터 여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아이를 낳고난 이후부터 누구 아빠라는 말로 아내는 불러왔다.

“사람들도 모두 사랑을 우리처럼 할까? 당신과 같이 있으면 너무 좋아.”
“나도…….”
“마치 20대로 돌아간 것처럼 착각이 돼, 20대에서도 사랑을 이렇게 하지는 않았어. 마냥 보고 싶고 그리워지니 우리 치매 든 게 아닐까?”
“아니야. 아주 정상이야. 보고 싶고 그리워하는 것은 사람뿐만 아니고 모든 동물도 마찬가지겠지.”
“그럴까? 그렇지만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고 했는지 모르겠어. 괴롭고 슬픈 것이 사랑인데.”
“진짜 사랑은 눈물을 흘리는 것이야. 그래서 나훈아가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 하지 않았겠어.”
“말 되네.”

연지는 또 한 차례 신음소리를 내며 눈을 감았다. 훈이는 연지의 귓불을 빨며 목 언저리를 핥아 내려가자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든지 연지는 훈이의 목을 잡고 늘어졌다.

“사랑해요, 여보.”

그리고는 눈을 떴다. 연지의 눈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모두가 하얗기만 했다.

“왜 아무것도 보이지 않죠?”
“사랑하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이상하다. 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느냐고요.”
“사랑에 빠진 게지.”
“사랑에 빠지면 이런가요.”
“왜 눈에 뵈는 것이 없나? 하고 묻잖아.”
“그런가 봐요. 사랑에 취했나 봐요. 여보. 당신과 살고 싶어. 나 미치겠어.”

연지는 몸을 부르르 떨며 훈이의 아랫도리를 만졌다.

“들어가도 돼? "
“응, 아파트 열쇠는 당신이 갖고 있잖아.”

두 사람은 황소가 먼 길을 달려가듯 숨을 몰아쉬며 지칠 줄 몰랐다. 연지의 온 몸은 땀으로 목욕을 한듯했다.

“여보 정말 사랑해요. 당신 없이는 못 살아요.”

연지의 숨 가쁜 비명소리가 파도소리를 잠재웠다.

훈이도 멀리 달려온 황소의 숨소리를 연달아 내쉬며 연지의 배에서 내려왔다.

“배를 집어넣으세요. 운동도 하시구요.”
“알았어. 많이 했지?”
“수도 없이 했어요. 당신과 하루를 지내는 사이에 남편과 일 년을 함께 한 것 같아요.”

훈이는 곧 코를 골기 시작했다. 연지는 훈이가 잠자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간간히 훈이의 입술에 혀를 쑥 내밀어 침을 잔뜩 묻혀놓고 혼자서 웃고 있었다. 우리의 사랑이 얼마나 갈지 연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이 순간만은 너무 행복했다. 서울로 올라가지 말고 영원히 이렇게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훈이의 팔에 머리를 올려놓고 가슴속에 얼굴을 파묻었다.

파도는 잠들지 않고 이들의 장난을 비웃기라도 하듯 더욱 거세게 밀려왔다.

날이 새면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연지는 잠이 오질 않아 훈이의 젖꼭지를 만지작거렸다. 이젠 더 이상 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늪으로 빠져버린 연지는 집으로 돌아가면 당장이라도 이혼하고 싶다는 말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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