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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의 온 몸이 아프지 않는 데가 없었다. 전화를 많이 받아서인지 몰라도 목이 아프고 허리가 잘려나가듯이 아팠다. 거기다가 한 시간이나 훈이에게 시달렸다.
“이젠 그만 할래요. 이러고 나면 내일은 죽어요.”
연지의 체력이 텔레마케이트를 하고부터 떨어지고 있었다. 운동도 전혀 하지 못하고 하루 종일 앉아 있다가 퇴근해서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도 못하고 곯아 떨어졌다. 연지는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잠을 청했다. 섹스를 하고 조금 눈을 붙이면 피로가 약간 풀렸다. 훈이는 잠이 들고 있는 연지의 볼에 입을 갖다 대었다.
바깥이 어둑어둑 해서야 두 사람은 모텔을 빠져 나왔다. 저녁 생각도 없는지 연지는 운전석 옆자리에 눈을 감고 있었다. 여느 때 같으면 훈이는 수표 한 장이라도 넣어 줄 텐데 아무 기색이 없는 것으로 보아 오늘은 사정이 좋지 않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러나저러나 딸아이의 운동복이며 과외 수업료를 월요일에 가져 가야하는데 여유 돈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남편이란 작자는 월요일 아침이면 차비 달라며 손 벌릴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훈이 보고 달라고 하기는 너무나 창피스러웠다. 토요일이라서 차는 도로에 길게 늘어섰다. 좀 더 일찍 나왔으면 하고 후회했지만 서울까지 가려면 두세 시간은 더 걸릴 것만 같았다. 딸아이한테서 전화가 왔다.
“엄마, 어디야?”
딸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긴, 엄마 친구 가계지.”
“올 때 피자 사와.”
“알았어.”
“언제 올 건데?”
“가고 있어.”
그리고는 전화를 끊었다. 훈이에게 돈을 달라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훈이는 지갑 속에서 한 장 남은 수표를 건네주었다.
“피자 사가지고 들어가.”
연지는 얼른 돈을 받았다.
“잘 쓸게.”
연지의 표정이 약간 밝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차는 밤 열시가 넘어서야 서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연지는 핸드백을 챙겨들었다.
“여기쯤 오면 정말 내리기 싫어. 집에 들어가는 것이 지옥 같아.”
연지의 표정이 다시 굳어지기 시작했다. 차에서 내린 연지는 남편에게 무슨 말을 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지금까지 잘 먹혀들어간 것이 돈이다. 인상을 쓰고 앉아 있는 남편을 보자마자 신경질을 내며 돈타령을 하면 남편은 기가 죽어 말 한마디 하지도 않았다. 결국 돈 때문에 밤새도록 싸움을 해야 했다.
“돈만 잘 벌어와 봐, 미쳤다고 아르바이트 나가나.”
연지는 토요일도 한 푼 벌려고 아르바이트를 나가고 있다고 말하면 여간 늦어도 말하지 않았다. 연지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입이 불쑥 튀어나온 남편 앞에 오만 원을 던지며 말했다.
남편은 던져진 돈을 주워 지갑 속에 챙겼다. 그리고는 말했다.
"고생 많이 하오. 남편이 돈을 못 버니 어떻게.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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