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몸 따로 마음 따로 사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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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몸 따로 마음 따로 사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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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의 말을 듣고 있던 훈이는 성질을 버럭 냈다.

“당신은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아. 몸과 마음이 따로 놀고 있어.”

“아니에요. 언제나 아침에 일어나면 당신이 밥이라도 먹고 출근했나를 생각하고 퇴근 후에도 누구하고 만나고 있을까 걱정되어 전화하고 있는 것을 매일 느끼고 있잖아요. 마음도 몸도 모두 당신에게 있다는 것을 무엇으로 보여드릴까요? 당장 이혼이라도 해 드릴까요? 당장 이혼한다면 저를 받아주실 마음의 준비도 없잖아요. 큰마누라, 작은마누라 한 방에 같이 자자는 건가요? 아니면 아파트를 하나 얻어 주시던가? 나를 받아줄 아무런 준비 없이 남편한테 전화 오면 전화 온다고 그러고 아이들한테 전화와도 전화 온다고 말하면 나는 앉을 조그마한 방석도 없어요.”

연지는 더 이상 옷을 벗고 싶지 않았던지 벗어 놓은 옷가지를 주섬주섬 집어 들고 아랫도리부터 걸치기 시작했다. 훈이의 눈동자가 한바퀴 돌아갈 무렵에는 연지는 어느새 옷을 모두 걸쳤다.

“이대로 갈 거야?”
“섹스도 기분이 나야지 무슨 재미로 해.”

훈이도 별로 마음에 내키지 않았던지 코트를 걸치고 앞섰다. 연지는 한동안 앞서 나가던 훈이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저런 남자가 다 있어. 포옹한번 해주고 자기가 옷을 벗기면 누가 반항할까봐.’ 하고 중얼거렸다. 혼자 남아있기도 민망하여 멀찌감치 뒤를 따랐다. 엘리베이터가 있는데도 훈이는 계단을 내려갔다. 연지는 망설였다. 계단을 내려갈까 아니면 엘리베이터를 탈까하다가 주인을 의식했던지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아래층 카운터에 앉아있던 아주머니는 연지의 얼굴을 겸연쩍게 쳐다보았다. 여느 때 같으면 세 시간 이상이 되어도 내려오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30분도 되지 않아 내려오는 것을 보고 잘 가라는 인사도 하지 못해 입을 다물고 있다가 현관을 빠져 나갈 때에서야 겨우 ‘또 오세요. 모기보다 더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훈이는 단단히 화가 났든지 차에 오르자마자 시동을 걸었다. 여는 때 같으면 문을 열어주고 차에 오르면 문을 닫고 운전자리로 돌아갔었는데 얼굴 한번 돌리지 않았다. 오늘 이렇게 헤어지면 일주일 동안은 굶어야 한다. 일주일을 기다리기에는 훈이에게는 너무나 긴 시간이었다. 연지에게도 일주일이 긴 시간이었다면 훈이는 일주일이 한 달 정도나 되듯이 기다렸다. 오십을 넘긴 나이지만 다른 남자들보다 정력이 강한 편이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아랫도리가 빳빳이 서서 화장실에 가서 흔들다가도 토요일이면 연지를 만나 한번이라도 더 해야 한다는 생각에 참아야만 했었다. 이번 주일에도 아내가 잠자리를 같이 해 주었으면 하고 은근히 바랐지만 훈이는 연지를 위해 거절했다.

일주일 안에 아내와 성교를 하고 연지를 만날 때면 어딘가 모르게 표가 나타났다. 기운이 빠진다든가, 호르몬 량이 극히 적다든가, 두 번하던 것을 한번밖에 할 수 없다던가 했다. 그럴 때면 연지는 눈치 빠르게 자수하라고 강요했다. 그래서 훈이는 연지에게 큰소리치려고 참아왔다. 다시 일주일 후를 기약을 하고 싸우고 모텔을 나왔으니 일주일 후에 다시 만난다는 보장도 없어서인지 얼굴이 부울 대로 부어 있었다.

여는 때 같으면 차를 후진 할 때 조심스레 뒤를 보고 했지만 보지도 않고 뒤로 차를 몰아 엑셀러레이더를 밟기 시작했다. 훈이가 성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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