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은 11월 6일, 한국은 12월 19일 대통령을 뽑는다. 그런데 미국이나 한국이나 일반 시민들은 현재의 정치권을 그리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이를 반영이라도 한 듯 미국의 밴 버냉키(BEN S. BERNANKE)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워싱턴 정가에 훈수를 했다. 그는 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 프로야구팀인 워싱턴 내셔널스(Washington Nationals)로부터 ‘지도력’을 배우라고 점잖게 훈수했다.
그는 사람들이 최근 워싱턴 정가의 리더십 부재를 비난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자신은 워싱턴 연고팀인 내셔널 파크(national park)에 있는 더그아웃(dugout, 선수대기실)을 잘 들여다보면 지도력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워싱턴 내셔널스팀은 지난 2005년도에 연고지를 워싱턴으로 옮긴 팀으로 이달 초 처음으로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에서 우승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도 그럴 것이 워싱턴 연고팀이 동부 지구에서 우승을 한 것은 79년 만의 일로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대서특필을 할 정도였다.
워싱턴 내셔널스팀을 주목한 것은 이 팀이 워싱턴으로 연고지를 옮긴 뒤부터 팬이 된 밴 버냉키 의장은 2년째 팀을 맡고 있는 ‘데이비 존슨(Manager Davey Johnson, 69)’감독의 ‘지휘스타일’을 구체적으로 평가하면서 정치 지도자들은 이를 배워야 한다고 권고했다.
존슨 감독의 지휘스타일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첫째 통계를 기초한 분석으로 인재를 발견하고, 둘째 이러한 통계를 기초로 선발진용을 갖추는 것은 물론이고 셋째 투수와 타자의 배합을 꾀하는 매우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하기 때문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존슨 감독은 1986년 뉴욕 메츠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끄는 등의 화려한 경력을 가진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특히 트리니티 대학(Trinity University)에서 ‘수학’을 전공하면서 '머리와 가슴의 일치(head-and-heart consensus)'를 중요시하게 된 전공자로 컴퓨터를 통해 기록을 관리하고 확률야구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야구팬들에게 잘 알려진 감독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감독도 우승을 하긴 하지만......
버냉키 의장이 말하는 존슨 감독의 지도력의 단초들은 다음과 같다.
▲ 컴퓨터를 이용한 야구 데이터 분석으로 최상의 선수를 발견한다
▲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이 스스로 헤쳐 나가도록 한다
▲ 기회를 잡지 못하는 투수를 발굴한다
존슨 감독은 위 같은 원칙을 통해 선수 자신에게 잠재력(Potential)이 있다는 ‘신뢰’를 줌으로써 단기간의 ‘전략적 이익’의 희생을 할 각오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 다는 것이다.
▲ 사실에 기반을 둔 증거와 통계적 분석에 기초한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 눈에 보이는 것(데이터)과 보이지 않는 것(confidence and motivation, 신뢰와 동기부여)의 적절한 균형을 강조한다
특히 경기에서는 나타난 결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짙다. 따라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만을 외치는 관행에서 벗어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업에 있어서도 ‘보이지 않는 일, 즉 블랙 데이터(Black data)’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직원(선수)에게 반영해 줄 수 있는 지도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블랙 데이터란 어떤 일의 결과를 보기 위해서는 일의 과정에서 남의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일이 엉뚱하게 결말이 나는 것을 말한다. 팀을 이뤄 일을 하는 과정에서 눈에 보이는 일을 한 직원에게는 우대하고, 눈에 잘 안 보이는 일을 한 직원에게는 오히려 야단을 치는 식의 일이 비일비재하다.
버냉키 의장은 존슨 감독과 같은 지도력에 따라 “이는 항상 보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 보상이 이뤄진다”고 지적하고 “높은 성공률은 존슨 감독의 실력과 판단을 잘 보여준다”고 강조하면서 “쉽게 조화되지 않는 관리기법들을 최상으로 결합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 워싱턴 내셔널스의 접근 방식에서 한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국민을 위한다며 나에게 표를 달라고 동분서주하는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에게도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 말로만 하는 정치는 버리고 이제 꼭 컴퓨터는 아니라할지라도 과학적 근거에 의한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즉 빛과 그림자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시야를 가졌으면 하는 기대를 우리 정치 지도자들에게 걸어보는 것은 무리일까?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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