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정 증가와 육아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천에서 부모와 자녀가 실제로 노는 모습을 전문가가 관찰한 뒤 가정별 양육방법을 제시하는 맞춤형 지원사업이 시작된다. 인터넷이나 육아서를 통해 일반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부모와 자녀의 상호작용을 직접 살펴보고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인천여성가족재단은 이달부터 11월까지 아이사랑꿈터 이용 가정을 대상으로 ‘놀이·양육 코칭’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아이사랑꿈터 회원 가운데 24개월 이상 7세 이하 취학 전 자녀를 둔 가정이다. 검단구 2호점과 미추홀구 1·2·4·7호점, 부평구 산곡점, 서해구 1호점, 영종구 1호점 등 모두 8곳에서 진행한다.
사업은 아이사랑꿈터에 근무하는 유아교육 전문가인 ‘꿈터장’이 부모와 자녀의 놀이를 직접 관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신청 가정은 사전 질문지를 작성한 뒤 첫 번째 상담에서 검사도구 등을 활용해 자녀의 놀이 행동과 부모가 반응하는 방식, 부모와 자녀 사이의 상호작용 등을 살펴본다.
분석 결과는 두 번째 상담에서 부모에게 전달된다. 자녀의 발달 특성과 놀이방식을 설명하고, 부모가 실제 가정에서 적용할 수 있는 대화와 반응, 놀이 방법 등을 개별적으로 제시한다.
이번 사업이 주목되는 배경에는 변화하는 육아환경이 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한국 영유아 교육·보육 패널 연구 2025’에 따르면 조사 가정에서 어머니가 주양육자인 비율은 94.1%였다. 취업모 비율은 60%를 넘어 전년보다 약 10%포인트 증가했고,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와 부담도 전년보다 다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일과 육아를 함께 담당해야 하는 가정이 늘면서 단순 돌봄지원뿐 아니라 부모가 양육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지원하는 서비스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유아기 부모와 자녀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이유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영유아기에는 돌봄환경과 부모의 양육이 인지·언어·사회성 발달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가정 내 돌봄을 지원하는 육아정책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조사 분석에서는 과거보다 아버지의 직접적인 돌봄 참여 범위가 확대되는 변화도 확인됐다.
특히 부모가 자녀와 같은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만큼 어떤 방식으로 반응하고 상호작용하는지도 중요하다. 육아정책연구소의 기존 연구에서도 자녀와의 돌봄을 기본적인 생활돌봄과 대화·놀이 같은 상호작용적 돌봄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가구의 소득과 부모 교육수준 등 사회경제적 조건에 따라 돌봄 형태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정 여건에 관계없이 전문적인 양육지원에 접근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가 필요한 이유다.
인천의 이번 시범사업은 이런 점에서 ‘관찰-분석-코칭-가정 실천’의 네 단계로 구성했다. 부모가 스스로 설명한 고민만 듣는 것이 아니라 실제 놀이 상황에서 나타나는 행동을 토대로 코칭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자녀가 놀이를 주도하려 할 때 부모가 지나치게 개입하는지, 반대로 아이가 도움을 요청해도 반응이 부족한지 등을 관찰하고 자녀의 연령과 발달 특성에 맞는 상호작용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이런 관찰 결과는 부모의 양육태도를 일률적으로 평가하거나 아동의 발달상태를 의료적으로 진단하는 용도로 사용돼서는 안 되며, 일상적인 양육을 지원하는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 대상 지원이 아동 문제를 예방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아동학대로 신고됐으나 학대로 판단되지 않은 가정에 양육코칭과 가족기능 강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예방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역시 부모가 양육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심화되기 전에 지원하는 접근을 아동 보호정책의 한 축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업에서는 아이사랑꿈터 운영지원단이 8개 시범시설의 운영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컨설팅한다. 참여 가정의 의견과 프로그램 운영 결과를 분석해 향후 다른 아이사랑꿈터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표준적인 놀이·양육 코칭 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의 성과를 확인하려면 참여 가구 수나 만족도뿐 아니라 코칭 이후 부모의 양육 자신감과 상호작용 방식이 실제로 달라졌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참여 전후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와 자신감, 가정에서의 실천 정도를 측정하고 일정 기간 뒤 후속 상담을 진행한다면 일회성 조언에 그쳤는지 실제 행동 변화로 이어졌는지를 보다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상대적으로 양육정보와 전문상담에 접근하기 어려운 한부모·맞벌이·저소득 가정 등에게도 참여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아동종합실태조사 분석에서도 한부모·조손, 맞벌이, 저소득 가구 등에서 돌봄 여건과 관련된 취약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예방적 육아지원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신승배 인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영유아의 놀이와 부모·자녀 상호작용을 전문적으로 이해하고 각 가정의 특성에 맞는 실질적인 양육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취업모가 60%를 넘어섰는데도 어머니가 주양육자인 비율은 94.1%에 이르는 현실은 가정의 양육 부담을 단순히 개인의 책임으로만 두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천의 놀이·양육 코칭이 부모에게 ‘잘 키우라’는 정보를 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살펴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생활권 육아지원 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이번 시범사업의 핵심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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